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페이 날개 꺾였다…마이데이터 사업 '뒷걸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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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페이 날개 꺾였다…마이데이터 사업 '뒷걸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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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파이낸셜·토스, 마이데이터 우위 선점 예상
카카오페이·네이버·토스.
카카오페이·네이버·토스.

[컨슈머타임스 이연경 기자] 카카오페이가 대주주 적격성 심사에 가로막혀 결국 마이데이터(신용정보관리업) 본허가 획득에 실패했다. 이 가운데 네이버파이낸셜·토스 등 유력한 경쟁 후보들이 먼저 마이데이터에 진출해 카카오페이를 앞지를 전망이다.

금융위원회는 지난달 총 28개 기업에 대해 마이데이터 사업 본허가를 승인했다. 통과된 기업은 국민·농협·신한·우리·SC제일 등 은행 5곳과 네이버파이낸셜·비바리퍼블리카(토스) 등 핀테크 14곳, 국민카드·우리카드 등 여전사 6곳, 미래에셋대우 등 기타업종 3곳이다.

카카오페이는 이번 심사에서 통과하지 못했다. 카카오페이의 2대 주주인 중국 앤트그룹에 대한 적격성 여부가 확인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카카오페이는 지난해 12월 마이데이터 예비허가 심사를 신청했으나, 대주주 관련 서류제출 미비로 보류 당했다. 금융당국은 대주주 적격성 여부가 확인되면 심사를 재개한다는 입장이다.

카카오페이는 오는 5일부터 마이데이터 관련 서비스를 제공할 수 없게 됐다. 구체적으로 자산관리서비스 중 은행, 카드, 투자, 보험, 대출, 현금영수증 통합조회 기능 등이 중단된다. 이에 따라 3500만명에 달하는 카카오 가입자들의 불편이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카카오페이 관계자는 "기존 마이데이터 유관 서비스 일시 중지와 관련해 고객들에게도 안내할 계획"이라며 "고객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다양한 방법을 강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마이데이터 사업은 은행이나 카드, 보험, 통신사 등에 흩어진 금융소비자 거래 정보를 모아 한눈에 볼 수 있도록 제공하고, 알맞은 상품을 추천해 주는 서비스다. 현재 시장 규모는 20조원으로 향후 더 확장될 전망이다.

마이데이터 사업의 최대 수혜자일 것으로 여겨졌던 카카오페이가 고배를 마시면서 경쟁사들은 카카오페이를 제치고 빠르게 시장을 선점할 수 있게 됐다.

특히 카카오페이와 같은 '빅테크' 기업인 네이버파이낸셜과 토스가 두각을 나타낼 것으로 보인다. 빅테크는 막강한 플랫폼을 바탕으로 고객의 금융 정보뿐만 아니라 구매 내역, 선호 상품, 취향 등 비금융 데이터까지 끌어 모으기에 유리하다.

네이버파이낸셜은 올해 금융·비금융 기업과의 협업을 더욱 강화할 예정이다. 우선 자체 부동산 데이터를 분석해 매물 추천, 세무 상담 등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지난해에는 미래에셋대우와 손잡고 '네이버통장'을 내놓기도 했다.

토스는 자동이체와 대출 추천, 부동산 소액투자 기능 등을 도입하며 '종합 금융플랫폼'으로서의 역할을 공고히 하고 있다. 2018년 자회사 GA(법인보험대리점) '토스인슈어런스'를 설립한 데 이어 지난해에는 LG유플러스 전자지급결제대행(PG) 부문을 인수해 '토스페이먼츠'를 선보였다.

뿐만 아니라 토스는 올해 토스증권과 토스뱅크 출범을 앞두고 있다. 토스증권의 경우 메뉴의 구성이나 명칭, 투자 정보의 탐색 등 주요 서비스를 완전히 새롭게 구성해 투자 입문자를 사로잡겠다는 전략이다. 이는 카카오페이뿐만 아니라 전통 금융사들에게도 큰 위협으로 작용할 수 있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금융사들이 새해부터 마이데이터 경쟁에 뛰어들어 고삐를 늦추지 않고 있다"며 "마이데이터 사업은 얼마나 빠르게 편리하고 혁신적인 서비스를 제공해 고객을 선점하느냐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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