쾌:젓가락 괴담 경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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쾌:젓가락 괴담 경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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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쓰다 신조 외 4명 / 비채 / 1만9800원

[컨슈머타임스 이연경 기자] 국가를 막론하고 묘한 미신 또는 터부가 따라붙는 일상적 사물에서 다섯 작가는 저마다 가장 자신 있는 형태와 질감으로 '괴담'을 떠올려냈다.

소원을 비는 의식을 하던 중 벌어진 초현실적 사건을 그리는 환상 소설 <젓가락님>부터 젓가락 수수께끼를 풀기 위한 두 남녀의 치열한 추리게임 <산호 뼈>, 연인의 죽음 이후 드리운 정체불명의 위협에서 벗어나기 위한 미스터리 추적극 <저주의 그물에 걸린 물고기>, 젓가락의 몸을 빌려 현현한 사회의 저주를 향한 날카로운 한 방 <악어 꿈>, 괴담에서 파생된 저주의 오랜 비밀을 밝히는 탐정들의 합동 수사일지 <해시노어>까지.

《쾌:젓가락 괴담 경연》의 다섯 단편 속 모든 인물은 '젓가락'에 저마다의 욕망을 담아 의식을 치른다. 기도 끝에 누군가는 구원을 받고 또 누군가는 저주의 수렁으로 빠져든다. 그리고 일상적 사물은 주술적 대상으로 변모하고 동시에 소설은 '무시무시한 괴담'으로서 독자를 새롭게 매혹한다. 책장을 덮고 나면 매일 손에 쥐고 입에 넣던 젓가락이 어쩐지 서늘하게 느껴질지도 모를 일이다.

다섯 가지 이야기는 독립적으로 존재하면서도 서로 유기적으로 연결된다. 앞쪽 단편에 등장한 인물이 후속 단편에 재등장해 새로운 서사를 이끌고, 다 풀린 줄 알았던 비밀은 다시 낯선 진실과 이어지며 새로운 차원을 향해 뻗어나간다. 정교하고 치밀한 설계를 바탕으로 절묘하게 연동되는 이야기의 향연에 빠져 있노라면 다섯 작가가 얼마나 빼어난 이야기꾼인지 다시금 경탄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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