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重그룹, 계동 떠나 '판교 GRC 시대' 개막…미래사업 역량 집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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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重그룹, 계동 떠나 '판교 GRC 시대' 개막…미래사업 역량 집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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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교 GRC 시대를 연 권오갑 현대중공업그룹 회장(왼쪽 위)과 신사업 추진에 나선 정기선 HD현대 대표(오른쪽 아래).

[컨슈머타임스 장용준 기자] 현대중공업그룹이 계동 사옥을 떠나 판교에 새로 짓는 글로벌 연구개발 센터(GRC) 입주를 시작했다. 한국조선해양을 시작으로 전 계열사 입주가 마무리되면 본격적인 '판교 GRC 시대'가 개막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판교 GRC는 그룹 전 계열사의 미래 미래사업 역량을 집중시키는 메카가 될 것으로 보인다.

HD현대, 한국조선해양 등 현대중공업그룹 17개 계열사들이 이달 중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정자동에 새롭게 지어진 '글로벌 연구개발 센터(GRC)'에 본격적으로 입주할 계획이다.

GRC는 연면적 5만3000평, 지상 20층, 지하 5층 규모로 연구개발(R&D)과 엔지니어링 인력 등 5000여명의 직원이 근무할 곳이다. 국내 최고의 에너지효율화시스템을 적용해 에너지 소비를 최소화하고, 건물 생애주기 관리도 가능하다. 직원들이 창의력을 발휘할 수 있는 스마트워크 시스템 등을 적극적으로 도입할 예정이다.

이로써 정보통신(IT)산업의 중심으로 불렸던 '판교'는 조선, 철강 등 '중후장대'산업까지 품게 됐다. 현대중공업그룹은 이곳에서 무겁고 딱딱한 제조업의 이미지를 벗고 신사업 연구·개발(R&D)을 통한 미래지향적인 신사업을 추진하겠다는 웅지를 펼칠 것으로 보인다.

HD현대가 출원한 상표.
HD현대가 출원한 상표.

일각에서는 현대중공업그룹이 판교 입주를 마무리하면 주요 중간 지주사와 조선소의 사명 변경에 나설 것이라는 예상도 나온다. 이미 지주사인 HD현대가 로고와 CI 변경을 추진하고 있는 상황에서 새로운 사명까지 더해 기존의 조선업·중공업 이미지를 벗고 새로운 성장 동력을 확보한 혁신기업으로 이미지를 탈바꿈하겠다는 의지로 내비친다.

이는 조선부문 중간지주사인 한국조선해양과 산하 조선소 현대중공업, 현대삼호중공업, 현대미포조선이 지난달 말 사내 임직원을 대상으로 새로운 사명 공모를 진행하면서 구체화된 예상이다. 아울러 건설기계부문 중간지주사인 현대제뉴인도 임직원을 대상으로 사명 공모를 진행한 바 있다.

다만 현대중공업그룹 관계자는 "사내 임직원 대상 사명 공모를 진행한 것은 맞지만 사명 변경과 관련해 결정된 사항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현대중공업그룹의 판교 GRC 시대 개막은 곧 정기선 HD현대 대표 체제의 주춧돌이 될 전망이다.

그룹의 미래 청사진을 그려온 권오갑 현대중공업그룹 회장이 지난 3월 창립 50주년 기념사에서 "우리가 수많은 난관을 극복하고 생존해 나갈 수 있는 핵심 요소는 바로 '기술개발'이고 독보적인 기술을 갖고 있을 때, 우리는 지속가능한 기업이 될 수 있다"면서 "오는 11월 시작되는 '판교 GRC 시대'는 우리에게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강조한 것도 의미심장한 부분이다.

그는 "최고의 시설과 최고의 환경에서 최고의 인재들이 모여 우리의 기술개발 전략들을 하나하나 실천하고, 우리그룹의 주역이 될 MZ세대들이 자유롭게 미래를 설계하는 공간으로 자리매김 할 것"이라는 기대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이같은 권 회장의 구상 속에서 현대중공업그룹은 지난 5월 '친환경 전환'과 '디지털 전환'에 향후 5년간 21조원을 투자한다고 밝힌 바 있다. 매출액 대비 기술개발 투자 비중을 6~7%까지 끌어올리고 스마트십, 스마트야드, 정보통신기술(ICT) 기반 서비스 등을 집중 연구하겠다는 계획이다.

이는 정기선 대표가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스마트 조선소 구축과 수소 운송 밸류체인 구축, 자율운항 선박 등의 미래 신사업에 과감한 투자를 이어가려는 의지로 풀이된다. 그리고 그 중심에 GRC가 강력한 컨트롤타워가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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