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첫 한문 수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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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첫 한문 수업
  • 안솔지 기자 digeut@cstimes.com
  • 기사출고 2022년 09월 15일 09시 4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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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자헌 / 책과이음 / 1만5000원

[컨슈머타임스 안솔지 기자] 어린 시절 학교에는 한자 과목이 있었다. 우리말의 80% 이상이 한자로 이뤄져 있으니 국어 공부를 위해서도 한자 공부는 필수였다. 외우기에 자신 있던 시절엔 한자 수업도 즐겁기 그지 없었다. 하지만 단순히 한자를 외우는 것을 넘어 '한문'의 영역으로 넘어가면서 부터는 조금씩 수업을 따라가기 버겁게 느껴졌다. 

그만큼 '한문'은 우리에게 낯설고 어려운 학문이다. 줄임말과 밈(meme)으로 점철된 '요즘' 언어가 익숙한 젊은 세대에게는 낡고 케케묵은 것으로 느껴지고 상당히 어려운 글로 받아들여질 수도 있다.

한문이란 고대한어의 문법과 문형을 기초 삼아 중국과 한국, 일본, 그밖에 아시아 여러 나라가 사용한 글을 뜻한다. 외형적으로 정확한 체계로 이뤄진 문법이 없다는 것도 한문을 익히기 어렵하는 요인 중 하나다.

'나의 첫 한문 수업'은 늦은 나이에 한문번역이라는 길에 뛰어든 작가의 고군분투를 담아 낸 이야기다. 학습 시간이 많이 필요한 학문인 만큼 늦깎이로 시작한 '학문'이란 학문은 작가에게도 꽤나 어려웠을테다. 하지만 작가는 자신이 선택했으니 '나'에게 부끄럽지 않은 만큼 걷자고 생각하며 묵묵히 한문의 길을 걸었다. 

작가는 책을 통해 때론 초라한 시험 성적 앞에 쥐구멍에 숨고 싶을 만큼 부끄러웠고 때론 막막한 공부에 한숨이 나왔다고 고백한다. 동시에 한문은 새로운 세상을 열어준 친구이자 스승이자 거울이었다는 점도 강조한다. 우리가 무시하곤 하는 옛사람들의 사고를 이해하면서 오히려 오늘날보다 더 체계적이고 더 높은 가치와 이상을 추구하며 그것을 현실로 만들기 위해 부단히 노력했다는 것을 깨달은 것이다.

작가는 옛글을 번역하는 사람은 '접속사'의 역할을 하는 사람이라고 믿는다. 한문이라는 창 너머의 세계를 바라보며 번역해 세상에 전달하고 거기서 발견한 새로운 생각을 다시 세상에 이야기해야 한다는 것이다.

'나의 첫 한문 수업'은 늦깎이로 한문 공부를 시작한 작가의 좌충우돌 한문번역가 도전기로 때 늦은 도전을 하는 모든 이들을 위한 응원서이자 한문이라는 낯선 세계로 발을 내딛는데 도움을 주는 소중한 안내서로 제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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