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장 영향 없다지만…" 대러 제재에 현지 진출 식품기업 '초긴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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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장 영향 없다지만…" 대러 제재에 현지 진출 식품기업 '초긴장'
  • 안솔지 기자 digeut@cstimes.com
  • 기사출고 2022년 03월 07일 08시 0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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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제과의 러시아 현지 초코파이 광고 속 장면 [사진=롯데제과]
롯데제과의 러시아 현지 초코파이 광고 속 장면 [사진=롯데제과]

[컨슈머타임스 안솔지 기자]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침공을 단행한 지 열흘이 넘어가는 가운데 우리나라도 국제사회와 함께 대(對)러 제재 수위를 높여가고 있다. 이에 따라 러시아 시장에 진출한 국내 식품기업들의 불안감도 커지고 있다.

미국 등 서방국가들의 러시아 국제은행간통신협회(SWIFT·스위프트) 퇴출 등으로 인해 현지 기업활동이 위축될 수 있다는 것이다. 

전쟁 상황과 대러제재가 장기화될 경우 업계 전반적으로 수요가 위축되고 루블화 가치 하락으로 제품 가격 경쟁력이 낮아질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됐다.

현재 국내 식품 기업 중에는 대표적으로 오리온, 롯데제과, 팔도, 롯데칠성음료 등이 러시아 시장에 진출해 있다. 

이들 기업은 당장 대러 제재에 따른 영향은 없지만 현지 상황을 예의주시하며 대응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오리온의 경우 지난해 러시아 법인 매출액이 31.4% 성장한 1170억원을 달성했다. 현지 제과시장 진출 이래 사상 처음으로 연 매출 1000억원을 돌파한 것이다. 

'초코파이情'은 러시아 국민 간식으로 꼽히는 만큼 오리온 현지 법인 중 가장 많은 12종을 생산·판매 중이다. 생산량 증대를 위해 올해 상반기 내 완공을 목표로 트베리주 크립쪼바에 신공장도 건설 중이다. 

오리온 관계자는 "러시아 법인은 현지에서 생산·판매돼 대러제재에 따른 리스크는 없다"고 설명했다. 또 "현재 3개월 치의 원부자재를 확보하고 있고 신공장 건설도 정상적으로 진행될 것"이라며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를 대비해 중국 법인 등을 통해 원부자재를 수급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오리온은 당초 이를 통해 초코파이 공급량을 확대하고 다양한 제품군을 선보여 중앙아시아와 유럽 진출을 적극 공략한다는 계획이었으나 국제 정세 악화로 목표 달성이 쉽지 않아 보인다.

롯데제과는 지난해 약 500억원의 연 매출을 기록한 데 이어 올해는 러시아 시장에 적극적인 투자를 예고했다. 

러시아 칼루가주에 위치한 초코파이 공장에 약 340억원을 투자해 생산 라인 및 창고 건물을 증축했다. 생산 능력을 늘려 안정적으로 물량을 공급해 판매 확대를 꾀한 것이다. 

또 올해 상반기 중 '몽쉘'의 러시아 현지 생산·판매를 시작하고 현지에서 20% 이상 성장하겠다는 목표를 발표했지만 이 또한 낙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롯데제과 관계자는 "특별한 동향 없이 현지 생산·영업 활동이 정상 진행되고 있어 당초 목표치를 조정할 정도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롯데칠성음료는 밀키스와 레쓰비 등의 음료를 수출하고 있다. 밀키스는 현재 러시아 내 유성탄산음료 판매 1위를 차지하고 있고 지난해 250ml 환산 기준 6360만캔이 수출됐다. 

롯데칠성은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 주재 사무소를 운영 중이며 현지 공장은 없는 상황이다. 밀키스 등의 경우 국내에서 생산해 수출하고 있다. 또 러시아 극동지역의 은행과 거래하고 있어 스위프트 제재 대상에 포함되지 않아 금융거래상 문제도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롯데칠성음료 관계자는 "상황을 예의주시하면서 현지 파견 주재원 및 현지 직원들의 안전에 차질이 없도록 만전을 기할 것"이라고 말했다.

각각 '도시락'과 '마요네즈'로 러시아 시장을 사로잡은 팔도와 오뚜기의 경우 당장 현지 사업에 차질이 없어 상황을 모니터링하고 있는 정도다. 

식품업계의 한 관계자는 "식품업의 경우 통상 원부자재 수개월 치를 미리 확보해두고 있어 다른 산업에 비해 대러제재의 여파가 당장 나타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사태가 장기화될 것에 대비해 루블화 환율 추이, 현지 동향과 파급 영향 등을 살피는 동시에 대응책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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