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비권 행사' 해병대 김상병, 총기난사 아닌 '단발조준' 사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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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묵비권 행사' 해병대 김상병, 총기난사 아닌 '단발조준' 사격
  • 강윤지 기자 yjkang@cstimes.com
  • 기사출고 2011년 07월 05일 12시 1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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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일 오전 서울 국방부에서 열린 해병대 총기사고 진행경과 브리핑에서 공개된 총기 사고현장 사진.

지난 4일 해병대 2사단의 강화군 해안소초에서 부대원들을 향해 K-2 소총을 쏜 이유에 대해 묵비권을 행사하고 있는 김모 상병(19)이 총을 단발로 조정해 발사한 것으로 확인됐다.

해군 수사대장 권영재 대령은 5일 "현장에 있던 총기는 단발로 조정돼 있었고 사망자의 신체 부위를 검시한 결과 난사는 없었다"고 조사결과 브리핑을 통해 밝혔다.

그는 또 "현재까지 사고 원인은 사고자의 개인적 심리적 문제에 비중이 있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면서도 "부대와 관계된 부분도 있는지 함께 조사 중"이라고 말했다.

평소 행동에 문제점이 발견돼 소속부대 내부적으로 '일반 관심사병'으로 분류됐던 김 상병은 사건 당일 소초장과의 면담이 있었다는 사실과 달리 2주 이상 전에 면담한 것으로 파악됐다.

일반 관심사병은 입대 전 인성검사에서 위험도가 높게 나오거나 부대 생활을 하면서 제대로 적응하지 못한 병사들을 말한다. 김 상병은 정신병력은 없었지만 인성검사 테스트에서 관심소견이 식별됐다.

권 대령은 "사건 직전 김 상병의 입에서 술 냄새가 나고 몸을 비틀거리며 얼굴이 상기되어 있었다는 부대원 모 이병의 진술이 있었다"며 "부대 내에서 술병을 발견했지만 사고자가 마신 것인지에 대해서는 지문을 채취해 감식을 의뢰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해병 수사반이 김 상병의 사물함에서 3페이지 가량의 편지형식 메모와 유서형식 메모지를 발견했지만 유서형식의 메모지가 김 상병의 것인지에 대해서는 추가 확인이 필요한 것으로 전해졌다.

메모장에서 김 상병은 "내가 싫다. 문제아다. 나를 바꾸려고 하는 사람이 한두 명이 아니다. 학교에서 선생님에게 반항했던 사회성격이 군대에서 똑같이 나오는 것 같다. 선임들이 말하면 나쁜 표정 짓고 욕하는 내가 싫다"라고 심경을 토로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김 상병이 총기를 절취할 수 있었던 것은 부대의 총기관리의 허술함으로 드러났다.

권 대령은 "2명이 상하로 자물쇠를 분리 보관해야 하는데 1명이 관리한 것으로 식별됐다"면서 총기 보관함의 열쇠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았음을 밝혔다.

앞서 김 상병은 부대원들을 향해 총을 쏜 후 수류탄을 터뜨려 자살을 시도했지만 부상만을 입고 국군대전병원으로 이송됐다. 이후 그는 진술을 거부하면서 난동을 부려 진정제와 수면제 등을 맞은 것으로 전해졌다.
 
컨슈머타임스 강윤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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