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반도체난 뚫고 전기차 라인업 확대 승부수
상태바
현대차, 반도체난 뚫고 전기차 라인업 확대 승부수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현대자동차가 지난해 사상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사진=연합뉴스]

[컨슈머타임스 장용준 기자] 현대차가 주요 증권사들의 컨센서스대로 제네시스와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등의 판매 호조로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를 기반으로 올해는 차량용 반도체 공급난을 뚫겠다는 의지도 드러냈다. 아울러 전기차를 중심으로 한 친환경차 라인업 확대를 통해 글로벌 시장에서의 점유율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전 수준까지 끌어올리겠다는 승부수를 띄웠다. 

현대차는 지난해 4분기 경영실적 컨퍼런스콜에서 올해는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의 점진적인 개선과 반도체 부족 사태의 안정화로 글로벌 자동차 수요가 반등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특히 지난해 글로벌 자동차 시장의 위기를 불러온 차량용 반도체 수급난이 올해 3분기부터는 정상화될 것이라는 전제에서 올해 판매전략을 짠 것으로 보인다. 

서강현 현대차 재경본부장(부사장)은 "1분기에는 오미크론 변이 확산과 주요 브랜드들의 재고 확보 목적 상향 주문 영향으로 공급부족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면서도 "2분기에는 점진적인 수급 상황 개선세를 예상하고 있고 반도체 업체들의 설비증대 효과가 예상되는 3분기에 수급 정상화를 전망하고 있다"고 밝혔다.

앞서 현대차는 지난해 차량용 반도체 수급차질로 연간 판매 가이던스인 400만대에 못미치는 판매고(389만726대)를 기록한 바 있다. 이는 동남아시아에 코로나19 델타변이 확산으로 인한 반도체 후공정 생산 차질이 영향을 미친 것이다. 

하지만 올해엔 차량용 반도체 수급이 2분기에 점진적 개선돼 3분기에는 정상화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와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판매 수준을 회복하겠다는 빅 피처가 그려진 것으로 풀이된다.

현대차는 올해 가이던스를 글로벌 도매판매 432만대, 2021년 대비 매출액 13~14% 성장, 영업이익률 5.5~6.5%로 잡았다. 

특히 판매목표치(432만대)는 전년보다 11%나 늘어난 것으로 코로나 이전이랄 수 있는 2019년(442만대) 판매 수준이다. 자동차 투자규모 또한 9조2000억원으로 계획돼 지난해(8조9000억원)보다 3000억원가량 증가했다.

친환경차 판매량 추이. [그래픽=연합뉴스]
친환경차 판매량 추이. [그래픽=연합뉴스]

올해 현대차의 판매 목표에서 가장 중점을 둔 것은 친환경차다. 전년 대비 33.8% 증가한 56만4000대를 목표치로 잡았는데 이 가운데 전기차가 22만대로 전년보다 56.3%나 증가한 것이다.

서 부사장은 "올해 하반기 아이오닉 6를 출시하는 등 친환경차 라인업 확대를 중심으로 올해 판매 전략을 수립했다"면서 "미국, 서유럽, 중국 등 주요 글로벌 시장에 제네시스 GV60, GV80 EV, GV70 EV를 순차 출시해 전기차 라인업을 강화하겠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현대차는 올해 하반기부터 미국 공장에서 싼타페 하이브리드(HEV)를 현지 생산해 증가하는 미국 내 HEV 수요를 맞추고 공급량을 확대할 계획이다.

서 부사장이 밝힌 미국, 유럽 등 주요 시장에서 친환경차 점유율 확대안은 미국 시장에 아이오닉6를 비롯해 제네시스 GV60, G80 EV, GV70 EV 등의 전기차를 순차적으로 내놓고 바이든 행정부의 친환경차 정책 강화에 적극 대응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통해 올해 미국 내 친환경차 판매는 전년 대비 45%, 제네시스는 7% 증가할 것이라는 게 현대차의 기대다.

흥미로운 건 현대차가 반도체 수급난과 관련해서도 단순히 시기를 기다리는 게 아니라 자체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는 점이다. 

최근 조성환 현대모비스 최고경영자(CEO)가 사내 임직원을 대상으로 한 타운홀 미팅에서 반도체 부서 격상을 언급한 것이 시그널로 비친다. 이는 구매, 품질 등으로 나뉘어져 있는 반도체 팀을 사업부 혹은 부문급으로 묶겠다는 의지로 보인다.

자동차업계에서는 현대차가 현대모비스 양대 사업부문 중 하나인 모듈 및 부품제조부문 산하에 반도체 사업부로 승격 편입하거나 현대오트론과 통합하는 방안을 고민하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현대모비스의 반도체 구매능력과 오트론의 설계·제조 역량, 남양연구소의 개발능력을 톱니바퀴처럼 맞물리게 해서 지금과 같은 위기에 대처한다는 것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이번 컨퍼런스콜에서 반도체 수급난 해결을 전망한 만큼 현대모비스가 2분기에 이와 관련한 조직개편을 단행할 수도 있다"면서 " 정의선 회장이 미래 모빌리티에 진심이고 전기·자율주행차 개발도 적극적인 만큼 차량에 들어가는 반도체의 내재화가 앞당겨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투데이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