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복 밟으려다 '고개 숙인' 이부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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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복 밟으려다 '고개 숙인' 이부진
  • 최미혜 기자 choimh@cstimes.com
  • 기사출고 2011년 04월 13일 17시 3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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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유의상 문전박대… 여론 뭇매에 '물의 일으켜 죄송' 사과문

   
 
신라호텔이 한복 차림의 고객을 출입 제한시킨 것으로 드러나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다.  

'위험한 옷', '부피감 때문에 타인에게 방해가 된다'는 제한배경이 수면위로 떠오르면서 온라인은 그야말로 신라호텔 '안티' 현장으로 물든 상태다. 

 

이부진 신라호텔 사장이 직접 사과, 파문이 일단락되는 분위기나 호텔 측의 '황당한' 출입 규정을 둘러싼 논란은 쉽게 사그라지지 않을 전망이다.

 

"한복이 위험한 옷이라는 얘기 들어 본 적 없다"

 

13일 인터넷 포털싸이트 실시간 검색어 순위 상위권에 '신라호텔'이 이름을 올렸다. 한복을 입은 고객출입을 제한한 호텔의 행태가 온라인상에 공개된 직후다.

 

공교롭게도 문전박대를 당한 손님은 영화 '스캔들''쌍화점'의 의상을 디자인한 유명 한복 디자이너 이혜순씨. 이러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이번 논란은 더욱 가열되는 분위기다.

  

이씨는 최근 저녁모임 참석을 위해 신라호텔의 뷔페식당 '더 파크뷰'를 찾았지만 발조차 들여놓을 수 없었다.

 

호텔 측 직원이 "드레스 코드가 맞지 않는다"며 한복을 입은 이씨의 입장을 막았기 때문이다. 이 직원은 "우리 호텔에는 드레스 코드가 있다. 한복과 트레이닝복을 입은 사람은 출입이 안 된다"고 주장했다.

 

이어 "한복은 위험한 옷"이라며 "부피감이 있어 다른 사람을 방해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씨는 "지금까지 국내외 많은 식당을 다녔지만 한복이 위험한 옷이라는 얘기는 들어 본 적이 없다"고 항의했다. 헛수고였다.

 

호텔 측의 응대에 한복디자이너로서 수치심을 느낀 이씨는 즉시 돌아서 나왔다. 

 

이부진 신라호텔 사장이 이번 문제와 관련해 직접 사과했다는 내용의 언론 보도가 나왔지만 업체 측을 비꼬는 네티즌들의 의견은 봇물처럼 터져 나왔다.

 

네티즌들은 "조선시대 한복을 입으면 신라호텔에 갈 수 없는 것이냐", "이태리 장인이 한땀 한땀 수를 놓지 않은 한복이었나 보다", "한복이 위험하면 신라호텔은 정문에 있는 기왓장도 당장 내려야 하는 것 아니냐"는 등의 반응을 보였다.

 

연예인들도 가세했다.

 

개그맨 이병진과 배우 김여진도 신라호텔 한복 차림 출입금지 논란에 대해 쓴 소리를 내뱉었다.

 

이병진은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신라호텔에서 클럽 정모를 한 번 할까 한다. 일요일 낮에 점심이나 먹자" "다들 한복을 입고 오기 바란다"고 말했다.

 

김여진은 "누군가 신라호텔 레스토랑에서 밥을 사준다고 할까 미리 고민하고 있다" "장덕의녀 버전으로 갈 것인가, 정순왕후 버전으로 갈 것인가"라고 밝혔다.

 

 
◆ 신라호텔, 전통복식 한복 홀대
?…고개 숙인 이부진

 

비판여론이 확산되자 신라호텔은 임직원 일동 명의로 '물의를 일으켜 정중히 머리숙여 사과드린다'는 내용의 사과문을 보도자료로 배포했다.

 

신라호텔 관계자는 "음식을 직접 가져다 먹어야 하는 뷔페의 특성 때문에 지난해부터 한복을 입은 고객에게 일일이 (불편이 생길 수 있다는) 안내를 해주는 상황"이라며 "이런 조치는 다른 고객이 한복에 걸려 넘어지거나 한복이 밟히는 등 고객간 불만사항이 생겼기 때문"이라고 해명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신라호텔이 전통복식인 한복을 홀대한다는 인식이 소비자들 사이에 확산되고 있어 업체 측은 이번 사건과 관련해 한동안 진통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컨슈머타임스 최미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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