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화경(55) 오리온그룹 사장이 법정에서 남편 담철곤(56) 그룹 회장에 대한 선처를 호소했다.
9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한창훈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담 회장 등에 대한 속행공판에서 증인으로 출석한 이 사장은 "남편이 (구속돼) 저 자리에 있는 것은 나 때문이다. 재판부의 선처를 부탁드린다"고 밝혔다.
그는 "주변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오리온의 경영 시스템을 내가 가장 잘 설명할 수 있다고 생각해 여기에 섰다"며 "남편이 회장이면서도 창업자의 딸과 경영자로서 내가 권한을 더 많이 행사할 때도 있었다. 이 시스템이 정착되면서 서로 챙기지 못하는 공백이 생기는 것을 몰랐다"고 설명했다.
이 사장은 "이번 조사를 받지 않았으면 더욱 문제가 커졌을지도 모른다."며 "경영과 소유의 분리, 투명성 확보, 선진 경영시스템 도입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뼈저리게 느꼈다"고 덧붙였다.
이어 "해외시장 (개척의) 주역인 남편이 구속돼 너무 가슴이 아프다. 경영에 복귀할 수 있는 기회를 주시면 오리온이 2015년까지 아시아 넘버원 기업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호소했다.
피고인석에 앉은 담 회장은 눈시울을 적시며 부인인 이 회장의 증언을 지켜봤다.
담 회장은 300억원대의 회삿돈을 횡령하거나 유용한 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배임 등)로 지난 6월 구속기소됐으며, 검찰은 이 사장의 경우 비자금 조성에 관여한 정황이 드러나지 않고 남편이 구속된 점 등을 고려해 입건유예했다.
컨슈머타임스 김동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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