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 길 먼 서울 '달동네' 재개발…정릉골‧백사 '가속도', 구룡‧성뒤 '주춤'
상태바
갈 길 먼 서울 '달동네' 재개발…정릉골‧백사 '가속도', 구룡‧성뒤 '주춤'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백사마을 [사진=연합뉴스]
서울의 마지막 달동네 중 한 곳인 백사마을. [사진=연합뉴스]

[컨슈머타임스 장용준 기자] 오세훈 서울시장과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재개발‧재건축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가운데 서울의 마지막 달동네로 불리는 정릉골, 백사, 구룡, 성뒤마을의 재개발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현재 정릉골은 다음달 시공사 입찰을 마감하고 6000억원대의 공사를 준비하는 등 순조로운 진도를 보이고 있다. 백사마을도 우여곡절 끝에 공사비를 검토중인 단계다.

반면 강남 노른자위로 꼽히는 구룡마을은 무허가 판자촌에 살고 있는 원주민과 토지보상 문제 협의 등 난제가 쌓여있다. 성뒤마을도 보상 단계에서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다는 평가다.

18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서울 성북구 정릉골구역 재개발 조합은 지난 11일 시공사 선정을 위한 현장설명회를 연 결과 GS건설‧대우건설‧포스코건설‧현대건설‧대우산업개발‧SK에코플랜트‧한화건설 등 8개 건설사가 참여했다.

조합은 현장설명회가 성공적으로 마무리됐다고 판단해 예정대로 다음달 26일 오후 4시 조합사무실에서 입찰을 마감한다는 계획이다.

입찰에 참여 건설사는 보증금 700억원을 입찰마감 전까지 현금 또는 이행보증증서로 납부해야 한다. 컨소시엄 참여는 불가하다.

정릉골구역 재개발사업은 성북구 정릉동 일원 20만3857㎡ 부지에 용적률 96.73%를 적용해 지하 2층~지상 4층 규모의 공동주택 80개동 1411가구 및 부대복리시설 등을 짓는 프로젝트다. 예정공사비는 6027억8792만6730원이며 3.3㎡당 공사비는 740만927원이다. 조합원수는 649명이며 일반분양 물량은 781가구 규모다.

정릉골은 기반시설이 열악하고 노후화한 불량건축물이 밀집해 있는 데다 개발제한구역이 있는 난개발 지역이었다. 지난 2003년 11월 개발제한구역에서 해제되면서 정비사업이 기지개를 켰고, 2012년 8월 정비구역으로 지정됐다.

재개발사업 방향이 고층아파트가 테라스하우스와 복층 구조의 저층 타운하우스 단지로 조성되는 점도 특징이다. 북한산 자연경관지구라는 특성 때문에 용도지역 및 용적률 규제가 커서 저밀도 쾌적한 주거타운으로 사업방향이 정해진 것이다.

2017년 6월 조합설립인가가 나온 데 이어 지난해 말 사업시행인가도 마치면서 다음달 입찰까지 앞두면서 사업이 가속도를 내고 있다는 평가다.

또 하나의 달동네인 노원구 중계동 일대의 백사마을 재개발 사업은 그동안 표류해 왔던 사업이 정상궤도를 찾아가는 중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이 사업은 노원구 중계동 일대에 공동주택 1953가구와 공공임대주택 484가구 등 총 2437가구를 조성하는 프로젝트다.

1960년대 후반 서울 용산, 청계천, 안암동의 철거민들이 모여 만들어진 백사마을은 2008년 1월 개발제한구역이 해제된 이후부터 재개발 이야기가 오갔다. 지난 2009년 서울시가 이곳을 정비구역으로 지정하고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사업시행자로 참여하면서 급물살을 타는 듯 했다.

하지만 주거지 보전사업으로 인한 사업성 저하 논란이 수면 위로 떠오르며 2016년 LH가 시행자 자격을 포기하면서 긴 시간 표류해 왔다.

이후 서울주택토지공사(SH)가 새로운 사업시행자가 되면서 지난해 3월 사업시행인가를 받고, 12월 공동주택 구역을 GS건설이 시공을 맡으면서 본궤도에 오르고 있다. 다만 공사비 검토 문제로 주거지 보전사업 구역은 아직 시공사가 정해지지 않으면서 사업 지연 우려가 나오기도 했다.

이에 대해 SH공사 측은 "지난해 12월 서울시에 공사비 내역을 보냈고, 이달 중순 이후 다시 서울시 심사가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고 밝힌 바 있다.

재개발이 제자리걸음 중인 구룡마을.
재개발이 제자리걸음 중인 구룡마을.

정릉골과 백사마을의 재개발이 본 궤도에 오르고 있는 동안 강남구 구룡마을과 서초구 성뒤마을은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다.

구룡마을은 강남의 노른자위로 불리지만 무허가 주택 원주민과 토지주 등 당사자들의 이해관계 충돌, 토지보상 등의 문제로 개발이 표류하고 있는 상황이다.

앞서 서울시는 지난 2020년 26만6502㎡ 부지엔 최고 35층 주상복합 974가구, 최고 20층 아파트 1864가구 등 총 2838가구의 주택 등을 조성한다는 내용의 실시계획을 인가했으나 진척이 없다.

정비업계의 한 관계자는 "이대로라면 서울시와 SH공사가 계획한 올해 착고, 2025년 사업 완료는 물 건너 간 상황"이라며 "토지보상과 새 삶의 터전 문제로 빚어진 이해충돌의 골이 너무 깊어 해결책이 나오기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서초구 방배동 성뒤마을도 상황은 비슷하다.

1960∼70년대 강남개발로 생긴 이주민이 정착한 이 마을은 해마다 재해 위험이 언급되지만 첫 삽도 뜨지 못한 채 뒤처지고 있다.

앞서 서울시는 재개발을 통해 940가구를 수용하고자 하는 계획을 세우고 2019년 안에 보상 절차를 끝내고 2020년 착공 예정이었지만 토지보상 문제가 걸림돌이 되고 있다.

구룡마을과 성뒤마을은 김헌동 SH공사 사장과 서울시가 추진하고 있는 '반값 아파트'의 유력 후보지로 꼽히기도 한다.

SH공사는 이르면 올해 상반기 중 서울 핵심 지역에 반값 아파트를 공급하기 위한 부지 선정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이 부지 후보군 가운데 두 곳도 포함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구룡마을은 과거 강남구청이 서울시에 구룡마을 개발계획에 수서역 임대주택 물량을 포함시키고 수서역 인근에는 교통시설 이용객을 위한 휴식공간을 조성해야 한다는 제안을 한 바 있어 반값아파트 부지로 선정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나온 바 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투데이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