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멘트값 기습 인상…레미콘‧건설사 셧다운 후폭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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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멘트값 기습 인상…레미콘‧건설사 셧다운 후폭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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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슈머타임스 장용준 기자] 시멘트업계의 시멘트값 기습 인상으로 건설 현장의 공사비 상승 부담이 커질 전망이다. 이에 레미콘업계는 다음달 10일부터 무기한 '셧다운'에 돌입할 방침이다. 건설사들 또한 이번 시멘트값 인상에 납득이 어렵다는 입장이라 지난 여름 이후 다시 한 번 건설 현장의 셧다운 공포가 커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최근 중소레미콘업계 비상대책위원회는 사업조합장 회의를 열어 시멘트값 상승에 따른 대응책으로 다음달 10일부터 무기한 셧다운에 들어가겠다는 방침을 정했다. 일부 업체에서는 사업자 반납까지 불사하겠다는 의견도 나왔으나 휴업과 공장 폐쇄라는 방법을 택한 것으로 전해진다.

중소레미콘업체들은 지난 7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초청 중소기업인 간담회'에서 "시멘트 가격의 적정성 여부를 모니터링해달라"고 공식 건의하기도 했다.

이 자리에서 김영석 서울경인레미콘공업협동조합 이사장(중소레미콘업계 비상대책위원회 공동위원장)은 "국내 시멘트 시장의 약 94%를 과점하고 있는 5개 대기업 시멘트사들의 기습적·일방적 가격 인상으로 중소 레미콘업계는 벼랑 끝에 몰려있다"면서 "시멘트업계는 원자재 구매처를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는 지난 1일 주요 시멘트사들의 가격 인상 소식이 통보되면서 빚어진 일이다. 삼표시멘트가 기존 톤당 가격을 9만4000원에서 10만5000원으로 11.7% 인상했고, 한일시멘트와 한일현대시멘트가 9만2200원에서 10만6000원으로 15% 인상을 결정했다. 성신양회도 9만2500원에서 10만5000원으로 13.5% 인상을 통보했다. 이어 한라시멘트가 지난 5일부터 9만2600원에서 10만6000원으로 14.5% 가격을 올렸다. 쌍용C&E도 가격 인상을 고민하고 있다. 주요 시멘트사들은 지난 2월에도 시멘트 가격을 18%대로 인상한 바 있다.

레미콘업계가 10일 셧다운을 예고한 것은 시멘트사들이 통상적으로 제품 공급 이후 한 달여가 지난 이후 세금계산서를 발행해 이달 가격 인상분이 다음달 초에 반영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에 대해 시멘트 업체들은 매년 반복되는 시멘트 수급대란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촉발된 국제 유연탄 가격 상승 등이 업계에 위기를 키웠고, 이에 시멘트 가격 인상은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아울러 화물연대 파업 이후 물류비 상승과 금리 인상 등도 요인이라는 설명이다.

하지만 레미콘업계는 레미콘운송노조의 요구에 따라 20~30%대 운반비 인상을 단행한 만큼 건설사들에 추가 가격 인상 요구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이에 건설업계에서는 하반기에 시멘트값에 이어 인건비, 물류비 등도 뛰어올라 부담이 클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한 건설사 관계자는 "호주산 유연탄 공급이 부족하다고 해도 상대적으로 저렴하고 사용 비중도 큰 러시아산 유연탄의 수급 상황이 연초보다 나아진 것으로 안다"면서 "이같은 상황에서도 인상을 요구하는 것은 고통분담 차원에서도 납득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시멘트 가격이 오르면 레미콘 가격도 따라 올라 건축비 상승에 분양가도 따라갈 수순일 수밖에 없다"면서 "안 그래도 분양시장이 침체되고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마당에 주택 경기 부양은 힘들어지는 상황으로 치달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시멘트값 인상이 불러온 후폭풍이 레미콘업계와 건설업계에 불어닥치면서 주택경기 악화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어 합의점이 도출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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