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alth 컨슈머] 상장사들이 자사주를 매입하는 이유
상태바
[Wealth 컨슈머] 상장사들이 자사주를 매입하는 이유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사진=김지훈 기자]
[사진=김지훈 기자]

[컨슈머타임스 김지훈 기자] 최근 기업 회장 또는 대표 등이 자사주 매입을 했다는 소식을 어렵지 않게 접할 수 있다.

자사주 매입은 일반적으로 자기 회사 주식가격이 지나치게 낮게 평가됐거나 적대적 M&A(인수합병)에 대비해 경영권을 보호하고 주가를 안정시키기 위해 기업이 자기자금으로 자기회사 주식을 사들이는 것을 뜻한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에 따른 인플레이션 우려와 연방준비제도의 강력한 긴축, 중국의 코로나19 봉쇄에 따른 공급난 우려 등이 국내 증시에 악영향을 미치자 주가 방어를 위해 상장사들이 자사주 매입에 나서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외에도 다양한 이유가 존재하는 만큼 자사주 매입에 대해 상세히 알아보자.

먼저 대체로 자사주 매입은 발행 주식 수를 줄여 주당 순이익과 주당 미래현금흐름을 향상시켜 주가를 상승시키는 요인이 된다.

자사주로 취득한 주식은 상여 및 스톡옵션을 통해 자사 임직원에게 주는 경우를 제외, 6개월 이내에 매도할 수 없으며 자사주에 대한 의결권은 인정되지 않는다.

지난 23일 임재영 애경산업 대표이사와 고위 임원들은 자사주를 매입했다고 공시했다.

임 대표이사는 6000주를 매입했고 취득 단가는 1주당 1만7418원으로 총 매입 금액은 1억450만원이다. 송기복·김남수 애경산업 상무도 각각 2000주를 매입했다. 취득 단가는 각각 1만6974원, 1만7061원이며 매입 금액은 3390만원, 3410만원이다.

애경산업 관계자는 "코로나19 발생 이후 어려웠던 대내외 경영환경을 극복하고 엔데믹 시기에 맞춰 책임경영을 통해 지속 성장해 나가겠다는 의지로 봐달라"고 밝혔다.

같은 날 우리금융그룹 손태승 회장도 자사주 5000주를 매입했다. 이에 따라 손 회장은 총 11만3127주의 우리금융지주 주식을 보유하게 됐다. 자사주 매입에는 이원덕 우리은행장을 비롯한 그룹 임원진들도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금융그룹의 경우 지난 17일 예금보험공사가 우리금융 잔여 지분을 매각하는 등 일시적인 요인으로 주가가 변동성을 보이자 향후 경영 실적에 대한 자신감과 주가 관리 의지를 피력하기 위해 자사주 매입에 나섰다는 분석도 나온다.

주가가 저평가되어 있다는 것을 시장에 알리기 위해 자사주 매입을 실행하기도 한다.

지난 18일 셀트리온은 바이오의약품과 케미컬의약품 사업 등이 견조한 성장을 지속함에도 불구하고 주가 수준이 저평가됐다는 판단에 자사주 매입을 결정한 바 있다. 이번 자사주 매입 결정은 올해 들어 벌써 세 번째다. 

이외에도 회사에 남아있는 현금을 소모하거나 지배주주의 경영권을 안정시키는 데 활용할 수도 있다.

이처럼 자사주 매입은 다양한 이유로 빈번하게 행해지고 있다.

2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자기주식취득을 결정한 코스닥 상장사는 33개사다. 또한 신탁계약을 통해 자기주식을 취득하기로 한 코스닥 상장사는 141개사로 174개사에 육박하는 코스닥 상장사가 자사주 매입에 나선 것으로 집계됐다. 신탁 방식 취득 방법은 금융기관과 자기주식 신탁계약(은행의 특정금전신탁, 투신사의 자사주펀드)을 통해 간접적으로 취득하는 방법이다.

자사주 매입이 기업에 무조건 도움이 되는 것은 아니며 단점도 존재한다.

투자 활동을 통해 성장해야 하는 기업이 자신의 자금으로 자기주식을 사는 만큼 성장의 발판이 될 사업 영역을 찾지 못하는 것으로 비춰질 수 있다.

또한 자사주 매입은 주가 부양을 목적으로 행해지지만 그 효과가 배당금보다 명료하지 않다. 배당 성향 확대 또는 축소의 경우 주주에게 돌아가는 이익이 줄고 늘었는지 숫자로 확인할 수 있지만 자사주 매입의 효과는 수치로 객관화할 수 없는 한계가 있다.

자사주 매입 가격이 시장가격보다 높을 경우 매입에 응한 주주의 부는 증가하고 매도하지 않은 주주의 부는 감소하는 주주 간의 부의 이전이 발생할 수도 있다.

아울러 부채비율을 높여 자본구조를 악화시킬 수 있기에 자사주 매입을 실행하기 전 자사주 매입의 목적과 명분을 바로잡고 지분이동에 따른 객관적인 주식평가가 필요하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투데이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