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석] 손병두 한국거래소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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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석] 손병두 한국거래소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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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참여자와 상생협력 통해 자본시장의 '넥스트 노멀' 주도

컨슈머타임스=김지훈 기자 | 한국거래소가 금융시장을 둘러싼 환경 변화에 발 빠르게 대응하고, 짜임새 있는 액션 플랜을 속도감 있게 추진해 시장참여자와의 상생협력을 통해 자본시장의 '넥스트 노멀(Next Normal)'을 주도해 나가겠다는 목표를 설정했다.

손병두 한국거래소 이사장을 만나 자본시장의 더 높은 도약을 위한 거래소 핵심 전략에 대해 들어봤다.

Q. 코스피·코스닥 시장 모두 전년 대비 크게 하락했는데?

== 작년 자본시장을 돌이켜보면 참 어려운 한 해였습니다. 코로나19 위기는 끝날 줄 몰랐고, 러시아 우크라이나 전쟁을 비롯한 여러 가지 복합 변수가 우리를 힘들게 했습니다. 위기 극복을 위해서 여러 가지 처방이 나왔는데 그것들이 어떻게 보면 거꾸로 고물가, 고금리, 고환율 이렇게 삼중고로 되돌아온 측면이 있습니다.

Q.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괄목할 성과도 있을 것 같은데요?

사회적책임투자(SRI채권)시장과 상장지수펀드(ETF)시장에서 양호한 성장세를 확인했습니다. 요즘 대세라고 할 수 있는 ESG 콘셉트가 우리 시장에서 신고식을 잘한 것으로 생각이 됩니다. 시장 상황이 좋지 않았지만 SRI채권은 24% 이상 크게 올랐고 ETF 순자산 가치는 6% 정도 성장했습니다.

다행히도 올해 증시는 빨간색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코스피 지수나 코스닥 지수 모두 10%대로 급등해 주요 20개국(G20) 국가 중에서는 3위 정도의 상승률을 보이고 있습니다. 이런 랠리가 연말까지 좀 이어졌으면 하는 개인적인 바람이 있습니다. 거래소는 앞으로 좋아질 시간이 되면서 더 높은 도약을 위해서 그동안 묵묵히 이뤄내 온 것들도 많습니다. 높이 뛰기로 비유하자면 지난 한 해 동안 분주히 도움닫기를 해왔다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Q. 현재의 위기를 어떻게 이겨내야 할까요?

퍼머크라이시스라는 말이 있죠. 영원하다는 뜻의 퍼머넌트(permanent)와 위기를 뜻하는 크라이시스(crisis)의 합성어로 '영구적 위기'를 뜻합니다. 아마 위기가 일상이 되어버린 요즘 상황을 빗대서 쓴 표현이 아닌가 생각을 합니다. 그렇지만 이제 위기의 모습이 바뀌었기 때문에 우리의 대응도 같이 바뀌어야 한다고 생각을 합니다. 낡은 생각과 해법은 앞으로도 통하지 않으리라 생각하고요.

단기적인 응급처방이라든지 대증요법 이런 것보다는 좀 긴 호흡으로 위기의 본질을 제대로 터치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한국 자본시장 역시 퍼머크라이시스가 상변화 된 위기와 긴 싸움을 준비해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지난날을 꼼꼼히 돌아보고 앞으로 미래를 내일을 탄탄히 준비를 해야겠습니다. 위기 극복을 할 수 있는 체력도 필요하고 높이 도약할 힘도 가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Q. 거래소가 목표하는 시장의 모습인 4대 미션을 제시했는데?

카타르 월드컵 때 우리 선수단이 가지고 있던 태극기의 문구를 기억하시나요? 그 태극기에 "중요한 것은 꺾이지 않는 마음이다"라고 적혀 있었습니다. 젊은 분들 사이에서는 서로 용기를 북돋는 말로써 '중꺽마' 이렇게 줄여서 부르더라고요. 거래소도 올해 '중꺽마'의 자세로 더 높은 도약을 준비하고자 합니다.

주주권을 단단하게 쌓고 더 높게 도약하기 위해서 거래소가 목표로 하는 시장의 모습을 네 가지 미션으로 구현을 해봤습니다. 첫 번째는 프리미엄 시장, 둘째는 역동적인 시장, 셋째 신뢰받는 시장, 넷째 효율적인 시장입니다. 이 4대 미션을 중심으로 또 12대 역점 과제로 세분화했고요. 다시 세부 사업의 액션 플랜을 수립했습니다.

먼저 '프리미엄 시장 도약'을 위해 한국증시의 저평가 극복하고 글로벌 스탠다드에 맞는 거래환경을 조성할 것입니다. 깜깜이 배당 지급 관행과 외국인 투자자의 국내시장 접근성을 개선할 예정입니다. 현행은 선 배당기준일 이후 배당금액 확정이기 때문에 주주들이 배당금을 알지 못한 채 투자에 나선다면 이를 선 배당금액 확정 이후 배당기준일을 결정하도록 하겠습니다. 지속가능경영보고서 공시 가이드라인 역시 글로벌 동향에 맞게 구체화하고 거래소 자체의 ESG 경영체계를 구축해 ESG 경영생태계 확산에 앞장설 것입니다.

두 번째로 '역동적인 시장 발전'을 위해 자본시장의 패러다임을 선도하고 대체거래소(ATS) 경쟁에 대비해 매매제도 및 인프라 서비스의 경쟁력을 강화할 것입니다. 증권형 디지털자산이 상장을 통해 유통될 수 있도록 디지털 증권시장을 개설하고 자본시장을 둘러싼 경쟁에서 주도권을 확보 계획입니다. 개인투자자를 적극 포용하기 위해 유동성 공급도 확대할 것입니다. 이를 위해 유동성 조성자(LP)를 확대하고 파생상품 시장에 자체 야간시장 개장을 추진하는 등 투자자 맞춤형 체계를 도입할 것입니다.

세 번째로 '신뢰받는 시장' 성장을 위해선 공정한 시장 질서를 확립할 것입니다. 무차입공매도 혐의 적발 기간 단축, 사회적 이슈 적시 대응, 불공정거래자 시장참여 제한 프로세스 확립으로 불공정거래 철저히 근절할 계획입니다.  또한 공모주 상장일 주가의 가격제한 범위를 확대(공모가격의 60~400%)하고 기업회생 가능성과 투자자 보호간 균형감 있는 실질 심사 프로세스 마련에 힘쓸 것입니다. 24시간 청산 체계 준비 등 중앙 청산소(CCP)리스크 관리를 강화하고 초장기 국채선물, 주식선물·옵션 등 신규 파생상품을 보급에 신경쓸 것입니다.

끝으로 '효율적인 시장' 조성을 위해 스마트워크 혁신을 가속할 것입니다. 거래소는 앞서 K-페이퍼리스, K-웍스 등을 도입해 스마트 워크 시즌1을 마무리했는데 올해는 스마트 워크 시즌2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시즌2에서는 데이터는 쌓아두는 것이 아니라 활용하는 것이라는 인식을 기반으로 바텀업(Bottom Up) 방식의 업무혁신 추진할 예정입니다.

◆ 손병두 한국거래소 이사장은?

손병두 한국거래소 이사장은 1964년 서울 출생으로 엘리트 코스를 밟아온 인재다. 서울 인창고, 서울대 국제경제학과 학사, 서울대 행정대학원 석사를 거친 후 미국으로 건너가 브라운대학교 경제학 박사를 취득했다. 행정고시 33회(1989년)로 공직에 입문해 재정경제부 경제정책국 종합정책과 서기관, 국제부흥개발은행(IBRD) 선임 이코노미스트, 대통령비서실 경제정책수석비서관실 행정관, 기획재정부 G20 기획조정단장, 금융위원회 부위원장 등을 역임했다. 이처럼 손 이사장은 정통 관료 출신으로 최고의 자본시장 전문가로 평가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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