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학규-정동영 '얼굴 맞대고 얼굴 붉혔다'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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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학규-정동영 '얼굴 맞대고 얼굴 붉혔다' 왜?
  • 이건우 기자 kwlee@cstimes.com
  • 기사출고 2011년 07월 02일 16시 0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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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민주당 손학규 대표와 정동영 최고위원이 얼굴을 맞대고 얼굴을 붉혔다.

손 대표가 지난달 28일 간 나오토(菅直人) 일본 총리와의 면담에서 북한 문제와 관련, "북한의 개혁ㆍ개방을 위해 인내심을 갖고 계속 설득할 필요가 있지만 인권, 핵, 미사일 개발 문제는 단호하게 대처해야 한다"며 '원칙있는 포용정책'을 제시한 것을 두고 정 최고위원이 공개적으로 정체성 논란을 제기한 게 발단이 됐다.

정 최고위원은 최고위원회의에서 "`원칙있는 포용정책'이라는 말은 햇볕정책의 취지에 수정을 가하는 변형된 오해를 줄 수 있다"면서 "`원칙있는 포용정책'은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의 워딩으로, 마치 햇볕정책 노선이 원칙 없는 포용정책 아니냐는 오해를 불러일으킨다는 점에서 바로 잡아야 한다"고 포문을 열었다.

굳은 표정으로 듣고 있던 손 대표는 "`원칙없는 포용정책'은 `종북(從北)진보'라는 오해를 살 수 있다. 북의 세습이나 핵개발을 찬성ㆍ지지할 수는 없는 일"이라면서 "`종북진보'에 대해 색깔론을 제기할 생각은 없지만 민주당은 분명히 다르다"고 반격했다.

이에 정 최고위원은 "당 정책강령은 햇볕정책을 한 자, 한 획도 수정하지 말고 계승하라는 정신을 담고 있다. 포용정책은 시대착오적인 세습체제를 찬성ㆍ찬양하는 정책이 아니다"면서 `종북진보'란 표현에 대한 취소를 요구했다.

양측은 최고위원회의 이후에도 '장외 설전'을 이어갔다.

이용섭 대변인은 기자간담회를 자청, "`원칙 있는 포용정책'은 햇볕정책이자 평화번영의 정책"이라며 "손 대표 발언은 그야말로 지난 10년간 국민의 정부, 참여정부가 추진해온 햇볕정책을 그대로 이어간다는 뜻"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포용정책이 무비판적 종북주의가 아니라 원칙있는 햇볕정책이라는 것을 강조한 발언"이라며 "오늘 일은 오해로 인해 빚어진 해프닝"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정 최고위원은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지난해말 손 대표가 `햇볕정책이 만병통치약이 아니다'라고 했을 때만 해도 실수로 넘어갔지만 외국 정상에게 강령에 벗어나는 말을 해서 되겠느냐"며 "끝까지 문제제기를 할 것이며 `종북진보'라는 표현에 대해 사과를 받아낼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정 최고위원의 이날 공격은 정체성 문제를 놓고 손 대표를 견제, 선명성을 부각시키려는 차원으로 풀이되며 향후 노선 갈등이 격화될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되고 있다.

컨슈머타임스 이건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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