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건설, 대연8구역 시공권 유지…정비사업 '날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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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건설, 대연8구역 시공권 유지…정비사업 '날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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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건설이 제안한 대연8구역 '더샵 원트레체' 단지 내부 구성도.

[컨슈머타임스 장용준 기자] 포스코건설이 부산 남구 대연8구역 주택재개발정비사업 시공권을 1년 6개월 만에 지키게 됐다. 업계에서는 이를 민원처리비의 합법성을 인정하는 것으로 풀이해 도시정비법 개정안이 유명무실해지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이번 판결로 포스코건설은 도시정비사업 수주에 날개를 달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부산고등법원 민사5부(부장판사 김민기)는 지난 8일 대연8구역 시공사 선정총회 효력 정지 가처분 신청을 받아들인 1심 결정을 취소했다.

2심 재판부는 포스코건설 사업제안서에서 민원처리비를 △주택유지보수 △세입자민원처리 △상가영업민원처리 △토지분쟁민원처리 등에 사용하도록 특정해 시공과 관련 있다고 해석한 것이다. 아울러 포스코건설 입찰 제안서에 기재된 1인당 민원처리비 3000만원은 조합원들에게 증여하는 것이 아니라 대여하는 것이라고 봤다. 이는 시공과 관련 있는 제안으로 조합원에게 금전적 이익을 제공해 불법적으로 시공권을 획득한 것이 아니라는 판단이다.

이어 시공사 선정 당시 경쟁사였던 HDC현대산업개발·롯데건설 컨소시엄도 1500억원 상당의 민원처리비를 제안해 민원처리비가 시공사 선정에 결정적 역할을 한 것이 아니라 단독 시공과 상대적으로 저렴한 공사비 때문에 포스코건설이 시공사로 선정됐다고 해석했다.

앞서 대연8구역 재개발을 둘러싸고 조합 내에서는 포스코건설의 민원처리 비용이 주택 유지보수 등이 아닌 사적 용도로 사용할 경우 이를 제어할 수 있느냐에 대한 이견이 나뉘며 논란이 이어졌다. 이에 일부 조합원들이 조합을 상대로 시공사 선정 총회 결의 효력정지 가처분 소송과 본안 소송을 함께 제기했다.

1심에서는 지난해 2월 포스코건설의 제안이 도시정비법상 위임에 따른 정비사업 계약업무 처리기준을 위배했다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포스코건설이 정비사업 수주전에서 타격을 입을 것이라는 전망이 불거졌었다. 대표적 사례로 포스코건설은 부산 부곡2구역 수주전에서 GS건설에 밀려 시공권 획득에 실패했는데, 당시 치열한 경쟁 중에 대연8구역 재개발조합원들이 사업성 악화로 포스코건설에 항의하는 집단행동을 펼친 것이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도 나온다.

하지만 이번 판결로 인해 포스코건설의 정비사업 실적도 올라갈 것으로 보인다. 정비업계에서는 포스코건설의 대연8구역 시공권 유지가 사실상 민원처리비의 합법성을 인정한 것으로 보고 도시정비법 개정안의 실효성이 없어질 가능성도 제기하고 있다.

올해 12월 시행 예정인 도시정비법 개정안은 정비사업 투명화에 초점을 맞춰 건설사가 조합과 시공계약을 체결할 때 시공과 관련 없는 사항에 대한 금전이나 재산상 이익을 제공하는 것을 금지하는 내용을 추가한 바 있다.

포스코건설 관계자는 "본안 소송이 있지만 시공권이 유지됐다"면서 "신용등급이 우수한 회사로서 고금리에 영향을 덜 받고 공약 이행은 실행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포스코건설은 올해 건설사 시공능력평가 4위를 기록하면서 주가를 올리고 있다. 지난 2020년 한성희 포스코건설 사장이 취임한 이래 도시정비사업 수주 경쟁력을 높인 것이 가장 큰 영향을 미쳤다는 평가다.

포스코건설은 한성희 사장 부임 이후 연간 정비사업 수주액은 2018년 1조3000억원대이던 것이 2020년(2조7000억원)부터 성장세를 보이며 2021년 4조원까지 치솟았고, 올해에도 현재 2조4063억원의 수주고를 올리는 호황을 누리고 있다.

포스코건설은 지난 2020년 5월 신반포21차 재건축을 수주하면서 강남권에 깃발을 꽂은 이후 상승세를 이어오고 있다. 당시 강력한 라이벌로 꼽히던 GS건설을 꺾어 자신감이 배가되었다는 분석도 나온다. 최근에는 재건축과 재개발뿐만 아니라 리모델링도 실적이 좋다. 올해 리모델링 사업 수주액은 1조890억원으로 재건축‧재개발 수주액(1조3173억원)과 맞먹는 수준으로까지 성장세를 보였다. 대형 건설사로는 이례적으로 지난 2014년 리모델링 전담부서를 꾸려 경쟁력을 키워온 결실을 맺고 있다는 평가다.

하반기에도 수주 가능성이 높은 리모델링 사업도 다수다. 단군 이래 최대 리모델링 사업으로 불리는 경남 창원 성원토월그랜드타운(7189가구) 리모델링 사업은 우선협상자가 됐다. 이어 △고양시 문촌마을 16단지(1099가구) △서울 강동구 명일중앙하이츠(410가구) △송파 잠실현대(386가구) 등도 우선협상자 지위를 갖추고 있어 이변이 없는 한 올해 정비사업 수주액은 4조원대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아울러 이달 들어서는 대형 재개발과 재건축 사업에 적용할 하이엔드 브랜드 '오티에르'를 론칭하면서 명실상부한 대형 건설사의 면모를 갖췄다. 지난 2020년 강남권에 깃발을 꽂았지만 경쟁사들에 비해 대형 사업장 수주가 부족해 프리미엄 이미지를 키우기 위한 카드로 풀이된다. 업계에서는 오티에르를 847가구 규모의 방배동 신동아재건축 사업 수주에 적용할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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