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엔드가 뭐길래"…정비사업 수주 딜레마 빠진 건설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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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엔드가 뭐길래"…정비사업 수주 딜레마 빠진 건설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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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정비사업 수주전에서 건설사들의 하이엔드 브랜드 적용이 늘고 있다. [사진=김지훈 기자]

[컨슈머타임스 장용준 기자] 도시정비사업에서 대형 건설사 간 수주경쟁이 치열해져 가면서 조합의 하이엔드 브랜드 단지 요구도 커져가는 분위기다. 대형 건설사들은 당초 서울 강남권 핵심 단지 위주로 선별해 적용하던 '아크로' '디에이치' '써밋' 등의 브랜드를 수주 의지에 따라 부산을 시작으로 주요 지방광역시로 확대해 나가고 있다.

아울러 특별한 하이엔드 브랜드를 보유하지 않은 대형 건설사들과 중견‧지방건설사들까지도 브랜드 리뉴얼과 함께 적용을 고민하는 상황이다. 이에 업계에서는 '하이엔드' 브랜드가 더 이상 특별한 의미가 아닌 '트렌드'로 맞춰가는 딜레마에 빠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현대건설은 최근 광주 광천동 재개발과 대전 장대B구역 재개발사업을 수주하기 위해 각각의 조합에 모두 하이엔드 브랜드 '디에이치'를 제안했다.

두 사업지는 지방에서 진행되는 도시정비사업 가운데 드물게 공사비 1조원 이상의 대형 사업지라는 점이 이같은 하이엔드 브랜드 적용을 결정하게 한 요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광천동과 장대B구역에 디에이치를 제안했다"면서 "1차 입찰에 두 곳 다 단독입찰이 진행돼 유찰됐지만 이달 내 2차 입찰이 있을 것이고 수주를 자신한다"고 설명했다.

앞서 지방 광역시에 하이엔드 브랜드가 적용된 곳은 부산이다. 지난해 1월 부산 우동1구역 재개발 사업에 DL이앤씨가 자사 하이엔드 브랜드 '아크로'를 적용하면서부터 서울 강남권과 한남3구역 등 랜드마크에만 내걸던 전통이 깨졌다는 분석이다.

이어 대우건설 '써밋'이 지난해 3월 대연3구역 재개발사업에 적용됐고, 올들어 현대건설 '디에이치'까지 적용되고 나면 대형건설사부터 중견건설사까지 하이엔드 브랜드 적용을 통한 지방광역시 랜드마크 깃발 꽂기 붐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대형건설사들이 부산과 광주, 대전 등 지방광역시로 하이엔드 브랜드 적용을 확대하는 이유는 결국 사업성에 따라 각 지역광역시까지는 랜드마크 깃발을 꽂고 자사의 브랜드타운을 형성할 수 있다는 확장성에 있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이제 더 이상 서울 강남과 한강변으로 디에이치 적용을 제한하지 않을 것"이라며 "사업성이 있고 상징성이 보장된다면 지방광역시 범위까지는 충분히 디에이치를 적용을 고려할 수 있다"고 밝혔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지난해를 기점으로 도시정비시장이 확대되면서 서울뿐만 아니라 지방광역시에도 큰 규모의 사업들이 늘어나 건설업계도 기존과 다른 전략을 들고 나와야 하는 숙제가 있다"며 "하이엔드 브랜드는 이제 건설사만의 의지가 아니라 조합의 요구로 커져가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다만 하이엔드 브랜드 제안이 늘어나는 만큼 그 희소성과 상징성은 점점 더 줄어들어 단순히 트렌드로 소모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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