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렴한 유지비' 장점 뺏긴 LPG차, 살아남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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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렴한 유지비' 장점 뺏긴 LPG차, 살아남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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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M6 LPe.
QM6 LPe.

컨슈머타임스=이찬우 기자 | 저렴한 연료 값으로 인기를 끌던 LPG 자동차의 인기가 시들해지고 있다. 하이브리드차와 전기차의 성장세와 반대되는 흐름이다. 이에 좋은 성능의 엔진, 모터가 달린 친환경 차들이 등장하면서 LPG 특유의 장점이 묻히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카이즈유 데이터 연구소 '2022년 결산 자동차 등록 현황' 자료를 분석해 보면, 지난해 LPG를 연료로 사용하는 자동차는 8만5577대 등록돼 전년 대비 18.4% 감소했다. 반면 하이브리드 자동차는 21만1304대로 전년 대비 14.3% 증가했고, 전기차는 16만4482대로 전년 대비 63.8% 늘었다.

LPG 자동차의 전체 운행대수도 감소했다. 카이즈유 '2022년 운행 차량 현황' 자료를 보면 지난해 운행된 LPG 차량은 170만538대로 전년 174만7360대보다 2.7%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신차 등록 이후 폐차되거나 해외로 팔린 중고차량들이 그만큼 많다는 의미다. 운행 대수는 LPG 자동차, 경유차를 제외한 모든 차량이 증가했다.

기아 K8 하이브리드.
기아 K8 하이브리드.

그간 저렴한 연료로 사랑받던 LPG 자동차가 이처럼 시장에서 밀려나고 있는 것은 이를 대체할 만한 더 좋은 대안이 등장했기 때문이다. 더 나은 성능과 연비를 갖춘 하이브리드차와 전기차 시장이 가파르게 성장하며, LPG 자동차로부터 소비자들을 빼앗아가고 있다. 

LPG는 휘발유, 경유보다 저렴하다. 한국석유공사 오피넷에 따르면 1월 17일 기준 전국 평균 휘발유(가솔린) 값은 1570.8원, 경유(디젤) 값은 1650.58원이다. LPG 값은 1019.17원으로 500원 이상 차이난다.

하지만 그만큼 성능에 한계가 있다. 연료는 저렴하지만 주행거리가 길지는 않다. 현대차 쏘나타 LPG 모델의 공인연비는 리터당 10.2km로 가솔린 모델(12.7km), 하이브리드 모델(20.1km)대비 적다. 하지만 그만큼 자주 충전해야 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LPG 자동차가 20km 이상 주행하는 하이브리드차보다 유지비가 낮다고 보기도 어렵다. 

전기차 충전요금은 이보다 더 저렴하다. 환경부에 따르면 70kWh 배터리 기준 완전 충전 시 약 2만2708원이 든다. 동급 내연기관 차 대비 42~45% 수준이다.

LPG 자동차는 엔진 구조상 출력도 약하다. LPG 자동차를 1년간 주행한 한 소비자는 "도심 주행에는 문제가 없지만 사람을 많이 태우거나 오르막길을 오를 때 힘이 부족한 것이 느껴진다"고 말했다.

쏘나타 하이브리드 모델(왼쪽)과 LPG 모델 가격 비교.
쏘나타 하이브리드 모델(왼쪽)과 LPG 모델 가격 비교.

LPG 자동차 신차 가격이 크게 저렴한 것도 아니다. 가격 비교 사이트 '다나와 자동차'에 모델을 비교했을 때 현대차 쏘나타 2023년형 가솔린 2.0 하이브리드 모델은 3109만8510원, LPG 모델은 2854만9150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약 250만원 만 더 내면 성능이 더 좋고 유지비가 저렴한 하이브리드차를 살 수 있는 셈이다. 

이에 소비자들의 관심은 하이브리드 쪽으로 쏠리고 있다. 중고차 플랫폼 케이카의 '상반기 출시 예정 신차 선호도' 설문조사 결과에서도 하이브리드차를 선호한다는 응답이 43%로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LPG 자동차를 선호한다는 응답은 2.6%에 그쳤다. 

쌍용차 토레스 하이브리드 LPG 도넛탱크.
쌍용차 토레스 하이브리드 LPG 도넛탱크.

반전의 희망이 아예 없는 것은 아니다. 아직까지 현대기아차, 르노코리아 등이 LPG 모델을 출시하거나 판매하고 있고, 가솔린과 결합한 새로운 시도도 이뤄지고 있다.

최근 쌍용차는 '가솔린-LPG 하이브리드' 모델을 출시했다. 기존 하이브리드가 전기와 가솔린을 합치는 대신, 가솔린과 LPG 연료를 병용해서 사용하는 바이 퓨얼(Bi Fuel) 방식이 적용된 모델이다. 

쌍용차 관계자는 "토레스 하이브리드 LPG는 가솔린과 LPG의 연료탱크를 완충하면 최대 1000km 이상 주행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처럼 앞으로도 LPG 자동차가 살아남기 위해서는 새로운 시도와 개발이 지속적으로 뒤따라야 할 것으로 보인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LPG차는 고유가 시대 매력이 있는 모델이지만 동력 성능과 경제성 면에서 우수한 친환경차가 상위 호환으로 자리잡고 있어 시장 규모는 계속 줄어들 전망"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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