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칠성, 주류 사업 전열 가다듬기…올해는 다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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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칠성, 주류 사업 전열 가다듬기…올해는 다를까
  • 이화연 기자 hylee@cstimes.com
  • 기사출고 2021년 01월 14일 08시 1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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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슈머타임스 이화연 기자] 3년째 적자가 지속되고 있는 롯데칠성음료(대표 박윤기) 주류 부문이 새해를 맞아 대대적인 변화를 꾀하고 있다.

소주 '처음처럼'은 정체성을 강화하기 위해 도수를 업계 최저 수준으로 낮추고 맥주는 위탁생산(OEM) 가능성이 언급돼 기대감을 자아낸다. 새롭게 수장에 오른 박윤기 대표의 리더십에도 관심이 쏠린다.

롯데칠성음료 주류 부문은 지난해 3분기까지 누적 영업손실 274억원으로 적자를 벗어나지 못했다. 하지만 지난해 3분기에는 2017년 1분기 이후 14분기만에 영업이익이 흑자로 돌아서는 등 '청신호'가 감지됐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롯데칠성은 주류부문은 지난해 3분기 9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 매출은 5.0% 증가한 1718억원이었다. 이 가운데 소주는 747억원, 맥주는 283억원으로 각각 3.7%, 42.5% 증가했다.

롯데 계열사라는 점에서 일본 제품 불매운동의 대상에 올랐던 '흑역사'를 지워내고 코로나19로 늘어난 홈술족을 겨냥한 것이 실적 개선 요인으로 꼽힌다.

한유정 대신증권 연구원은 "'처음처럼 플렉스' '클라우드 생 드래프트' 등 저도주, 홈술 추세에 부합한 변화가 긍정적인 영향을 준 것으로 풀이된다"고 분석했다.

특히 올해는 코로나19 장기화로 가정시장 선점 중요성이 커진 가운데 박윤기 신임 대표가 지휘봉을 잡은 첫 해여서 더욱 큰 기대감이 쏠린다.

박윤기 대표는 1994년부터 롯데칠성에 몸담은 정통 롯데맨으로 글로벌 음료 영업에 잔 뼈가 굵은 것으로 알려졌다. 1970년생으로 비교적 젊은 CEO로 평가 받는다.

박 대표 체제에서 롯데칠성 주류부문이 처음 꺼내든 카드는 '리뉴얼'이다.

롯데칠성은 주력 제품인 '처음처럼'의 도수를 기존 16.9도에서 16.5도로 낮췄다. 이는 시판 중인 소주 중 가장 낮은 수준이다. 도수를 내려 주정(酒精) 값을 절감하려는 것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 롯데칠성 측은 "소주 저도화 트렌드를 이끌어나가기 위함"이라고 선을 그었다. 실제 소비자 조사에서도 부드러운 소주를 원하는 소비층이 많았던 것으로 파악했다.

이에 따라 기존 '처음처럼 순한'(16.5도)과 '처음처럼 진한'(20도)도 순차적으로 리뉴얼을 단행할 계획이다.

처음처럼의 경우 기존 모델 수지와 계약이 만료됨에 따라 새로운 모델로 블랙핑크 제니를 발탁할 것이라는 이야기도 돌고 있다.

이와 함께 관련 법령 개정으로 주류 위탁생산(OEM) 가능성이 제기돼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정부가 지난해 7월에 발표한 '주류 규제 개선방안'에 따르면 주류 공장은 주류 외에 식품·화장품 등을 생산하거나 OEM 사업을 하는 것이 허용된다.

최근에는 품귀 현상을 일으키고 있는 CU의 수제맥주 '곰표 밀맥주'를 롯데칠성이 위탁생산하게 됐다는 소식이 전해져 화제를 모았다. 지난해 5월 출시된 곰표 밀맥주는 연말까지 200만개를 돌파할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다.

심은주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맥주 OEM 생산이 본격화되면 롯데칠성의 맥주 가동률은 전년 대비 40~50% 상승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롯데칠성 관계자는 "맥주 OEM을 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된 것은 맞지만 구체적으로 시행령이 나온 것은 아니어서 특정 브랜드를 언급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며 "많은 제안이 들어왔고 시너지가 날 수 있는지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처음처럼은 도수 인하로 부드러운 소주 이미지를 가져가고 모델 교체 역시 검토 중인 부분"이라며 "클라우드 생은 지난해 홈술족을 겨냥해 '슬릭캔'으로도 출시했으며 출고가가 낮은 점 등을 강조하면서 가정시장을 공략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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