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일저축은행 뱅크런 쓰나미… '콩으로 메주 쑤어도 안 믿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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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일저축은행 뱅크런 쓰나미… '콩으로 메주 쑤어도 안 믿어'
  • 김한나 기자 hanna@cstimes.com
  • 기사출고 2011년 05월 05일 15시 2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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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콩으로 메주를 쑤어도 안 믿는다'  '금융기관도 금융당국도 못 믿겠다'

부산저축은행 금융비리 사건으로 저축은행에 대한 예금자들의 불안이 갈수록 높아지는 가운데 제일저축은행 임직원이 금품을 받고 거액을 불법 대출한 사건이 발생하자 이 은행 일부 지점에 대량 예금인출(뱅크런) 인파로 북새통을 이뤘다.

정상 영업 중인 제일저축은행 서울 중구 장충동 지점에는 4일 오전 9시께부터 예금을 찾으려는 고객 300여명이 한꺼번에 몰려 들었다.

이른 새벽부터 달려와 번호표를 받은 고객부터 뒤늦게 소식을 듣고 합류한 고객까지 수백 명이 뒤엉켰다. 오후 4시 무렵이 되었을때 대기표는 이미 1900번을 넘어섰다. 이는 다음 주 후반이나 돼야 예금을 찾을 수 있는 순번이다.

이날 제일저축은행계열 10개 영업점에서 전날 600억원 가까운 예금이 인출된 데 이어, 이날은 1100억원이 훨씬 넘는 돈이 빠져나간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데 제일저축은행은 기본적으로 부실 때문에 영업정지된 부산저축은행 등과는 전혀 다른 경우. 임원 1명이 부동산개발업체에 600억원을 대출해주는 조건으로 금품을 수수한 사실이 드러나 검찰수사를 받게 된 데서 예금인출사태는 시작됐다.

제일저축은행 측은 이날 "이번 사건은 부산저축은행과는 본질적으로 다른 사안"이라는 안내문을 내붙였지만 허사였다.

금융감독원과 예금보험공사 직원들이 직접 지점에 나가 "저축은행 유동성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고 필요하면 당국도 자금을 지원할 것"이라고 설득했고, 심지어 사건을 수사중인 의정부지검 고양지청까지 보도자료를 내 "수사는 어디까지나 개인비리에 한정된 것"이라고 해명했지만 불안감을 떨치게하진 못했다.

예금자 이모(48.여)씨는 "부산저축은행 사건 때문에 불안감이 크다. 은행 측이 자세한 얘기를 해주지 않아 불안하다"라며 "5천만원 예금 전액을 찾으려는데 오늘 찾을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송파구 가락동의 이 은행 본점 역시 이날 아침부터 발 디딜 틈이 없을 정도로 돈을 찾아 가려는 손님이 몰렸다.

오후 2시15분 기준으로 번호표는 2938번까지 발부됐으나 은행 직원은 고작 200번대 고객을 상담하고 있었다.

주부 장모(52)씨는 "일단 5천만원 넘는 것만 찾으려고 왔는데 손님이 밀려 11일에 오라고 한다. 부산저축은행처럼 영업정지가 된 게 아니라 별일 없을 거라고 생각하다가 그래도 불안해서 왔다. 가슴이 두근두근한다"며 불안감을 감추지 못했다.

컨슈머타임스 김한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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