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준환의 시선] K방역은 자랑스러운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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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준환의 시선] K방역은 자랑스러운 것일까?
  • 김준환 폴라리스 대표 변호사 admin@cstimes.com
  • 기사출고 2022년 04월 13일 11시 2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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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로 힘들었던 지난 2년여의 시간이 이제 서서히 끝이 보이는 듯 하다. 물론 아직 방심할 때는 아니지만 확실히 분위기는 많이 바뀌고 있다. 지난 2년간 우리는 K 방역이 자랑거리라고 생각해 왔다. 필자는 업무상 2년간 해외에서 생활을 하였고 외국의 코로나 대응을 직접 경험할 기회가 있었다. 특히 필자가 주로 생활한 영국의 코로나 대응과 비교하여 대한민국의 코로나 대응을 복기해 보기로 한다.

우선 대한민국이 월등하게 잘 대응해서 칭찬하고 싶은 항목이 있다. 바로 '사망률'이다. 대한민국은 세계 그 어느 나라에 비해서도 낮은 사망률을 기록하고 있다. 그 이유는 첫째, 초기에 치사율이 높은 바이러스가 유행할 때 감염이 낮았던 측면과 둘째, 의료진들의 희생으로 코로나에 감염되면 누구나 치료를 받을 수 있었다는 점을 들 수 있다. 영국의 경우는 코로나에 감염되면 병원에서 치료를 받을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병원에서 치료를 받을 수 있는 조건은 중증 환자의 경우만 가능하다. 또 하나 외국에 비하여 다른 점은 전면적인 봉쇄(Lock down)가 없었다는 점이다. 자영업자들은 영업시간 제한으로 고통을 받기는 했지만, 영국을 비롯한 대부분의 나라들은 Lock Down을 시행했고 락다운이 되면 필수상점 외에는 모든 상점이 문을 닫는다. 영업시간 제한이 아니라 가게 문을 열지 못하는 것이다.

그 외의 항목은 과연 성공적인 K 방역이라고 자랑할 만 한가 의문이 든다. 몇가지 항목을 들어 짚어보자.

첫째 확진자 수 : 한국은 초기에 확진자 수에 상당히 큰 의미를 부과 했다. 우리는 몇명인데 너네는 몇 명이냐 라고 비교를 했다. 지금은 1일 확진자 기준으로 2등 3등을 합쳐도 따라올 수 없는 독보적인 최다 확진자 수 국가가 되었다. 우리나라도 이제는 확진자 수에 큰 의미를 두지는 않는것 같다. 영국은 처음부터 그랬다. 확진자 수를 매일 발표를 했지만 일종의 정책 지표로 사용했고 집단방역이나 풍토병화가 되기 전에는 그저 지나가는 과정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둘째 백신확보 및 치료제 확보 : 백신 확보 측면에서는 한국은 내세울 것이 없다. 영국의 경우 초기 아스트라제네카의 개발국가로서 백신에 부족함이 없었고, 이후에도 모더나와 파이자만 접종했지만 백신의 부족함은 없었다. 세계적으로 다른 나라에 백신기부를 제일 많이 한 나라는 영국이다. 치료제 확보에 있어서도 영국은 다른 나라보다 훨씬 빨랐다. 백신과 치료제에 있어서 초 강대국 미국의 위상은 다시 한번 빛을 발했고, 원래부터 미국과 친분이 있는 영국의 백신, 치료제 확보를 보며 역시 벼락치기 공부보다는 평소에 열심히 공부를 하는 것이 진짜 우등생임을 증명했다. 코로나 치료제는 MSD와 파이자의 제품이 앞서 나가는데, MSD는 미국 회사이지만 해외 법인 중 영국MSD의 기여도가 크고 영국에는 대규모 MSD 연구센터가 있다. 단순한 외교력의 문제가 아닌 것이다.

셋째 확진자 낙인 : 초기에 우리나라에서 코로나 확진자가 된 다는 것은 건강의 문제를 떠난 사회적 비난의 문제였다. 모든 동선이 노출되고 다수의 비난을 받았다. 영국사람이 보기에는 야만적인 현상이었다. 이제 인구의 1/3이 확진되니 그 비난이 멈추었다. 지금 비난이 멈춘 것을 보면 예전의 낙인이 더 야만적으로 느껴진다. 이제 다수가 되니 입장이 바뀐 것이다. 소수일때에는 차별하고 다수가 되면 힘을 얻는 것은 시스템이 아닌 힘의 논리만 작용하는 문명 이전의 야만의 시대에서나 볼 풍경이다.

K 방역은 자랑할 것이 아니라 많은 아쉬움이 있다. 그보다 먼저 왜 잘한 방역을 자랑해야 하는가? 다른 나라보다 감염자가 적고 사망자가 적다면 이걸 자랑해야 할 일인가? 만약 우리나라가 코로나로 사망자가 엄청나게 많다고 가정하고 생각해 보자. 이웃나라가 "너네는 코로나 사망자 엄청 많다며? 우리나라는 별로 없는데!" 라고 자랑을 한다면 우리는 어떤 기분이 들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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