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vs 빙그레, 올여름 빙과 시장 주인공은 누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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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vs 빙그레, 올여름 빙과 시장 주인공은 누구?
  • 안솔지 기자 digeut@cstimes.com
  • 기사출고 2022년 03월 28일 07시 5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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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트 냉장고에 진열된 아이스크림. [사진=안솔지 기자]
마트 냉장고에 진열된 아이스크림. [사진=안솔지 기자]

[컨슈머타임스 안솔지 기자] 제과와 푸드를 합쳐 몸집을 키운 롯데가 다시금 빙과시장 왕좌 '탈환'에 나선다. 롯데제과가 해태를 품은 빙그레에 맞서 똑같은 몸집불리기로 맞불을 놓은 것이다. 이로써 올 여름 빙과 시장은 몸집을 불린 두 기업의 치열한 양강 대결로 여느때보다 뜨거울 전망이다.

그간 국내 빙과 시장은 롯데제과, 빙그레, 롯데푸드, 해태아이스크림 4개사가 80%가 넘는 점유율을 차지하면서 다자 경쟁을 펼쳐왔다. 2019년 닐슨데이터 기준 시장 점유율은 롯데제과 28.5%, 빙그레 26.7%, 롯데푸드 15.5%, 해태아이스크림 14.0% 순이었다.

이러한 경쟁 체제에 균열을 가져온 것은 빙그레와 해태아이스크림이다. 2020년 빙그레가 해태아이스크림을 인수하면서 시장 점유율 40.7%로 업계 1위 자리를 꿰찬 것이다. 롯데제과는 빙그레에 맥없이 왕좌를 내줘야 했다.

지속된 시장 축소도 합병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동사(aT) 식품산업통계에 따르면 국내 빙과 시장은 2015년 2조원 규모에서 2020년 1조5432억원으로 지속적으로 줄어드는 추세다. 주 소비층인 저연령 인구 감소와 아이스크림 대체 식품 증가 등이 시장 축소의 원인으로 꼽힌다.

시장 축소로 경쟁이 심화되는 가운데 빙그레에 시장 1위 자리까지 내주자 위기에서 벗어나고자 롯데의 두 계열사가 합병을 결의한 것이다. 롯데제과와 롯데푸드는 오는 5월 27일 주주총회 승인을 거쳐 7월 1일 합병을 완료한다는 계획이다. 

롯데제과는 합병 직후 우선 중복된 사업이었던 빙과 조직을 통합하는 등 본격적인 빙과사업 경쟁력 강화에 나설 방침이다.

우선 기존에 각 사가 강점을 가지고 있던 카테고리별 핵심 브랜드 라인업은 강화하되 경쟁사 대응을 위한 구색 제품은 운영을 중단해 브랜드 및 재고관리코드(SKU) 효율화에 나선다. 

생산·물류 네트워크 최적화 작업도 함께 진행한다. 단기적으로는 롯데제과의 영등포·대전·양산공장과 롯데푸드의 천안공장 빙과 라인 운영의 효율성을 제고한다. 중장기적으로는 빙과 공장 통합 및 물류 네트워크 최적화를 진행할 예정이다.

계획대로 합병이 마무리된다면 롯데제과는 시장 점유율 44.0%로 다시금 1위 자리를 탈환하게 된다. 월드콘, 스크류바, 찰떡아이스, 돼지바, 구구콘 등 스테디셀러 제품군도 늘어나 매출도 늘어날 전망이다. 롯데제과와 롯데푸드의 지난해 빙과 사업 매출은 각각 4109억원, 2210억원 수준이다. 통합법인 출범과 함께 중복 조직이 정리되면 시장 경쟁력도 극대화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맞서는 빙그레는 기존 사업들에 집중하겠다는 입장이다. 메로나, 비비빅, 투게더, 슈퍼콘 등 히트 상품들에 집중하는 동시에 여름 신제품 출시를 통한 시장 점유율 확대 등 '하던 일'을 잘해서 롯데제과에 맞서겠다는 것이다. 지난해 연결 매출 1조1474억원을 기록해면서 '매출 1조 클럽'에 입성하기도 했다.

다만 속사정을 들여다보면 사상 첫 매출 1조원 돌파라는 기록을 세우고도 마냥 웃을 수 없는 빙그레의 민낯이 드러난다.

빙그레의 지난해 매출은 1조1474억원으로 전년 대비 19.6% 늘었으나 영업이익은 34.1% 감소한 262억원을 기록했다. 당기순손실도 193억원으로 적자 전환했다. 

해태아이스크림과의 합병 시너지 효과도 제대로 빛을 발하지 못하고 있다. 빙그레 인수 전부터 적자가 이어지던 해태의 수익성 개선 작업이 더딘 것이 이유다. 또 합병 이후에도 생산, 물류 등이 별도로 운영되고 있어 효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빙그레 측은 "지난해 원료 및 부자재 등 가격 인상과 공정위의 과징금까지 선반영돼 영업이익이 감소한 경향이 있다"며 "우선은 해태의 수익성 개선에 집중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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