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태승 용퇴…'관치 논란' 속 우리금융 회장 경쟁 본격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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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태승 용퇴…'관치 논란' 속 우리금융 회장 경쟁 본격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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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슈머타임스 김지훈 기자 | 금융당국의 압박에도 꿋꿋했던 손태승 우리금융그룹 회장이 용퇴를 결정하면서 '관치 논란'은 물론 '우리금융 회장 쟁탈전'도 더 거세질 것으로 예상된다.

18일 손 회장은 이날 오후 2시 열리는 임원후보추천위원회(임추위)에 앞서 이사회에 연임 의사가 없다는 입장을 전달하고 용퇴를 결정했다. 그는 4년여 간의 임기를 마치고 오는 3월 자리에서 물러날 예정이다.

손 회장은 2018년 우리금융그룹 회장에 올라 2020년 연임에 성공하면서 그룹을 이끌어왔다. 본격적인 금리 인상 등 대내외 환경에 힘입어 사상 최대 실적을 견인 등 성과를 내면서 재연임 의지도 강했다. 하지만 금융당국의 노골적인 사퇴 압박이 이어졌고 꿋꿋하게 버티던 그는 끝내 3연임을 포기했다.

이에 따라 '관치금융' 목소리는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금융당국은 우리은행의 라임자산운용 사모펀드 환매 중단 사태와 관련해 손 회장에 대해 문책 경고를 확정하는 등 지속해 압박을 해왔으며, 외부 후보로 임종룡 전 금융위원장이 거론되고 있기 때문이다.

임 전 금융위원장은 금융위뿐 아니라 NH농협금융지주 회장도 역임한 만큼 유력한 후보로 손꼽히고 있다.

금융업계 한 관계자는 "임 전 금융위원장은 두루 경험을 쌓은 인물이기에 회장 후보로 충분히 거론될 만하지만 금융당국과 손 회장이 대립해온 만큼 이 상황에서 관료 출신이 회장 경쟁을 펼친다면 '관치금융' 논란은 더 거세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한편으로 신한금융지주와 농협금융지주처럼 연임 가능성이 높았던 수장들이 대거 교체된 사례와 최근 김성태 IBK기업은행장 취임 건을 예로 들며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손태승 회장이 연임을 포기하면서 우리금융 회장 자리를 놓고 후보들 간 경쟁이 본격화할 전망이다.

차기 회장으로 거론되는 유력 후보를 추려본다면 내부 임원으로 이원덕 우리은행장과 박화재 우리금융지주 사업지원총괄 사장, 외부 인사의 경우 임종룡 전 금융위원장과 조준희 전 IBK기업은행장 등이 언급되고 있다.

이원덕 현 우리은행 행장은 우리금융지주 완전 민영화에 큰 공을 세운 인물로 작년 3월 행장직에 오른 후 꾸준히 실적을 견인한 인물로 우리금융의 대표 플랫폼인 우리 WON뱅킹을 구축하는 등 디지털 사업에서도 적지 않은 성과를 냈다.

박화재 우리금융지주 사업지원총괄 사장은 그룹사 간 시너지 극대화는 물론 자산운용·연금·글로벌·CIB(기업투자은행) 등 핵심 사업 분야의 성과를 끌어올린 인물로 평가받는다.

조준희 전 IBK기업은행장은 공채 출신으로는 처음으로 은행장 자리에 올랐으며 IBK기업은행은 조 행장 취임 이후 개인고객 1000만명 달성이라는 쾌거를 이뤄내기도 했다. 영업 능력이 부각되는 인물로 일본통으로 통한다.

이외에도 권광석 전 우리은행장, 김양진·남기명·장안호 전 부행장, 박영빈 전 경남은행장, 정원재 전 우리카드 사장 등이 거론되고 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최근 금융업계 인사를 보면 변수가 많았는데 우리금융의 경우는 도통 어디로 튈지 가늠이 되지 않는다"면서 "롱리스트가 나오고 숏리스트 단계에 가서야 그나마 윤곽이 드러날 것 같다"고 말했다.

우리금융은 이날 오후 2시 임원추천위원회를 열고 1차 후보군(롱리스트)을 선정할 예정이다. 이후 이달 27일 두 번째 임추위를 개최해 숏리스트를 추린 뒤 내달 초 면접을 거쳐 최종 후보를 선출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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