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가 발견한 가장 무겁고 안정적인 반(反)물질 원자핵인 '반물질 헬륨4'를 부산대 물리학과 유인권(44) 교수 연구팀을 비롯한 국제 공동연구 그룹이 세계 최초로 발견해 화제다.
세계적인 과학저널 '네이처(Nature)' 최신호에는 유인권 교수팀 등 12개국 500여명의 과학자로 구성된 중이온 충돌실험에 관한 국제연구그룹 'STAR 콜라보레이션 연구팀'이 미국 내 중이온충돌기(RHIC)를 이용한 '고에너지(핵자당 200GeV 및 62GeV) 금핵-금핵 충돌실험' 내용을 담은 논문이 실렸다.
유인권 교수팀이 세계 최초로 발견한 '반물질 헬륨4' 원자핵은 반-알파 입자로도 불리며 발견될 확률이 헬륨4 원자핵보다 100만분의 1 이하로 예측될 정도로 희귀한 것이다.
이는 물질의 가장 기본적인 소립자 '쿼크'의 반물질인 '반쿼크' 12개 혹은 또 다른 반물질인 반양성자와 반중성자가 2개씩 묶여야 나타날 수 있는 것으로 그 동안 극한의 상황에서 수조 분의 1초가량 존재할 수 있는 것으로 예측됐을 정도다.
그런데 이번 실험을 통해 'STAR 연구팀'이 해당 물질을 무려 18개나 검출한 것이다.
물리학의 가장 큰 수수께끼는 우주의 어마어마한 에너지가 빅뱅을 통해 물질과 반물질을 똑같이 만들었을텐데 세상에는 물질만 남고, 반물질은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STAR 연구팀'은 그 반물질이 인류의 예측보다 광범위하게 존재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셈이다.
이번 성과는 우주에서 일어날 수 있는 완전히 새로운 현상들을 포함한 광범위한 과학적 탐구에도 상당한 의미가 있다.
올해 국제우주정거장에 설치돼 우주로부터 날아오는 반물질을 탐색하게 될 AMS(Alpha Magnetic Spectrometer) 실험과도 직결돼 있기 때문이다.
유 교수는 "이번 발견은 반물질이 생각보다 많이 존재한다는 것을 보여준다"면서 "공상과학으로까지 연결하자면 반물질로만 구성된 우주의 존재를 예상할 수 있고, 이 반물질 우주와 물질 우주가 만나면 모두 사라진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12개국 54개 연구기관의 500여명의 과학자로 구성된 'STAR연구팀'은 미국의 에너지국(DoE)을 비롯해 세계 각국의 지원을 받아 중입자 충돌시험 등 우주의 시초와 물질을 탐구하는 국제공동연구그룹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유 교수팀이 한국연구재단의 지원 아래 유일하게 참여하고 있으며, 이번 네이처 논문에는 공저자로 유 교수와 대학원생 오근수, 최경언씨가 참여했다.
컨슈머타임스 강윤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