컨슈머타임스=전은정 기자 | 증권사들이 고액자산가를 대상으로 한 아트테크를 강화하고 있다. 최근 MZ세대를 중심으로 아트테크 열풍이 불면서 이들을 고객으로 끌어오기 위한 증권사들의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증권사들이 예술품 관련 금융 시장에 공을 들이고 있는 것은 더 이상 전통적인 방식의 경영으로는 성장에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아트테크는 예술을 뜻하는 아트와 재테크의 합성어로, 예술품을 구입 및 소유한 뒤 그 저작권료와 매매차익을 얻을 수 있는 투자 방식이다. 대체불가토큰(NFT) 거래플랫폼 위탁을 통한 소유권분할 판매, 전문갤러리를 통한 전시회, PPL활동, 이미지 사용, 각종 협찬 등을 통해 부가적인 수익을 얻을 수 있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부동산과 달리 취득세, 재산세, 종부세가 없고 양도소득세만 발생해서 세금부담이 적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가 최근 발표한 '2023년 금융소비 트렌드와 금융기회 보고서'에 따르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금·미술품 등 현물자산에 투자해본 경험은 소비자가 투자자산을 다각화하는 데 긍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 또 금융회사의 투자정보 제공 및 자산관리 서비스 범위는 다양한 대체자산을 포괄하도록 확장될 전망이다.
미술품 대체 투자 시장은 꾸준히 성장세를 이어오고 있다. 씨티은행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 동안 미국 부동산, 헤지펀드와 같은 타 자산군이 각각 -14.5%, 2%의 수익률을 기록한 반면 현대 미술 작품은 6.7%의 수익률을 보였다. 고인플레이션 시기에 현대 미술 작품이 S&P 500 지수를 약 2.5배 앞서 나가며 타 자산군을 능가한 셈이다.
미술품 대체 투자시장의 성장과 MZ세대의 관심이 맞물리면서 증권사들은 아트테크 시장 점령에 나섰다. 연평균 자산 10억원 이상의 고액자산가들을 대상으로 자체 전시회를 열어 직접 작품을 판매하거나 음악회 등을 열고 있다.
미래에셋증권은 이달부터 1년간 매월 VIP고객 대상으로 아트테크 세미나 형식의 초대전을 진행한다. WM강남파이낸스센터에서 미술, 서예, 보석 등 다양한 예술분야의 유명작가 및 작품을 볼 수 있다.
지난 6일 누아주(Nouage)기법의 창시자로 유명한 신성희 작가 초대전을 시작으로 3월 20일 묵향과 삶의 궤를 같이하는 운재 이승우 서예가, 4월 17일 하이엔드 럭셔리급 보석플랫폼 팍스컨설팅 카탈리나 신의 작품들이 준비돼 있다.
신한투자증권은 VIP 고객을 대상으로 신한PWM압구정중앙센터에서 구자현 작가 개인전을 개최한다. 구자현 작가 개인전은 신한투자증권 신한PWM압구정중앙센터와 청담동 김리아갤러리가 동시에 선보이는 전시다.
신한투자증권은 구자현 작가의 대표작 6점을 전시하며, VIP 고객에게 최적화 된 맞춤형 자산관리 서비스를 준비했다. 뿐만 아니라 고객의 관심사에 맞춰 매월 새로운 작품을 꾸준히 선보일 예정이다.
유진투자증권은 프리미엄 문화교양 서비스로 VIP 고객층을 공략하고 있다. '문화 특화 종합자산센터'라는 모토로 강남지역 챔피언스라운지 금융센터를 열었다. 유진투자증권은 그간 거리두기 규제로 중단됐던 미술품 전시회, 아트펀드 강연, 인문 교양 세미나 등 다양한 문화행사를 마련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MZ세대의 미술품 구매율이 오르면서 아트테크 열풍이 거세졌다"며 "금융 서비스 외에 예술과 문화 서비스를 제공하는 증권사들이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