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슈머타임스 장용준 기자] 최근 물가 상등에 따른 소비위축과 금리 인상으로 인한 투자 감소로 올해 우리나라의 경제성장 속도가 예상보다 둔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한국경제연구원은 'KERI 경제동향과 전망: 2022년 2/4분기' 보고서를 통해 올해 한국 경제성장률을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발생 이전 수준인 2.4%로 예상했다. 당초 전망치인 2.5%보다 0.1%포인트 낮은 수치다.
한경연 측은 물가급등에 따른 소비심리 약화와 주요국의 예상치를 웃도는 경기둔화 폭 확대 등의 영향으로 2022년 경제성장률이 상고하저(상반기 2.9%, 하반기 2.1%) 양상을 보이며 연간 기준으로 2.4%를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코로나19로 인한 기저효과가 점차 약화되는 가운데 가파른 금리인상과 경기 불확실성 확대로 우리기업들의 투자마저 위축되고 있는 상황 역시 성장률 하향전망의 주요 배경으로 작용했다는 게 한경연의 설명이다.
내수부문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민간소비는 3.2% 성장할 것으로 전망됐다. 이는 2021년 민간소비 성장률 3.6%보다 0.4%포인트 낮은 수치다.
그동안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에 힘입어 회복세를 보이던 민간소비는 물가급등 및 경기둔화에 대한 불안감으로 소비심리가 약화되며 재위축 흐름을 보일 것으로 한경연은 내다봤다.
한경연은 빠른 금리 인상 여파로 가계부채원리금 상환 부담이 커졌다는 점이 민간부문의 소비 여력을 크게 감소시킨 요인으로 분석했다.
내수의 주요 부문 중 하나인 설비투자도 글로벌 공급망 차질 사태 장기화와 주요국의 경기둔화 등으로 -2.8%를 기록하며 역성장할 것으로 예상됐다. 지난해 설비투자 성장률 8.3%에 비해 11.1%포인트 하향된 수치다.
건설투자 또한 최근 공공 재개발 등 정부 주도의 건설물량이 증가했으나 원자재 가격 급등 여파로 연간 기준으로 -1.7%를 나타내며 역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반면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최근 20년 내 최고치인 5.3%를 기록할 것으로 한경연은 전망했다.
최근 지속된 폭우로 농·축·수산물의 가격이 급등한 것이 물가 상승폭을 확대한 것으로 해석된다. 추석을 즈음해 높아질 수요 압력과 하반기부터 순차적으로 이뤄질 공공요금 인상도 하반기 물가 상승 속도를 빠르게 할 요인이다.
실질 수출도 역기저효과와 중국의 성장둔화 심화에 따른 여파로 지난해 9.9%보다 5.8%포인트 낮은 4.1% 성장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
경상수지는 수출 증가폭을 뛰어넘는 수입과 서비스수지 적자 확대로 지난해 883억달러에서 올해 480억달러 수준으로 감소할 전망이다.
이승석 부연구위원은 이번 보고서에서 "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 장기화와 주요국의 통화정책 기조 변화에 따른 글로벌 경기둔화폭 확대로 인해 교역조건 악화 상황이 장기화될 경우 수출 증가세가 더욱 위축될 가능성도 있다"고 내다봤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