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기선 시대, 젊고 새로운 'HD현대'…글로벌 포트폴리오 확장
상태바
정기선 시대, 젊고 새로운 'HD현대'…글로벌 포트폴리오 확장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컨슈머타임스=장용준 기자 | 정기선 체제 구축과 함께 새 이름과 새 비전으로 재무장한 HD현대가 세계 최대 가전‧IT(정보기술) 박람회인 'CES 2023'에서 자율운항 선박부터 해양 데이터 플랫폼까지 다양한 미래 해양 비전을 공개한 데 이어 적극적인 TV 광고를 통해 '일하고 싶은 회사'를 표방하는 정기선 HD현대 사장의 경영철학 알리기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올 들어 HD현대그룹은 지난 2014년 초 이후 9년 만에 TV와 유튜브, 인터넷 등을 통해 전방위적인 광고에 나서고 있다. 'HD현대가 생각하는 미래'라는 광고에서는 HD현대의 새 사옥 글로벌 R&D센터를 세계 인재들이 모여 미래를 연구하는 곳으로 소개하면서 젊어진 그룹의 이미지를 강조하고 있다. 아울러 과거 중후장대산업의 대표주자인 현대중공업의 이미지에 방점을 뒀던 중후함과 달리 기린과 알파카라는 친숙한 동물을 이미지화했다.

HD현대 관계자는 "새 이름으로 새롭게 출발하는 HD현대의 모습을 알리기 위해 광고를 집행하게 됐다"면서 "앞으로 광고를 통해 새로운 CI를 알리고 기업 이미지를 제고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HD현대가 생각하는 미래 '대세편' [HD현대 유튜브 광고 캡처]

이같이 기존과 다른 젊고 새로운 회사의 이미지를 부각시키는 광고는 정기선 사장의 의중이 반영됐다는 게 업계의 평가다. 정 사장은 연초부터 의욕적으로 미국·아랍에미리트(UAE)·스위스 등 세계 각국을 돌며 글로벌 시장 진출을 가시화하고 있다.

정 사장은 지난 1월 16일(현지 시간) UAE에서 열린 글로벌비즈니스 포럼에 직접 참석해 현대중공업과 UAE의 방산 분야 협력을 위해 현지 방산업체와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날 정 사장은 UAE 콘래드 아부다비 애티하드 타워에서 열린 경제인 초청 만찬에도 참석하며 중동 지역 주요 인사들과 만나 시장 확대를 꾀했다.

UAE에 이어 정 사장이 찾은 곳은 스위스 다보스포럼이다. 윤석열 대통령 UAE 순방 경제사절단에 참여해 스위스에서 열리는 세계경제포럼(WEF) 연차총회(다보스포럼)에 동행했다. 이 포럼에서 HD현대와 디지털 전환 분야에서 협력하고 있는 글로벌 빅데이터 전문기업 팔란티어의 알렉스 카프 공동창업자와 만나 디지털 혁신을 확산해나가기 위한 방안을 논의했다는 점이 눈에 띈다.

이어 같은달 18일(현지 시각)에는 대한상공회의소가 주최한 한국의 밤(코리아 나이트) 행사에 참석해 한국을 대표하는 기업인으로서 '2030 부산세계박람회(엑스포)' 유치 홍보에 적극적으로 뛰어들었다.

앞서 지난달 5~8일(현지 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전자·정보기술(IT) 전시회 'CES 2023'에서도 글로벌 CEO로서의 존재감을 확연하게 드러냈다는 평가를 받았다.

지난해 12월 26일 경기 성남시 HD현대 글로벌R&D센터(GRC)에서 열린 HD현대 50주년 비전 선포식에서 경영진(왼쪽부터 가삼현 한국조선해양 부회장, 권오갑 HD현대 회장, 정기선 사장, 한영석 현대중공업 부회장)이 응원의 메시지를 담은 종이비행기를 날리고 있다.

정 사장이 CES에 참가한 것은 부사장 시절이던 2019년이 처음이었고, 코로나로 열리지 못한 2020년과 2021년을 제외하면 3년 연속이다. 선박으로 국한하지 않고 미래기술 중심 회사로 발돋움하려는 그의 의지를 잘 보여주는 예로 올해는 특히 무한한 잠재력을 지닌 바다에 대한 관점과 활용 방식의 근본 변화를 이뤄낼 '오션 트랜스포메이션'을 제시했다. 아울러 △오션 모빌리티 △오션 와이즈 △오션 라이프 △오션 에너지를 테마로 미래 해양 전략과 성장 동력도 선보였다. 아울러 모든 기업들이 미래 기술을 선보이는 장에서 HD현대라는 새 사명을 적극 알리는 효과도 누렸다.

이같은 정 사장의 행보는 창업주 故 정주영 회장을 필두로 전문경영인 권오갑 HD현대 대표이사 회장 등이 바통을 이어받으며 지난 50년간 현대중공업이라는 이름으로 쌓아온 세계 최고 수준의 조선·해양, 에너지, 산업기계 기술력을 그대로 이어받는 데 그치지 않을 것이라는 선언으로 보인다.

그는 HD현대라는 새로운 사명을 내놓고 자신의 색을 입혀 친환경 에너지를 생산하고, 안전하게 운송 및 활용하는 밸류체인을 구축하겠다는 비전으로 이어져 현대가 특유의 저돌성을 보여주고 있다. 이는 스마트십 '수소드림 2030 로드맵'을 통해 세계 최고의 친환경 선박·에너지 기업으로 재도약하겠다는 비전을 제시한 것에서도 잘 드러난다.

정 사장이 CES에서 "늘어나는 전 세계 에너지 수요를 해양 자원으로 충당할 수 있다"면서 "에너지 기술과 최첨단 해양 플랫폼을 활용해 바다를 '재생에너지 신개척지'로 만들 생각이며 그 잠재력은 24조달러가 넘는다"고 말한 것은 단순한 구호가 아니라 새로운 체제의 시작을 알리는 시그널로 보인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투데이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