둔촌주공 재건축, 조합-시공사업단 갈등 최고조…'파국' 맞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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둔촌주공 재건축, 조합-시공사업단 갈등 최고조…'파국' 맞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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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8월 당시 철거중이던 둔촌주공. [사진=연합뉴스]

[컨슈머타임스 장용준 기자] 공사비 증액 문제로 조합과 시공사업단(현대건설·HDC현대산업개발·대우건설·롯데건설) 간 갈등을 빚어왔던 서울 강동구 둔촌주공 재건축사업이 소송전으로 이어지면서 결국 파국을 맞을 가능성이 높아져가고 있다. 시공사업단은 4월 15일 공사 중단을 예고했고, 조합은 법원에 소송을 제기하면서 건널 수 없는 강을 건넌 분위기다.

이에 따라 둔촌주공 재건축사업은 계획됐던 상반기 분양과 내년 입주는 사실상 불가능해질 것으로 보여 결국 조합원들에게 피해가 돌아갈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둔촌주공 조합이 지난 22일 시공사업단을 상대로 서울동부지법에 공사비 증액과 관련한 계약변경무효확인 소송을 제기했다.

둔촌주공 재건축은 기존 5930가구를 1만2032가구로 탈바꿈하는 대형 사업이다. 업계에서는 완공 시 단일 단지로는 국내 최대 규모 아파트가 될 것으로 기대를 모은 바 있다.

앞서 조합은 지난 2019년 총회에서 전(前) 집행부가 공사비를 2조6000억원에서 3조2000억원으로 증액하는 내용의 '공사계약 변경의 건'을 의결하고, 2020년 6월 시공단과 해당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하지만 현 조합은 2019년 총회 의결 시 이전 조합 집행부가 한국부동산원의 공사비 검증 결과를 공개하지 않았다는 점을 들어 관련 절차와 내용이 부당하다며 계약 무효를 주장하는 입장이다. 

특히 조합 측은 "전임 조합장이 공사비증액계약을 임의날인했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같은 상황에 앞서 시공사업단은 지난 14일 강동구청과 주택도시보증공사(HUG) 서울북부지사에에 공사 중단을 예고하는 공문을 발송했다.

시공사업단은 공사중단 이유로 △조합이 2020년 6월 25일 체결한 5200억원가량의 공사비 증액 건을 인정하지 않는 점 △일반분양 지연으로 2년여간 1조6000억원으로 추산되는 사업비도 없이 사업을 진행해온 점 등을 제시했다.

이는 조합이 공사(변경)계약을 부정하면서 조합원 동·호수 추첨과 일반분양을 지금까지 진행하지 못해 착공 후 약 2년이 지난 지금까지 공사비를 한 푼도 받지 못했다는 주장으로 연결된다.

시공사업단 관계자는 "해당 사업의 사업주체(발주처)인 조합이 더 이상 공사를 지속할 근거조차 부정하고 있어 공사가 중단할 수 밖에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면서 "공사중단 예고 안내는 부득이한 결정 조합의 즉각적 조치가 없으면 다음달 15일부터 공사 중단을 강행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미 지난 2월 11일 조합에 같은 내용의 공문을 보냈으나 협으에 이르지 못했다는 것이 시공사업단의 주장이다.

[사진=연합뉴스]

조합과 시공사업단의 첨예한 대립이 이어지자 서울시는 지난해 말 양측에 코디네이터를 파견해 중재안을 내놓은 바 있다.

시 측은 당시 공사비 인상분에 대한 검증을 공신력 있는 기관에 의뢰할 것을 제안했으나 조합 측은 2016년 최초 계약에 근거해 가격 조정을, 시공단은 2020년 공사비변경계약을 토대로 할 것을 주장하는 기존 입장을 굽히지 않아 협의에 이르지 못했다.

이에 조합은 서울시 코디네이터 의견을 수용할 준비가 됐으나 시공단이 해당 계약을 인정하지 않으면 협상 자체를 하지 않겠다며 거부한 것이라고 정면으로 비판했다.

조합은 다음달 16일 정기총회에서 해당 계약 의결 취소의 건을 상정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공사 중단은 곧 계약 파기와 마찬가지인 만큼 시공사 재선정도 감수할 것이라는 입장이다.

업계에서는 양측의 법적 공방이 시작되고 시공사 재선정에 나서는 최악의 경우가 닥치면 올해 상반기 분양과 내년 입주를 예정했던 모든 계획이 일그러질 수밖에 없다고 전망한다.

당장 6000여명의 조합원과 4700가구의 일반분양을 손꼽아 기다리던 예비청약수요가 문제다.

지역의 한 부동산중개업자는 "오늘 하루만도 숱한 조합원들이 사무실에 들러 한탄을 하고 갔다"면서 "조합원과 예비청약자들의 경우 공사가 중단되면 당장 살 곳을 찾아야 할 형편인데 요즘엔 전세나 월세도 찾기가 쉽지 않다"고 우려했다.

시공사업단 관계자는 "공사중단 이유를 조합원에게 직접 알리기 위해 조합원 대상 설명회를 19일부터 열고 있다"며 "공기 지연과 공사 중단 등 현 상황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제공해 조합원 개개인의 사정에 맞춰 입주 계획과 자금 계획을 준비할 수 있도록 안내할 것"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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