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서 詩가 된 윤정희, '詩 인연' 이창동 감독 마지막길 배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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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서 詩가 된 윤정희, '詩 인연' 이창동 감독 마지막길 배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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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출고 2023년 01월 30일 17시 2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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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년 전 프랑스 칸 영화제서 나란히 레드카펫 밟았던 두 사람
고인이 다니던 성당에서 오늘 장례 미사 후 화장…인근 묘지에 안치
남편 피아니스트 백건우·딸 진희씨 등 유족 지켜보는 가운데 영면
영화배우 윤정희 별세
영화배우 고(故) 윤정희가 지난 2010년 4월 14일 영화 '시' 개봉을 앞두고 인터뷰를 하는 모습. 

한국 영화사에 한 획을 남긴 고(故) 윤정희(본명 손미자)가 반평생을 살았던 프랑스 파리 외곽 도시 뱅센에 30일(현지시간) 영원히 잠든다.

이날 1시간 정도 이어지는 장례식에는 16년만의 스크린 복귀작이자 생전 마지막 작품이 된 영화 '시'(詩)로 인연을 맺은 이창동 감독이 함께해 고인의 마지막 길을 배웅한다.

2010년 프랑스 칸 국제영화제에 초청받은 영화 '시'에서 고인이 분한 '미자'는 알츠하이머병을 앓으며 서서히 언어와 기억을 잃어간다. '미자'는 고인의 본명이기도 하다.

영화배우 윤정희 별세
지난 2010년 5월 26일 칸 국제영화제에서 각본상을 받은 영화 '시'의 이창동 감독과 배우 윤정희가 서울 신촌 현대백화점 유플렉스에서 기자간담회를 하는 모습. 

고인과 이창동 감독은 당시 칸 영화제에 나란히 참석해 레드카펫을 밟았다.

고인은 칸 영화제 기자회견에서 "이창동 감독과 서로 잘 모르는 사이였는데 시나리오를 받아보니 극 중 미자와 내가 너무 비슷했다"는 소회를 털어놓았다.

이창동 감독도 "여주인공을 생각하면서 자연스럽게 윤정희 선생을 떠올렸다"며 "왠지 시나리오의 주인공이 외면과 내면이 윤 선생과 닮았을 것 같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고인과 반평생을 붙어 다녔던 남편 피아니스트 백건우(77)는 2019년 국내 언론에 아내의 오랜 알츠하이머 투병 소식을 알릴 때 아내의 마지막 작품이 이창동 감독의 '시'라는 사실에 감사하다고 밝힌 적이 있다.

1960∼1970년대 한국 영화를 화려하게 수놓은 1세대 여배우였던 고인은 10여 년간 알츠하이머로 투병하다 열하루 전 파리 외곽의 한 병원에서 79세를 일기로 작고했다.

백건우와 딸 진희(46) 씨 등 유족은 이날 오전 고인이 생전 다니던 성당에서 장례 미사를 치른다.

고인의 유해는 화장된 후 뱅센의 묘지에 안치된다. 장례 미사가 열리는 성당, 고인이 잠들 묘지는 모두 그가 남편과 함께 40년 넘게 살아온 자택 근처에 있다.

2009년 미국 뉴욕을 방문한 백건우·윤정희 부부
피아니스트 백건우가 지난 2009년 미국 카네기홀 독주회를 앞두고 아내 윤정희와 뉴욕한국문화원에서 기자회견 후 사진을 찍고 있는 모습.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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