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슈머타임스=김지훈 기자 | 코로나19로 장기간 이어져 온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가 이달 말 사라질 예정이다. 이에 따라 은행권은 그동안 단축된 영업시간을 정상화하기로 결정했다. 반면 금융 노조는 노사 합의가 우선이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어, 당분간 영업시간 정상화를 둘러싼 힘겨루기가 이어질 전망이다.
은행들은 사회적 거리두기가 4단계로 강화된 지난 2021년 7월, 수도권 은행 영업시간을 '오전 9시∼오후 4시'에서 '오전 9시30분~오후 3시30분'으로 단축했다. 같은 해 10월에는 영업시간 단축을 전국 영업점으로 확대했다.
이는 코로나19 확산 방지와 직원들을 보호하기 위해 노사 합의로 결정된 사안이다.
하지만 코로나19 유행이 한풀 꺾이며 이제 사회적 거리두기가 해제되고 실외 마스크 착용 의무도 사라졌다. 하지만 은행들의 단축 영업으로 고객들의 불편은 여전하다. 이에 대한 은행권 안팎의 지적도 꾸준히 이어져 왔다.
이에 은행들은 금융 소비자 불편을 해소하기 위해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가 해제되는 이달 30일부터 영업시간을 오전 9시부터 오후 4시까지로 정상화하기로 결정했다.
금융산업사용자협의회는 "운영 시간을 코로나19 이전으로 돌리겠다"며 "노조와 합의가 안 되더라도 강행할 예정"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은행권의 '영업시간 정상화'가 순탄치는 않을 전망이다. 금융 노조에서 강경하게 반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금융산업 노사는 지난 18일에 이어 25일 코로나19 확산 이후 단축된 영업시간 정상화를 위해 교섭에 들어갔으나 입장 차이를 좁히지 못하고 있다.
금융노조는 "내점 고객이 거의 없는 오전 시간 영업개시는 현행대로 9시30분에 하되 영업 마감 시간은 현행 오후 3시30분에서 4시로 늦추는 방안을 사용자 측에 제안했으나 거절당했다"며 "그들은 은행 점포 폐쇄 문제에는 관심도 없던 금융정책감독 수장들의 말 몇 마디에 얼어붙어 '무조건적인 과거 회귀' 입장만 고수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처럼 노사가 대치하고 있지만, 금융권에서는 은행 영업시간이 곧 정상화할 것이란 예상이 우세하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아직 결과를 지켜봐야 하지만 내부적으로는 칸막이 등은 치우지 않은 상태에서 30일부터 고객을 맞이할 준비를 하고 있다"며 분위기를 전했다.
또 다른 은행 관계자는 "아무리 코로나19로 영업점을 방문하는 고객이 줄었다고 하더라도 방문하는 고객이 많을 뿐만 아니라 불편을 겪고 있다는 점은 부정할 수 없을 것"이라며 "금융당국의 입장은 물론 국민 정서를 보더라도 영업시간을 정상화하는 것이 맞다"고 말했다.
금융권 한 관계자도 "사측과 국민, 언론까지 반감이 크고, 은행 공통으로 시행되는 부분이라 한 은행에서 총대를 메고 강행할 것도 아니다"라면서 "노조가 버티고 있지만 이번엔 힘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