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식의 습격' 불붙는 햄버거 대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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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식의 습격' 불붙는 햄버거 대전
  • 안솔지 기자 digeut@cstimes.com
  • 기사출고 2022년 04월 15일 07시 5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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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 신논현역 인근에서 문을 여는 GSE 매장 [사진=대우산업개발]
이달 신논현역 인근에서 문을 여는 GSE 매장 [사진=대우산업개발]

[컨슈머타임스 안솔지 기자] 국내 햄버거 시장에 지각변동이 예고됐다. 햄버거의 본고장인 미국 프리미엄 버거들이 잇달아 국내 진출을 선언하고 있어서다. 

대우산업개발의 자회사 '이안지티(iaan GT)'는 고급 쉐프버거 브랜드 '굿 스터프 이터리(Good Stuff Eatery·GSE)'의 첫 매장을 이달 중 서울 강남대로 신논현역 인근에 오픈한다. GSE는 미국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이 사랑한 버거로 유명세를 탔다. 대표 메뉴 이름도 대통령의 이름을 딴 '프레즈 오바마 버거'이며 이를 비롯해 총 9종 메뉴를 준비했다. 모든 메뉴는 현지 쉐프가 만든 레시피 그대로 가져와 미국 오리지널 버거의 맛을 재현할 방침이다.

또 '농장은 가까이에 있다'는 슬로건 아래 국내 GSE 매장 내 '지티팜'을 선보인다. 고객들은 GSE 매장 벽면을 따라 들어선 지티팜에서 햄버거와 샐러드에 들어갈 방울토마토, 파프리카, 로메인 등 다양한 채소가 자라는 것을 직접 눈으로 확인할 수 있다.

대우산업개발 관계자는 "GSE의 국내 햄버거 시장 공략 포인트는 '고급화'와 '친환경'"이라며 "이를 통해 국내 소비자들에게 기존 햄버거 브랜드와 다른 차별화된 경험을 선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bhc그룹은 미국 서부 유명 햄버거 브랜드 '슈퍼두퍼'와 마스터 프랜차이즈 계약을 맺고 오는 6월 서울 강남역 인근에 첫 매장을 낼 계획이다. 한화솔루션 갤러리아부문은 미국 3대 버거로 꼽히는 '파이브 가이즈'의 국내 매장 개점을 준비 중이다.

이밖에 다수의 글로벌 버거 브랜드도 줄지어 등장하고 있다.

지난 1월에는 영국의 스타 쉐프 고든 램지의 수제버거 레스토랑 '고든램지버거'가 잠실 롯데월드몰에 문을 열었다. 고든램지버거는 최고 14만원에 달하는 비싼 가격으로 논란이 일기도 했지만 개점 후 햄버거를 먹기 위한 손님들로 장사진을 이루는 등 '핫플레이스'로 등극했다. 

지난달에는 럭셔리 브랜드 '구찌'도 미슐랭 3스타 쉐프와 손잡고 서울 이태원에 '구찌 오스테리아 서울'을 열었다. 대표 메뉴인 '에밀리아 버거'를 판매 중이며 가격은 약 5만원 선이다.

현재 국내 햄버거 시장은 맥도날드, 버거킹, 롯데리아, 맘스터치 등 기존의 강자들이 공고히 자리 잡고 있는 상황이다. 여기에 가성비를 내세운 '노브랜드버거', 가맹점과의 상생을 내세운 이삭토스트의 '이삭버거' 등이 가세했다. 기존 브랜드들의 각축전이 벌어지고 있음에도 글로벌 브랜드들의 국내 진출이 이어지는 이유는 '시장의 성장성' 때문으로 풀이된다.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이후 외식업계의 불황 속에서도 햄버거 시장은 되려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간편식과 배달 수요가 급증한 것이 가장 큰 성장 요인으로 꼽힌다. 또 프리미엄 버거의 등장과 함께 '정크푸드'라는 인식이 사라지고 있는 것도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시장조사업체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국내 햄버거 시장은 2018년 2조8000억원, 2020년 2조9600억원으로 지속 성장해 왔다. 올해는 4조원 규모에 육박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앞서 SPC그룹이 쉐이크쉑 엔터프라이즈와 손잡고 2016년 국내에 선보인 '쉐이크쉑'의 성공도 글로벌 브랜드의 국내 시장 진출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쉐이크쉑은 그동안 파인 다이닝에서만 접할 수 있던 프리미엄 원재료로 만든 제품을 호스피탈리티(Hospitality·고객에 대한 배려)와 함께 캐주얼한 방식으로 제공하고 있다. 자체 생산한 번(빵)과 당일 매장에서 직접 제조한 커스터드로 만든 다양한 쉐이크와 디저트도 인기 비결 중 하나다. 쉐이크쉑은 오는 5월 오픈 예정인 수유점을 포함해 총 22개 매장을 보유하며 국내 영향력을 늘려가고 있다. 

외식업계의 한 관계자는 "최근 간편식과 배달 음식 수요가 높아지면서 국내 햄버거 시장에도 신규 브랜드 론칭이 활성화되고 있다"며 "기존 브랜드들은 품질 및 브랜드 파워 강화 등을 통해 대응에 나서고 있어 시장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주 소비계층인 MZ세대(밀레니얼+Z세대)는 '프리미엄', '차별화된 경험'을 위해 아낌없이 지갑을 열 준비가 된 세대"라며 "가격대가 높게 형성되더라도 이러한 소비심리를 만족시킬 수 있다면 신규 브랜드들도 국내 시장에서 충분히 경쟁력을 갖출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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