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건 레스토랑 맞대결①] 풀무원, '플랜튜드'로 '맛있는 비건식' 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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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건 레스토랑 맞대결①] 풀무원, '플랜튜드'로 '맛있는 비건식' 도전
  • 안솔지 기자 digeut@cstimes.com
  • 기사출고 2022년 06월 02일 07시 5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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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건·非비건 아우르는 친숙한 메뉴구성과 합리적 가격대 돋보여
플랜튜드 매장 전경. [사진=풀무원]
플랜튜드 매장 전경. [사진=풀무원]

[컨슈머타임스 안솔지 기자] 비건 시장을 노리는 기업들의 행보가 더욱 적극적으로 변하고 있다. '비거노믹스(Veganomisc)'가 단순한 유행이 아닌 하나의 패러다임으로 자리잡아가는 모양새다. 2008년 15만명에 불과했던 국내 채식인구는 지난해 250만명을 넘어서며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비건 열풍에 발맞춰 나란히 비건 외식 시장에 뛰어들며 시장 점유에 나선 풀무원과 농심의 비건 레스토랑을 톺아본다.<편집자주>

최근 MZ세대(밀레니얼+Z세대)를 중심으로 '가치소비' 트렌드가 확산되면서 채식 인구 증가가 빠르게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이후 건강과 지속가능한 지구 환경에 대한 관심도 여기에 한몫했다.

식품업계는 이런 트렌드에 발맞춰 비건 제품을 내놓는 것은 물론 오프라인 레스토랑까지 선보이며 비건 사업 확장에 공을 들이고 있다. 

가장 발빠르게 움직인 것은 풀무원 계열사인 풀무원푸드앤컬처다. 풀무원푸드앤컬처는 비건표준인증원으로부터 비건 레스토랑 인증을 받은 '플랜튜드' 1호점을 서울 강남구 코엑스몰 지하 1층에 오픈했다. 

플랜튜드는 국내 식품 대기업 '최초'로 선보인 비건 레스토랑이자 '최초'로 비건 인정을 받은 레스토랑이다. 지난해 초부터 시장조사 및 브랜드 론칭 작업을 시작했고 메뉴 연구개발(R&D) 부서에서 비건 메뉴 개발을 통해 수차례 시연회를 가진 끝에 매장을 오픈하게 됐다.

플랜튜드 매장 내부. [사진=풀무원]
플랜튜드 매장 내부. [사진=풀무원]

유동인구가 많은 코엑스몰 지하 식당가에 자리잡은 데다 비건 레스토랑에 대한 시민들의 관심이 더해져 매장엔 저녁 시간 오픈 전부터 대기줄이 이어졌다. 

매장은 다이닝 부스 석부터 혼밥족을 위한 1인석 등 총 47석 규모다. 매장에 들어서면 전체적으로 부드러운 그린톤으로 꾸민 공간의 색감부터 눈에 들어온다. 콩 자갈과 식물을 활용해 자연친화적인 분위기를 연출했다. 조리과정을 지켜볼 수 있도록 오픈 키친 형태로 구성한 주방도 돋보였다. 친환경 자재와 업사이클링 가구 등으로 내부를 꾸민 점도 인상적이었다. 

태블릿 PC를 통해 메뉴 주문과 영양성분 및 칼로리 확인이 가능하다. [사진=안솔지 기자]
태블릿 PC를 통해 메뉴 주문과 영양성분 및 칼로리 확인이 가능하다. [사진=안솔지 기자]

자리에 앉으면 서버가 태블릿 PC 한 대를 가져다 준다. 메뉴 주문은 태블릿 PC로 하면 된다. 주문한 메뉴에 어떤 재료가 사용됐는지, 영양성분 및 칼로리는 얼마인지 등 다양한 정보로 자리에서 바로 확인할 수 있다.

플랜튜드 메뉴는 풀무원의 식물성 단백질과 식물성 대체육을 활용해 일상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퓨전식으로 구성했다. 

종류는 △플랜트 소이불고기 덮밥 △두부 카츠 채소 덮밥 △트리플 감태 화이트 떡볶이 △크럼블두부 비빔밥&순두부 스튜 △라따뚜이 로텔레 파스타 △두부 페이퍼 라자냐 △무자다라 △두부 가라아게 메밀면 △아보카도 스파이시 찹샐러드 △콘 시저 샐러드 with 구운채소 △플랜튜드 또띠아 랩 △모듬 버섯 두부 강정 △토마토 순두부 스튜 등 총 13종 이다.

플랜트 소이불고기 덮밥(왼쪽)과 모듬 버섯 두부 강정. [사진=안솔지 기자]
플랜트 소이불고기 덮밥(왼쪽)과 모듬 버섯 두부 강정. [사진=안솔지 기자]

이 중 대표 메뉴인 '플랜트 소이불고기 덮밥'과 '모듬 버섯 두부 강정'을 먹어봤다. 

우선 플랜트 소이불고기 덮밥은 콩고기로 만든 간장 불고기와 밥, 적양파, 꽈리 고추, 마늘 후레이크, 방울토마토가 올라간 덮밥 메뉴다. 

콩고기는 풀무원이 자체 연구개발한 식물성 대체육인 직화불고기를 간장 베이스로 볶아냈다. 풀무원은 콩에서 추출한 '식물성조직단백(TVP)' 소재를 가공해 일반 동물성 고기와 유사한 맛과 질감을 구현했다고 설명했다.

우선 콩고기만 먼저 먹어봤다. 불고기와 유사한 부드러운 식감은 놀라웠다. 소스 맛 역시 한국인이 좋아하는 '단짠'맛을 잘 살렸다. 밥과 콩고기, 다양한 채소들을 충분히 섞어먹자 시중의 일반 불고기 덮밥과 크게 다르지 않고 맛있게 즐길 수 있었다. 간간히 진한 소스로도 미처 지워지지 않는 콩고기 특유의 향이 느껴졌지만 냄새에 민감하지 않다면 크게 문제되지 않는 수준이다.   

모듬 버섯 두부 강정은 달콤짭잘한 맛과 식감이 일품이었다. 닭고기 대신 표고버섯, 새송이버섯 등 버섯과 두부의 부드러운 식감이 돋보였다. 튀겨낸 버섯과 두부의 '겉바속촉'을 제대로 보여준다. 구운  파프리카와 연근 튀김도 함께 곁들여져 있는데 궁합이 꽤나 훌륭했다. 

시식해 본 두 메뉴 모두 비건은 물론 비(非)비건까지도 부담 없이 맛있게 즐기기에 충분했다. 가격대 역시 9900원~1만5500원대로 인근 식당의 음식값을 고려하면 합리적인 수준이다.

전체적인 메뉴 구성 역시 덮밥, 떡볶이, 비빔밥, 파스타 등 일반 음식점에서 쉽게 즐길 수 있는 메뉴를 비건식으로 구현한 만큼 고객들의 접근성이 높을 것으로 보인다. 아직까지 채식을 일상으로 즐기기 보다 신념이나 호기심에 따라 즐기는 사람이 많은 만큼 '친숙함'과 '합리적 가격'이라는 전략을 택한 것은 탁월했다는 평가다. 

플랜튜드에 방문한 고객이 메뉴를 서빙받고 있는 모습. [사진=풀무원]
플랜튜드에 방문한 고객이 메뉴를 서빙받고 있는 모습. [사진=풀무원]

친구와 함께 매장을 방문한 대학생 김모 씨(23)는 "비건 레스토랑이라고 해서 호기심이 생겨 와봤는데 매장도 깔끔하고 음식도 채식 같지 않아 신기했다"며 "앞으로도 코엑스몰을 들리면 종종 방문할 것 같다"고 말했다.

풀무원 관계자는 "'비건 음식은 맛이 없다'는 편견을 깨고 누구나 맛있게 건강한 한 끼를 즐길 수 있는 외식공간을 만드는 것이 목표"라고 전했다.

이어 "이번 플랜튜드 1호점 오픈 후 메뉴 및 고객 반응을 데이터화해 기존 운영 중인 외식 사업장을 점차 '플랜튜드'로 전환하는 방안도 고려 중"이라고 덧붙였다.

풀무원은 플랜튜드 매장을 확장해 나가는 동시에 한 끼 식사뿐 아니라 지속가능한 친환경 라이프스타일을 경험하고 공유해 나가는 복합 공간으로 만들어 가겠다는 목표도 밝혔다.

플랜튜드와 함께 '바른 먹거리로 사람과 지구의 건강한 내일은 만드는 기업'이라는 경영 철학을 지속해 나간다. 지난해 3월에는 '식물성 지향 식품 선도 기업'을 선언하고 식물성 단백질과 식물성 고기 사업을 본격적으로 추진해 나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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