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심형 고효율'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인기 '시들'해진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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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심형 고효율'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인기 '시들'해진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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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보자동차 XC90 리차지 PHEV
볼보자동차 XC90 리차지 PHEV

컨슈머타임스=이찬우 기자 | 도심에서 효율적인 자동차라는 평가를 받던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 모델의 인기가 시들해지고 있다.

높은 가격과 부족한 지원, 충전을 해야 하는 귀찮음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국산은 없고 수입모델만 출시돼 부담은 더해진다.

12일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의 2022년 수입승용차 등록 현황 분석결과 PHEV 모델이 전년 대비 33.4%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PHEV를 제외한 수입 하이브리드 자동차의 판매량과 점유율이 증가한 것과 대조되는 기록이다.

수입 하이브리드차는 7만4207대 판매돼 전체의 26.2%를 점유하고 있다. 2021년 대비 1.1% 증가했다. 반면 PHEV는 1만3114대로 2021년 1만9701대와 비교했을 때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PHEV는 하이브리드 자동차에 속하지만 '전기 충전기'를 꼽아 충전을 해야한다는 차이점이 있다.

하이브리드는 고속 주행하다 감속할 때 등 발생하는 에너지 소모를 저장해 전기모터를 구동시키는 방식이다. 충전된 전기는 모터를 통해 출발이나 저속 주행을 할 때 사용된다.

전기모터가 엔진을 도와주는 형태로 전기로만 주행할 수는 없고 따로 배터리를 충전할 필요는 없다.

PHEV는 전기만으로 주행이 가능하다. 일반 하이브리드보다 큰 용량의 배터리가 탑재됐다. 대신 충전이 필요하다.

전기모터로 평균 30~40km 주행할 수 있다. 이는 도심 출퇴근에 사용한다면 엄청난 연비 절감을 가져올 수 있다.

서울 내에서 출퇴근을 하면 보통 20~30km 정도 소모되기 때문에 전기로만 왕복이 가능하다. 실제 PHEV 차량 사용자는 "도심 주행을 전기모터로만 하기 때문에 마지막으로 기름을 넣은 것이 언제인지 기억도 안 난다"고 말할 정도다.

배터리를 다 사용하더라도 하이브리드 엔진의 특성 상 자동으로 충전되기 때문에 내연기관 대비 연비가 우수하다.

스포티지 PHEV.
스포티지 PHEV.

장점에도 불구하고 국내 PHEV 수요는 점점 감소하고 있다.

가장 큰 이유는 높은 가격이다. 내연기관은 물론 일반 하이브리드차 비해 가격이 비싸다. 큰 배터리 용량 때문이다.

법적으로 친환경 자동차로 인정받지 못하기 때문에 지원금도 나오지 않는다. 전기차와 수소차는 정부에서 보조금이 나와 비교적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지만 하이브리드 지원금은 2020년 이후 중단됐다.

이에 현대차·기아 등 국산 브랜드도 PHEV 국내 판매를 중단했다. 정부에서 지원을 끊으면서 PHEV에 대한 관심이 떨어져 국내에서 수요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반면 해외시장은 잘나가고 있다. 현대차·기아의 PHEV는 유럽 등에서 좋은 평가를 받으며 연평균 107% 성장률을 기록하고 있다.

국산 모델보다 비싼 수입차만 판매되다 보니 가격부담은 더 심해진다. 수입차 특성 상 유지비도 높기 때문에 '연비 절감'이라는 메리트만으로 구매하기 어렵다.

PHEV는 '플러그인'이라는 이름에서 보이듯 전기차처럼 충전을 해야 한다. 순수 전기주행을 자주 활용하려면 충전을 매일 해야 한다.

전기차 대비 배터리 용량이 작아 충전시간이 길지는 않지만 번거로움이 발생한다. 뿐만 아니라 전기차를 타는 소비자들과 충돌도 발생한다.

전기차주 입장에서 짧은 시간에 충전이 완료되는 PHEV 차량이 장시간 주차돼있는 것이 불편하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다툼이 발생하기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공학과 교수는 "PHEV 자동차 부진의 가장 큰 원인은 높은 가격 대비 인센티브가 적기 때문"이라며 "환경친화적 자동차에 대한 정부 지원이 소홀해 소비자들의 인식도 부족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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