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S 자충수' 삼성전자, 성난 민심에 고개 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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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OS 자충수' 삼성전자, 성난 민심에 고개 숙였다
  • 이화연 기자 hylee@cstimes.com
  • 기사출고 2022년 03월 17일 07시 5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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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수원컨벤션센터에서 개최된 '삼성전자 제53기 정기 주주총회'에서 DX부문장 한종희 부회장이 경영현황에 대해 설명하고 주주들의 질문에 답변했다.
한종희 삼성전자 부회장은 16일 주주총회에서 경영현황에 대해 설명하고 주주들의 질문에 답변했다.(사진=삼성전자)

[컨슈머타임스 이화연 기자] 삼성전자의 제53기 정기 주주총회를 관통하는 키는 '소액주주와의 소통'이었다.

최근 노태문 사장(MX사업부장)이 '역대 최고 성능'이라고 강조했던 갤럭시S22 시리즈가 GOS 논란을 일으키며 신뢰도를 떨어트렸다. 설상가상으로 주총 하루 전날인 15일 주가는 6만원대로 마감했다.

500만 동학개미들의 성난 민심을 다스리기 위해 한종희 부회장이 고개를 숙였으며 로봇, 메타버스 등을 적극 육성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삼성전자는 16일 경기 수원컨벤션센터에서 제53기 정기 주주총회를 열고 △재무제표 승인 △사내·사외이사 선임 △감사위원회 위원 선임 △이사 보수한도 승인의 건을 원안대로 처리했다.

지난 6일부터 15일까지 전자투표를 진행했음에도 주주총회 현장에는 지난해(900명)보다 2배 가까이 많은 1600여명의 주주가 걸음해 높은 관심을 증명했다.

주주들은 주총 현장에서 GOS 논란을 비롯해 주주가치 제고 노력, 노사의 임금 협상 등에 대해 날카로운 질문을 쏟아냈다. 다만 주총은 큰 소동 없이 비교적 차분한 분위기에서 마무리됐다.

한종희 부회장(DX부문장)과 경계현 사장(DS부문장)이 사업부문별 경영 현황에 대해 설명하고 주주들의 질문에 답변했다.

특히 한종희 부회장은 이날 주총에서 GOS 관련 질문을 받은 뒤 90도로 인사하고 "주주와 고객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 송구하다"며 사과했다.

그는 "GOS에 대해 사죄도 했고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도 진행한 만큼 제품이 많이 팔리는 데 지장이 없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삼성전자 53기 정기 주주총회 현장(사진=삼성전자)
삼성전자 53기 정기 주주총회 현장(사진=삼성전자)

GOS는 게임의 해상도 등을 인위적으로 낮춰 스마트폰의 과열을 막아주는 기능이다. 기존에는 유료 앱 등으로 우회해 GOS를 비활성화 할 수 있었기 때문에 크게 문제되지 않았다.

다만 갤럭시S22 시리즈부터는 운영체제(OS)가 안드로이드12 기반의 '원UI 4.0'으로 업데이트 되면서 우회가 불가능해졌다.

비난이 쏟아지자 삼성전자는 지난 10일 오후 GOS 기능을 우회할 수 있도록 갤럭시S22 시리즈와 갤럭시탭S8 시리즈 등의 소프트웨어 업그레이드를 진행했다.

그럼에도 전자기기 성능 측정 사이트 '긱벤치'가 갤럭시S22와 갤럭시탭S8을 평가 목록에서 제외했으며 사용자들의 불만도 여전하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삼성전자의 표시광고법 위반 의혹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다.

이날 주총 현장에는 GOS 기능과 관련해 집단소송을 준비하는 커뮤니티들이 트럭시위를 진행했다. 전국삼성전자노조는 주총 시작 전 'GOS사태의 근본 원인인 노태문 삼성전자 사내이사의 선임을 철회하라'고 적힌 플래카드를 들고 시위를 진행했다.

노태문 사장의 사내이사 선임을 반대하는 의견과 관련해 한종희 부회장은 "노태문 후보는 2013년 이후 최고의 실적을 만들어낸 뛰어난 경영자이자 모바일 시장에서 새로운 성장 기회를 창출할 수 있는 최고의 적임자"라며 "MX사업부의 글로벌 경쟁력을 지속 강화시킬 것으로 기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삼성전자는 이날 주총에서 메타버스와 로봇 등을 신성장 동력으로 적극 육성하겠다는 비전도 공개했다.

한종희 부회장은 주총 인사말에서 "신사업 발굴의 첫 행보는 로봇 사업"이라며 "로봇을 고객 접점의 새로운 기회 영역으로 생각하고 전담 조직을 강화해 로봇을 신사업으로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 부회장은 "고객이 언제 어디서든지 메타버스 경험을 할 수 있게 최적화된 메타버스 디바이스와 솔루션을 개발하겠다"고도 언급해 조만간 결실이 공개될 것으로 추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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