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MM, 최대 실적에도 새 주인 찾기 '난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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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MM, 최대 실적에도 새 주인 찾기 '난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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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MM 컨테이너선.

컨슈머타임스=장용준 기자 | 국내 유일 국적 선사인 HMM의 연내 매각설이 나오고 있다. 해운 운임이 지난해 상반기까지는 높게 유지되면서 2년 연속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지만 하반기 들어 해운 운임이 급락하면서 올해까지 실적이 떨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탓이다. 특히 해상운송 항로의 운임 수준을 나타내는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가 하락세를 보이면서 최대 지분 소유자인 산업은행과 한국해양진흥공사가 매각의 적기로 판단했다는 평이다.

문제는 유력 인수 후보로 꼽히던 포스코홀딩스와 현대글로비스 등의 굵직한 대기업이 인수전에서 빠지면서 새주인 찾기가 생각보다 험난할 수 있다는 점이다.

최근 HMM이 발표한 2022년 실적을 살펴보면, 매출은 전년보다 4조7927억원(35%) 증가한 18조5868억원, 영업이익도  2조5680억원(35%) 늘어난 9조9455억원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2021년에 이어 2년 연속 최대 실적을 달성한 것이다.

지난해 호실적에 대해 HMM 측은 "코로나와 미국 항만 적체 영향이 지난해 상반기까지 이어지면서 전 노선 운임이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며 "자체 선박 확보 및 초대형 선박 투입에 따른 운임 원가 및 체질 개선으로 효율이 증대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하반기에 이르러서는 해운 운임의 급락과 함께 실적도 둔화되는 롤러코스트를 맛봤다. HMM 지난해 4분기 실적은 매출 3조5279억원, 영업이익 1조2588억원으로 각각 전년 같은기간보다 20.6%, 53.4% 하락했다.

전세계 15개 노선의 운임을 종합한 상하이컨테이너운임 종합지수(SCFI)를 분석해 보면, 지난해 1월 평균 5067포인트에서 지난해 12월 평균 1129포인트까지 하락했다. 올 들어서는 1월에 1000포인트 아래로 급락하기도 했다.

HMM은 인플레이션, 금리 인상, 에너지 위기 등 글로벌 경기 침체에 따른 소비 심리 위축으로 당분간 수요 둔화가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에 중장기 투자계획에 따라 위기 대응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앞서 HMM은 지난해 7월 2026년까지 선박, 터미널, 물류시설 등 핵심자산에 15조원 이상을 투자하겠다는 중장기 계획을 내놓은 바 있다.

HMM이 사상 최대 실적에도 불구하고 해운 운임 급락의 영향권 아래 들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산업은행과 한국해양진흥공사는 하루라도 빨리 매각을 추진하려는 분위기다. 이에 이미 HMM 매각 추진 컨설팅 자문사 선정을 위한 제안요청서(RFP) 발송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이 과정에서 HMM의 유력 인수 후보로 손꼽히던 대기업들이 중도 포기를 선언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는 점이다. 가장 유력한 후보였던 포스코홀딩스가 국내외 경제상황 악화에 따른 수요산업의 전반적인 부진과 더불어 지난해 불어 닥친 태풍 힌남노의 직격탄을 맞아 수익성 악화를 겪으면서 인수를 고려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어 현대글로비스도 인수를 전혀 고려하지 않고 있다는 뜻을 내비치면서 인수전은 흥행에 실패할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지난해 작성된 한국해양진흥공사의 '새 정부 공공기관 혁신계획' 보고서에서는 정부가 구상한 HMM의 민영화는 오는 2025년 말에 마무리 수순을 밟는 것이었다. 단계적으로 보유지분을 축소해 오는 2024년 말까지 HMM 경영지원단을 우선 감축하고, 2025년 말로 예상되는 민영화 완료 시기에 맞춰 그 기능을 폐지하겠다는 게 보고서의 요지였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산업은행과 한국해양진흥공사가 시가총액만 11조원대인 HMM의 큰 덩치를 감당할 수 있을 만한 기업들이 손꼽히는 상황에서 매각을 조기에 마무리하려는 것은 일견 이해가 되는 면도 있다"면서도 "최근 이어지고 있는 경기 침체는 후보군의 인수 의향마저도 조심스럽게 만드는 악재라 새주인을 찾는 것은 좀 더 긴 호흡을 필요로 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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