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슈머타임스 장용준 기자] 올해 하반기 재개발 사업의 최대 격전지로 손꼽히던 서울 용산구 한남2재정비촉진구역 주택재개발정비사업 재개발 시공권을 놓고 롯데건설과 대우건설의 맞대결이 성사됐다. 양사는 모두 하이앤드 브랜드를 내걸고 7900억원 규모의 사업을 따내기 위한 총력전을 벌인다는 각오다.
한남2구역 재개발사업조합이 지난 23일 재개발 사업 시공사 선정 입찰을 마감한 결과 롯데건설과 대우건설이 응찰했다.
양사는 모두 조합이 제시한 7908억6000만원을 써내며 출사표를 던졌다. 3.3㎡(1평)당 공사비는 770만원으로 한남3구역이 2년 전 시공사 입찰 당시 제시한 공사비(598만원)보다 172만원이 높다.
롯데건설이 지난 19일 한남2구역 시공사 입찰 보증금으로 800억원(현금 400억원·이행보증보험증권 400억원)을 조합에 납부했고, 대우건설도 입찰 마감날 보증금을 납부한 것으로 확인됐다.
한남2구역 재개발 사업은 서울 용산구 보광동 일대 11만5005㎡ 규모의 부지에 지하 6층∼지상 14층, 아파트 30개 동, 총 1537가구(임대 238가구 포함) 규모의 공동주택과 근린생활시설을 짓는 프로젝트다.
조합 측은 지난달 현장 설명회에 양사 이외에도 삼성물산, 현대건설, GS건설, 포스코건설 등이 참여하며 다자 경쟁을 기대했으나 현장에서 꾸준히 기반을 다져온 대우건설과 롯데건설의 양자대결로 압축됐다.
두 건설사 모두 조합에 자사의 '하이엔드' 브랜드 적용을 제시하면서 더 치열한 수주전이 벌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롯데건설은 하이앤드 브랜드 '르엘(LE-EL)'을 적용하고 글로벌 호텔 설계 전문업체 HBA와 유명 건축가를 섭외해 랜드마크 단지로 만들겠다는 제안을 내놓았다. 정비사업 단지명도 '르엘 팔라티노(LE-EL PALATINO)'로 제안했는데, 팔라티노는 로마 건국신화의 시초로 로마 황제의 궁전과 귀족들의 거주지인 명예와 권위의 언덕을 뜻한다. 한남2구역을 가장 명예로운 곳으로 만들겠다는 롯데건설의 의지가 반영됐다는 설명이다.
이 제안에는 단지를 고급 호텔처럼 지어 일대 랜드마크로 자리매김하겠다는 목표가 담겼다. 이를 위해 세계적인 설계사와 인테리어 건축가, 조경회사, 아티스트 등 9명으로 구성된 '드림팀'을 설계 작업에 참여토록 했다. 건물 외관 설계를 글로벌 호텔 설계 전문 그룹인 'HBA'와 한국 미디어아트 거장인 '이이남 작가'가 협업하는 것으로 결정하기도 했다.
롯데건설 관계자는 "한남2구역을 최고의 명품 주거단지로 만들기 위해 9명의 월드클래스 거장들과 팀을 꾸려 혁신적인 호텔식 설계를 제안했다"며 "나인원한남을 시공한 노하우로 주거공간의 품격을 갖출 것"이라고 자신했다.
이에 맞서는 대우건설도 자사의 하이엔드 브랜드 '써밋'을 적용한 '한남써밋'을 제안했다. 외관설계는 해외설계사인 저디(JERDE)가 맡았다. 저디는 라스베이거스 벨라지오 호텔과 두바이 국제 금융센터 등 세계 각지의 랜드마크 프로젝트를 수행하며 명성을 쌓은 글로벌 건축디자인 그룹이다. 아울러 조경은 세계적인 조경설계 그룹이자 하버드대 조경학과 교수 크리스 리드가 이끄는 스토스(STOSS) 그룹이 참여했다.
대우건설은 조합의 입찰 지침에 따라 경미한 변경을 반영한 대안 설계를 제출하는 등 혁신설계안을 추가해 차별성을 뒀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지금까지 상위 1%를 위한 하이엔드 주거문화의 트랜드를 만들어 온 것처럼 한남2구역의 미래가치를 위해 오랫동안 고민했다"며 "회사의 모든 역량을 집중해 한남2구역을 '한남더힐'을 넘어서는 랜드마크로 만들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롯데건설이 '나인원한남'을 잇는 교두보를 마련할지 대우건설이 '한남더힐'을 뛰어넘는 랜드마크 건설에 성공할지 이제 공은 조합의 손으로 넘어갔다.
조합은 오는 11월 시공사 선정총회를 열고 시공사를 결정할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