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조선·삼성중공업, '앓던 이' 빼고 새 리더십 구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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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조선·삼성중공업, '앓던 이' 빼고 새 리더십 구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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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중공업이 건조한 드릴십(위)과 대주조선해양이 건조한 드릴십.

[컨슈머타임스 장용준 기자] 올 연말에는 조선업계 빅 3중 대우조선해양과 삼성중공업이 나란히 드릴십 악성재고를 털고 각각 새주인과 새 CEO를 맞아들이면서 흑자전환의 희망을 키우고 있다.

대우조선해양은 한화그룹으로 인수되면서 미래먹거리를 늘릴 수 있는 여력이 생겼고, 삼성중공업은 최성안 부회장의 CEO 부임으로 도약을 꿈꿀 수 있게 됐다는 평가다. 아울러 양사는 최근 고유가 추세에 따라 심해유전 개발의 경제성이 개선되면서 악성 재고로 남아있던 드릴십 처리도 가능해졌다.

드릴십은 2008년 이후 한척당 가격이 일반 선박에 비해 월등히 높아 국내 조선사들의 주요 수입원으로 떠오르기도 했다. 하지만 저유가 추세가 이어진 2014년 이후 전 세계적으로 신규 발주가 이뤄지지 않았다. 이에 적극적으로 수주에 나섰던 대우조선해양과 삼성중공업이 잇단 계약 파기로 '악성 재고'를 안게 됐다.

삼성중공업은 지난해까지 5척의 드릴십을 보유하면서 악성 재고 처리에 고심했다. 하지만 올들어 이달초 이탈리아 국영 에너지그룹 계열의 시추사 사이펨에 드릴십 1척을 2억3000만달러에 매각하면서 장부상으로는 드릴십 재고를 해소했다.

앞서 연초에 큐리어스파트너스 등과 사모펀드를 구성해 드릴십 4척을 1조400억원에 넘긴 바 있기 때문이다. 다만 일각에서는 삼성중공업이 해당 사모펀드의 지분 84%를 보유하고 있다는 점에서 완전한 재고 해소로 보기에는 무리가 따른다는 분석도 나온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삼성중공업의 드릴십은 연말에 팔린 1척을 제외한 4척은 이 가운데 일부만 유럽선사와 매각 협상이 이뤄지고 있고 규모가 큰 계약이다 보니 완전한 매각까지는 지켜봐야 한다"고 진단했다.

대우조선해양도 지난해 10월까지 5척의 드릴십 재고에 고심했으나 그해 11월 튀르키에의 시추사 터키페트롤리엄 코발트 익스플로어에 드릴십 1척을 매각하면서 숨통이 틔었다. 올들어서도 지난달 리퀼라 벤처스 컨소시엄에 드릴십 1척을 2억달러에 매각하는 데 성공했다. 나머지 3기 중 2기는 인도할 선사가 정해졌고 대금도 70% 납입돼 예정 인도 시기인 내년이면 재고는 1기로 감소할 전망이다.

두 조선사는 내년 흑자전환이 가장 시급한 경영 목표다. 이에 드릴십 매각은 유동성 확보와 재무구조 개선에 큰 보탬이 될 수 있어 재고 리스크 해소에 주력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아울러 두 조선사 모두 연말에 새로운 경영진을 구축하게 됐다는 공통점이 있다.

삼성중공업은 이달 7일 삼성엔지니어링의 호실적을 이끌었던 최성안 사장이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뉴삼성' 체제 속 첫 부회장으로 승진하면서 삼성중공업 대표가 됐다. 기존 정진택 사장과 공동대표 체제로 흑자전환의 임무를 수행하게 됐다.

업계에서는 그간 우수한 실적을 냈던 최 부회장이 이재용 회장의 신임을 받고 삼성중공업에 부임한 만큼 신사업 발굴과 재무구조 개선을 동시에 실행할 수 있는 전기를 마련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대우조선해양도 지난 16일 한화그룹과 최대주주 KDB산업은행 간 인수 본계약이 체결되면서 새주인을 맞이했다. 한화그룹이 주력인 방산 분야의 새로운 성장동력을 확보하려는 의지가 큰 만틈 통합 방산 생산능력과 글로벌 수출 네트워크를 확대할 기회를 마련했다는 평이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한화가 대우조선해양에 자사 출신 경영진을 배치하고 사업에 나서게 되는 시기가 언제인지 주목하고 있다"며 "예상처럼 정인섭 사장 체제가 구축될지 제3의 전문경영인 체제로 시작할 지가 변수이긴 하지만 어느 쪽을 선택하더라도 친환경을 강화하고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수주와 드릴십 재고 처분 등 재무구조 개선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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