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현정의 커머스톡] 코로나 3년, 사라진 일자리도 '리오프닝'할까
상태바
[박현정의 커머스톡] 코로나 3년, 사라진 일자리도 '리오프닝'할까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컨슈머타임스 박현정 기자] 약 1년 2개월 전 미디어 콘텐츠 제작 관련 국비지원 수업을 들었다. 동기 서른여섯 명 중 4명이 여행·무역 관련 근무 이력이 있었다. 이들은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로 일이 끊기거나 회사가 사라져 직무 전환을 꾀하고자 그곳을 찾았다.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은 성큼 다가왔다. 지난 18일 정부는 사회적 거리두기를 전면 해제했다. 오는 25일부터는 팝콘을 먹으며 영화를 관람할 수 있고 실내 스포츠에서도 '치맥'(치킨과 맥주)을 즐길 수 있다. 유통업계는 리오프닝 기대감에 대규모 할인 행사를 펼쳐 공세에 나섰고 해외여행 수요도 대폭 늘었다.

여행·항공·숙박, 외식, 소매 등 대면 업종들은 지난 2020년 봄 코로나 직격탄을 맞았다. 수많은 종사자들이 일자리를 잃거나 무기한 무급휴가를 받았다. 지난 2년간 일자리 시장은 얼어붙었고 신입경력 구분 없이 낙담에 빠졌다.

그간 기업들도 가만히 있었던 것은 아니다. 비대면으로 인해 디지털 소통이 급증하자 너도나도 디지털전환을 외치며 온라인 서비스를 적극 펼쳤다. 외식업 배달앱 매출 비중은 2년간 4배 이상 급증했으며 지난해 배달앱 매출액 15조원을 돌파했다.

대한항공, 아시아나 등 대형 항공사는 여객 대신 항공 화물 서비스를 통해 흑자를 기록했으며 1분기 영업이익 역시 역대급 이익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쿠팡은 매출 22조원을 넘어섰고 컬리, SSG닷컴 등 이커머스 시장 상위 사업자들도 매출이 대폭 성장했다.

거리두기 해제에 맞춰 현대백화점, 갤러리아백화점, GS리테일, BGF리테일 등 유통업계는 대졸 신입사원 공개채용에 나섰다. 파크 하얏트 서울, 포시즌스호텔, 호텔신라 등 호텔업계도 채용 공고를 올렸다. 이제 마스크만 벗으면 모든 것이 팬데믹 이전으로 돌아갈 것만 같은 기대감에 부풀었다.

그러나 사정이 어려운 것은 여전했다. 취업자는 늘었으나 계약직이 증가해 일자리의 질은 하락했다. 지난해 1년 이하 계약직 비율은 47.1%로 2019~2020년보다 5.2%포인트 늘었다.

지난달 취업자는 83만1000명으로 3월 기준 20년 내 최고치를 기록했으나 서비스업종 취업자 수는 되레 감소했다. 숙박·음식점업은 전년 동월 대비 2만명, 도·소매업은 3만2000명 각각 감소했다. 판매종사자 부문 취업자도 9만5000명 줄어 전 직업 중 유일하게 감소세를 기록했다.

항공산업 정상화에도 빨간불이 들어왔다. 국내 항공 8개사와 지상조업 5개사의 지난해 직원수(비정규직 포함)는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대비 11.7% 감소했다. 이 중 지상조업 직원은 2019년 대비 26.5% 감소했다. LCC(저비용항공사)는 적자를 극복하지 못해 신입을 뽑기보다 있는 인력을 최대한 운용할 계획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13일 코로나19와 인구 감소에도 문 정부 5년간 127만개의 일자리가 생겼다면서 호평했다. 제조업, 전기·전자, 부동산 등의 업종은 코로나19 금융지원정책의 수혜를 입었으니 제조업 부문에서 일자리가 늘어난 것은 당연할 것이다.

서비스업종은 계약직의 비율이 높고 디지털 전환 과정 중 가장 먼저 대체됐다. 코로나가 닥치기 전 서비스업종에서 계약직으로 근무했던 이들은 다들 어디로 갔을까. 대들보가 빠진 집에 페인트칠을 한다고 해서 집이 멀끔해지지 않는다. 봄이 왔으나 코로나 취약업종의 취업 한파는 쉽게 누그러지지 않을 것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투데이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