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찬우의 블랙박스] 브랜드 명성만 믿은 아우디, 전기차 시장 제대로 파악한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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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찬우의 블랙박스] 브랜드 명성만 믿은 아우디, 전기차 시장 제대로 파악한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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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슈머타임스 이찬우 기자] 지난 6일 아우디 코리아는 순수 전기차 '더 뉴 아우디 Q4 e-tron'과 '스포트백' 등 2개 모델을 출시했다. 작은 차체에도 불구하고 확보한 실내 공간과 수납공간이 매력적인 차다.

하지만 주행거리와 경제성에 대해서는 의문이 생긴다. 너무 짧은 주행거리, 이로 인해 받지 못하는 보조금 때문이다. 한국 시장을 제대로 파악하지 않고 급하게 출시한 것으로 보인다.

Q4 e-tron과 스포트백의 주행 가능 거리는 각각 368km, 357km다. 다른 브랜드 전기차 주행 가능 거리에 비해 턱없이 부족한 성능이다.

최근 출시한 전기차는 최소 400km 이상의 주행 가능 거리를 자랑하고 있다.

현대차 아이오닉 5 롱레인지 모델은 458km 주행 가능하다. 지난 16일 출시한 폭스바겐의 ID.4도 405km의 주행거리를 보유하고 있다.

아이오닉 5와 ID.4는 더 뉴 아우디 Q4 e-tron보다 약 1000만~2000만원 정도 저렴한데 주행거리는 50~100km 이상 긴 것이다.

아우디는 Q4 e-tron 출시회를 진행하며 한국을 주요 시장으로 바라보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 전기차 시장 선점을 위해 최초로 한국인 사장을 선임했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정작 아우디가 한국에 출시한 전기차를 살펴보면 과연 한국 시장을 제대로 파악한 것이 맞는지 의문이 든다.

Q4 e-tron이 '보조금' 지급 조건을 충족시키지 못했기 때문이다. 전기차 보조금은 300만원에서 1000만원 이상까지 받을 수 있다.

지역마다 편차가 있지만 전기차 구매를 유발하는 매력적인 장치다.

아우디 Q4 e-tron의 가격은 약 6500만원이다. 보조금 지급 조건을 충족했다면 국고 보조금 약 350만원에, 지방 보조금 최소 200만원까지 수령할 수 있다.

아우디 관계자는 "겨울철 주행거리 기준을 충족시키지 못해 Q4 e-tron 모델만 전기차 보조금을 받지 못하게 됐다"고 말했다.

상온에도 짧은 주행거리가 저온에는 더 떨어지는 것이다. 아우디가 한국을 주요 시장으로 타겟팅했다면 이 정도 기준은 당연히 파악했어야 했다.

사전계약이 7000대 이상이라고 발표했지만 사전계약은 말 그대로 대기표를 뽑는 것일 뿐이다.

최근 긴 출고 대기로 인해 많은 소비자들이 여러 브랜드 차량에 사전계약을 걸어 놓는다. 아우디가 발표한 7000대가 모두 실계약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현저히 낮은 것이다.

일부 소비자는 "많은 기업들이 국내 시장에 전기차를 출시하고 있어 아우디도 억지로 급하게 내놓은 느낌"이라고 평가했다.

소비자들은 더 이상 '프리미엄 브랜드'라는 이름값에 현혹되지 않는다. 디자인, 성능, 가격 등을 철저하게 비교하고 물건을 구매한다.

니즈와 시장의 흐름을 파악하지 않고 네임 밸류로만 승부를 보려 한다면, 아우디는 국내 전기차 시장에서 성공하지 못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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