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 금리 상승에도 변동금리 비중 80% 육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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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출 금리 상승에도 변동금리 비중 80% 육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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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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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슈머타임스 이연경 기자] 올해 은행 대출금리가 1%포인트(p) 가까이 뛰었지만, 금리 상승 충격이 그대로 반영돼 변동금리 비중이 오히려 11%포인트나 늘었다.

28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예금은행의 10월 가계대출 금리(가중평균·신규취급액 기준)는 연 3.46%로 집계됐다. 작년 12월(2.79%)과 비교해 올해 들어서만 0.67%포인트 뛰었다.

이처럼 금리 상승 추세가 뚜렷하면 일반적으로는 앞으로 커질 이자 부담을 고려해 변동금리보다 고정금리를 찾는 금융소비자가 늘어난다. 변동금리란 시장금리를 반영해 일정 주기별로 약정금리가 변하는 금리다.

하지만 같은 기간 예금은행 가계대출 중 변동금리 비중은 68.1%(작년 12월)에서 79.3%(올해 10월)로 오히려 11.2%포인트나 늘었다. 변동금리 비율은 지난 6월 81.5%로 2014년 1월(85.5%) 이후 7년 5개월 만에 정점을 찍었다. 이후 9월 78.6%까지 낮아졌지만, 10월 다시 79.3%로 반등했다.

대출금리가 본격적으로 상승기에 진입했는데도 대출자들이 변동금리에 몰리는 것은 현재의 금리 차이 때문이다. 지난 26일 기준 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의 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신규 코픽스 연동)는 연 3.440∼4.981% 수준이다. 주택담보대출 혼합형(고정형) 금리의 경우 연 3.820∼5.128%로, 하단과 상단 기준으로 변동금리보다 각 0.380%포인트, 0.147%포인트 높다. 이달 1일에는 4대 은행의 주택담보대출 고정금리(3.970∼5.377%)가 변동금리(연 3.310∼4.814%)보다 약 0.6%포인트나 높았다.

이와 같이 고정금리가 변동금리를 크게 웃도는 것은 금리 결정 구조와 은행들의 정책적 판단의 결과다. 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의 기준인 코픽스의 경우 한 달 주기로 예금(수신) 금리 등 조달 비용을 반영해 바뀌지만, 고정금리는 은행채 등 금융채를 기준으로 삼기 때문에 거의 매일 시장금리 상승의 영향을 직접적으로 받는다. 따라서 요즘 같은 금리 상승기에는 대체로 고정금리의 상승 속도가 변동금리보다 빠르다.

여기에 은행들도 향후 시장금리 상승에 대비해 정책적으로 고정금리의 가산금리를 높여왔다. 금리 상승에 따른 위험 부담이 갈수록 커지는 만큼 은행으로서는 고객에 일부를 분담시킬 수밖에 없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내년 기준금리가 0.25%씩 두, 세 차례 더 인상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며 "만약 세 차례 오르면 변동금리의 경우 0.75%포인트 정도 추가 상승 요인이 생긴다"고 말했다. 이어 "결국, 당장 0.5%포인트 안팎 더 싸다고 변동금리가 장기적으로 더 유리하다고 볼 수는 없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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