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보, 친환경차 전환 승부수…독일차 빅3 넘어서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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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보, 친환경차 전환 승부수…독일차 빅3 넘어서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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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보자동차 XC90 리차지 PHEV
볼보자동차 XC90 리차지 PHEV

[컨슈머타임스 장용준 기자] 독일차(메르세데스-벤츠‧BMW‧아우디) 3사가 강세를 보여온 수입차 시장에서 스웨덴차 볼보가 빅3 진입에 도전하고 있다. 튼튼하고 안전한 차라는 이미지와 친환경차인 하이브리드와 전기차로 시장 점유율을 높이는 전략이 돋보인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 자료를 종합한 결과 올해 상반기 수입차 판매량은 총 13만1009대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독일차 메르세데스-벤츠(3만9197대)와 BMW(3만7552대)가 시장 점유율의 58.58%를 차지한 결과는 예년과 다름없었다.

다만 역시나 독일차인 아우디가 8470대로 3위 자리를 지키기는 했으나 스웨덴차 볼보(7013대)의 추격세가 매서웠던 것으로 나타났다.

이같은 경쟁은 지난 4월부터 본격적으로 불붙었는데 당시 볼보는 1332대로 3위를 꿰찼는데 새롭게 선보인 전기차 C40 리차지로 신차효과를 톡톡히 봤다는 평가다. 다만 5월에는 아우디(1865대)가 3위를 되찾고 폭스바겐(1182대)과 미니(1087대)까지 독일차들이 톱5를 싹쓸이하면서 6위로 미끄러지기도 했다. 지난달 절치부심한 볼보는 1306대의 판매량으로 아우디(1903대)에 이어로 4위로 올라섰다.

이렇듯 한치 앞을 내다보기 힘들어진 3위 싸움을 두고 업계의 한 관계자는 "그간 업계에서도 볼보의 성장세가 10년째 두 자릿수로 이어지고 있다는 것을 간과해 온 부분이 있다"면서 "하지만 지난해부터 인지도와 판매량이 눈에 띄게 성장하면서 경쟁력이 높아진 결과가 빅3의 판도변화를 불러일으키고 있다"고 분석했다.

지난해 볼보코리아는 국내 시장에서 1만5053대의 판매고를 기록해 2020년보다 17.6% 성장했는데 이는 가솔린과 디젤엔진으로 대표되는 내연기관차의 생산을 단종하고 친환경차랄 수 있는 하이브리드와 플러그인하이브리드(PHEV) 모델 판매를 본격화한 시기와 일치한다.

올 들어 연초에 첫 순수 전기차랄 수 있는 C40 리차지로 전기차 시장 점유율 확대를 꾀했고,이 전략이 맞아떨어지면서 1500대의 판매고를 올린 뒤 4월 이후 신형 XC90·S90·XC60 리차지 PHEV를 출시하면서 기세를 탔다.

볼보는 그동안 '안전한 차'라는 이미지가 강했으나 '럭셔리'를 표방한 독일차와 상대하기에는 이에 덧붙여 강력한 한 방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많았다. 그리고 해답으로 내놓은 게 발빠른 '친환경차로의 전환'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볼보코리아는 2040년까지 탄소 중립을 실현한다는 글로벌 환경 비전을 수립하고 지난 2020년 하반기 모든 판매 라인업을 마일드 하이브리드(MHEV)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로 전면 재편했다. 이에 따라 판매량 가운데 MHEV(B4‧B5‧B6)가 88%, PHEV(T8)가 각각 12%를 차지했다.

볼보자동차RK 23년식부터 티맵 인포테인먼트를 포함한 디지털 서비스 패키지를 전 차종으로 확대했다.

아울러 이달 들어 2023년식부터 전 모델에 티맵 인포테인먼트를 확대 적용하기로 하면서 고객 유치에 나섰다. 앞으로 2025년까지 국내에 7종의 순수 전기차를 출시하면서 모든 세그먼트에 1종 이상의 전기차를 내놓겠다는 계획도 발표했다. 2025년까지 50% 이상을 전기차로 판매해 국내 프리미엄 전기차 시장 톱3에 들고 2030년엔 전기차 회사로 전환한다는 청사진도 제시했다.

최근 볼보코리아는 국내 왜건 시장의 확대로 인한 수혜도 톡톡히 입었다.

KAIDA 자료를 분석한 결과 지난 2020년부터 2021년까지 국내 시장에서 판매된 수입차 왜건 모델의 총 판매량은 5107대였다. 지난 2015년부터 2019년까지 누적 총 판매량(5048대)을 웃도는 수치다. 그리고 같은기간 볼보의 V60 크로스컨트리는 2세대 모델이 2019년 3월 국내 출시돼 첫 해 980대가 판매된 이후 2020년(1929대)과 2021년(1810대) 판매량이 급증하는 현상이 일어났다. 각각 국내 왜건 판매량의 74.3%, 72.0%를 견인한 실적이다.

이같은 결과는 코로나19로 인해 지난 2년간 해외여행 제한, 사회적 거리두기 등 비대면 시대가 지속되는 동안 '차박'과 '미니멀 캠핑'이 더 이상 낯설지 않은 용어로 받아들여지게 되면서 국내 시장에서 왜건(크로스컨트리 포함) 모델이 주목받은 것이 큰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수입차업계의 한 관계자는 "과거 안전한 차 정도로 인식되던 볼보가 전동화를 선언하면서 들여온 XC40, XC90 등의 인기와 함께 판매와 A/S 네트워크를 발전시킨 것도 지금의 인기에 기여한 바가 있다"며 "친환경차 풀라인업 구축과 같은 포트폴리오를 완벽하게 갖추고 나면 빅3 안착에 성공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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