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은행, 올 1분기 이자수익만 9조원…'이자놀이' 뭇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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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중은행, 올 1분기 이자수익만 9조원…'이자놀이' 뭇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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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출차주 사금융으로 내모는 격
예금 및 투자 늘려 수익성 창출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컨슈머타임스 김하은 기자]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1.75%로 인상한 가운데 시중은행들은 일제히 수신금리 인상 행렬에 나섰지만 여전히 '이자장사'에 혈안이 돼 있다는 비판에 시달리고 있다. 은행권이 현 기준금리에 비해 가계대출 금리를 지나치게 높게 받고 있다는 지적이 잇따르기 때문이다. 

시중은행들이 가계대출에 턱없이 높은 금리를 적용하면서 '대출절벽'에 놓인 차주들을 금융 사각지대로 내몰고 있는 격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시중은행이 '이자 장사꾼'이라는 꼬리표를 떼고 기업 투자와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한 금융지원을 늘려 은행으로써의 순기능을 발휘해야 한다는 것이 금융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9일 은행권에 따르면 시중은행의 가계대출 금리(5월 말 기준)는 연 4.05%로 전월 대비 0.07%포인트 올랐다. 4%대 대출금리는 2014년 3월 4.09% 이후 약 8년여 만이다.

가계대출이 연 4.05%를 기록했던 2014년엔 기준금리가 연 2.5%로 치솟았던 터라 대출금리도 상승곡선을 탔다. 하지만 현재 기준금리는 1.75%로 2014년과 비교해 0.75%포인트 낮지만 가계대출 금리는 4%대로 같은 수준을 나타내고 있다. 

시중은행들이 가계대출에 높은 금리를 적용하자 대출 차주들도 금리를 무서워 하면서 가계대출 규모는 줄어들었지만 이자수익은 되레 증가세로 전환했다.    

실제 4대 금융그룹이 올해 1분기(1~3월) 동안 거둔 이자수익은 9조141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조원 이상 늘었다. 가계대출 총량이 지난해 말 1862조원에서 올해 1분기 말 1859조원으로 소폭 줄었는데도 불구하고 이자수익은 작년 1분기 7조9712억원 대비 15% 증가했다.

4대 금융지주의 총 영업이익 중 이자수익이 차지하는 비율도 늘었다.  

올해 1분기 전체 영업이익 대비 이자 수익 비율이 4대 금융지주 모두 늘어났다. 작년 1분기와 비교해 KB금융은 지난해 1분기 61.3%에서 71.1%으로 약 10%포인트 급증했고, 신한금융도 작년 같은 시기 67.3%에서 71.6%로 높아졌다. 우리금융은 81.5%에서 83.8%로 소폭 올랐으며, 하나금융도 78.5%에서 80.1%로 확대됐다. 

이처럼 금융사들은 사업 다각화로 이자 수익의 비율을 줄이는 기조를 유지하다 올 들어 다시 이자장사가 차지하는 비율을 높인 것으로 나타났다.

글로벌 금융시장의 변동이 높고 우크라이나 사태, 고금리 기조 등 과거에 비해 변수를 고려하지 않을 수 없지만 기준금리 대비 가계대출 금리가 턱없이 높다는 지적이다.

이에 대해 은행권 관계자는 "지난 정부 시절 금융당국이 시중은행에 이른바 '대출 조이기'로 불리는 대출규제 압력을 받아 고금리를 적용한 대출 상품을 늘린 영향"이라고 말했다.  

강형구 금융소비자연맹 국장은 "은행들이 디지털 금융 시대에 맞게 상황에서 담보(대출) 거래 위주의 경영방식에서 벗어나 미래지향적인 기업에 대한 투자 혹은 M&A를 늘리는 쪽으로 방향을 전환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중저신용자, 다중채무자 등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한 대출지원을 제공하면서 원금 및 이자감면 혜택을 확대해 대출 차주들을 사금융으로 내몰지 않아야 한다"며 "시중은행이 예금과 투자 지분 확대에 따른 수익창출로 서민의 삶의 원동력이라는 긍정적인 인식을 심어줘야 하는 게 우선"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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