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솔지의 잇사이트] 확산되는 불매 커지는 점주 고통…SPC 결자해지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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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솔지의 잇사이트] 확산되는 불매 커지는 점주 고통…SPC 결자해지해야
  • 안솔지 기자 digeut@cstimes.com
  • 기사출고 2022년 10월 26일 07시 5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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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슈머타임스 안솔지 기자] SPC그룹이 '불매운동'을 맞닥뜨리면서 SPC 브랜드와 가맹계약을 체결한 점주들도 휘청이고 있다.

최근 SPC그룹 계열의 제빵공장에서는 잇따라 사고가 발생하고 있다. 지난 15일 SPC그룹 계열의 평택 SPL 제빵공장에서 여성 노동자가 홀로 근무하다가 기계에 몸이 끼어 숨졌다. 23일에는 샤니의 제빵 공장에서 손가락 절단 사고도 발생했다.

이처럼 사업장에서 사고가 발생하면 즉각 운영을 멈추고 사고 경위를 철저히 조사하는 등 사후 조치와 함께 공식 사과에 나서는 것이 일반적인 기업의 대응이다. 하지만 SPC그룹은 평택 SPL 공장 사고 이틀이 지나서야 허영인 회장 명의의 사과문을 내놓았다. 이조차 실질적인 개선책 없이 누구나 할 수 있는 원론적인 이야기만 늘어놓은 '만능 사과문'에 불과해 비판의 불씨를 지폈다.

SPC그룹은 허영인 회장의 사과문에도 여론이 수그러들지 않자 재차 기자회견을 열고 공식 사과에 나섰지만 사태 수습에는 역부족이었다. 허 회장을 비롯해 황재복 SPC그룹 대표이사 등은 준비해 온 입장문을 읽어내기만 했다. 허 회장, 황 대표를 비롯한 경영진은 이후 질문도 받지 않고 단상에서 내려갔다. 질문을 받지 않은 것에 대해 SPC그룹 측은 고용노동부와 경찰 조사 중이기 때문이라는 변명을 내놓았다.

뿐만 아니다. SPC그룹은 국내 최대 제빵·외식기업이라는 명성에 걸맞지 않은 사후대처로 더욱 공분을 샀다.

사고 이후 영국 런던 파리바게뜨 1호점 개점을 대대적으로 홍보한 것이 시작이었다. 또 사망 사고가 발생한 현장을 천 조각만 둘러놓고 인근에서 노동자들의 작업을 진행시킨 상식 밖의 처사가 알려지며 국민들은 더욱 거세게 분노했다.

피해자의 장례식장에 조문객 답례품으로 빵을 보낸 것 역시 구설에 올랐다. 입관식을 마친 날 SPC그룹 측 관계자들이 빈소에서 '합의금'을 언급한 사실도 알려졌다. 피해보상, 형사고소를 하지 않는 조건으로 구체적인 금액까지 제시했다는 것이다.

비판 여론이 들끓으면서 SPC불매운동은 더욱 탄력을 받고 있다. 불매운동이 확산되는 만큼 가맹점수들의 시름도 깊어지고 있다. SPC라는 브랜드를 믿고 자영업에 뛰어든 가맹점주들이 SPC 본사의 잘못으로 발생한 불매운동으로 인해 매출 감소라는 직격탄을 맞고 있는 것이다. 대표 브랜드 파리바게뜨의 경우 최근 1주일 새 가맹점 매출이 평소 대비 20~30%가량의 매출이 감소한 것으로 추산된다.

하지만 점주들을 위기로 몰아넣은 것은 불매운동을 주도하는 소비자들이 아니다. 불매운동의 횃불을 타오르게 만든 것은 다름아닌 SPC그룹이다. 진심을 담은 사과와 재발방지 대책없이 상황을 모면하려 했던 대처들과 진실을 은폐하려는 행동들이 불매운동이라는 '스노우볼'로 돌아온 것이다.

소비자들의 분노를 꺼뜨릴 수 있는 것도 가맹점주의 고통을 끝내줄 수 있는 것도 문제를 일으킨 SPC그룹이다. 결국 SPC그룹에게 지금 필요한 것은 가맹점주들을 앞에서 피해자 코스프레를 할 것이 아니라 진정으로 사태를 해결하고자 하는 '결자해지'의 자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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