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거워진 STX중공업 인수전, HD현대 vs 한화 '빅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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뜨거워진 STX중공업 인수전, HD현대 vs 한화 '빅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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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슈머타임스=장용준 기자 | 한화그룹이 STX중공업 인수를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대우조선해양을 인수한 이후 선박제조기술을 가진 STX중공업까지 인수해 시너지 효과와 더불어 시장에 안착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앞서 예비입찰에 참여한 사실이 알려진 한국조선해양 역시 최근 모기업인 현대중공업그룹이 20년 만에 그룹명을 'HD현대'로 바꾸면서 새로운 50주년의 비전을 밝힌 만큼 STX중공업 인수에 총력전을 벌일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서는 대우조선해양 인수를 두고 미묘하게 엇갈렸던 한화와 HD현대의 그룹 간 맞대결 승자가 어느 곳이 될지 주목하고 있다.

한화가 이달 중순 진행된 STX중공업 인수를 위한 예비입찰에 참여한 뒤 실사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투자은행(IB)업계에서는 이번 인수 대상이 국내 사모펀드(PEF) 파인트리파트너스가 보유한 회사 지분 47.81%이며, 지분 인수 금액은 1000억원대 초반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STX중공업의 시가총액은 27일 오전 10시 30분 현재 2157억원으로 M&A에 대한 기대로 이날만 시가가 8%가량 올랐다.

앞서 이번 예비입찰에 참여한 것으로 알려진 대표적 기업은 한국조선해양으로 현대중공업 엔진기계사업부와 시너지를 기대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외에도 4~5곳의 기업들이 더 참여한 것으로 보이지만 한화의 인수전 참여가 확정된다면 한국조선해양과 한화의 맞대결로 압축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증권가의 한 관계자는 "한화그룹과 한국조선해양이 STX중공업 인수전에 나서는 것은 결국 대우조선해양과 한국조선해양이 보유하고 있는 엔진사업부와 STX중공업의 엔진 기술이 결합한 시너지를 기대하는 것"이라며 "아울러 대우조선해양 인수를 두고 서로 엇갈린 운명이 된 한화그룹과 HD현대그룹의 맞대결로 압축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STX중공업은 선박용 디젤엔진과 이중연료(DF) 엔진 등을 제조하는 회사로 선박용 저속엔진 부문에서 현대중공업 엔진사업부와 HSD엔진과 함께 글로벌 3대 사업자로 손꼽힌다. 주요 고객사로 대우조선해양, 케이조선 등이 있다.

STX중공업은 지난 2018년부터 적자에 허덕였다. 하지만 같은해 파인트리파트너스가 지분 66.81%를 987억원에 인수한 이후 블록딜과 장내 매각 등을 통해 지분율을 현재 수준(47.81%)으로 낮췄고, 올 들어 조선업황이 회복되면서 재무구조가 개선돼 2, 3분기 연속 흑자를 기록하면서 인수합병(M&A)의 구색을 갖출 수 있게 됐다. 아울러 IMO(국제해사기구)의 환경 규제로 친환경 선박 전환 시점이 다가오면서 엔진의 역할이 커져가고 있다.

이같은 상황이 두 기업을 STX중공업 인수에 나서게 한 결정적인 원인으로 풀이된다.

한화는 지난 16일 대우조선해양에 신규 자금 2조원을 투입해 경영권을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한 상황이며 이를 통해 49.3%의 지분을 확보하게 된다. 선박 제조로는 국내 빅3에 들어가는 대우조선해양과 함께 STX중공업의 엔진 기술까지 갖추면 조선업의 수직계열화를 이룰 수 있어 더욱 적극적으로 인수전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한국조선해양은 이번 인수에 성공해 글로벌 엔진 점유율을 높이겠다는 계획이다. 현대중공업 엔진사업부와 HSD엔진, STX중공업 등 국내 대표 엔진 제조사 3곳을 합치면 전세계 선박용 엔진 점유율의 50% 이상을 차지할 수 있다는 기대도 담겼다.

아울러 눈앞에서 놓쳤던 대우조선해양 인수전의 선례를 반복하지 않으려는 의지도 강할 것으로 보인다.

최근 현대중공업그룹이 창립 50주년을 맞아 새로운 비전을 선포하고 그룹명도 'HD현대'로 새롭게 명명하는 등 정기선 대표 체제가 본격화하고 있다는 점도 무시할 수 없는 요인이다.

IB업계 관계자는 "한국조선해양의 입장에서는 기존 대우조선해양 인수를 위해 마련했던 1조5000억원의 현금이 STX중공업 인수에 큰 힘이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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