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익공유제 이건희 회장 발언에 재계 "역시…속이 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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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익공유제 이건희 회장 발언에 재계 "역시…속이 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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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슈머타임스 인터넷뉴스팀]재계는 초과이익공유제에 관한 이건희 삼성 회장의 발언을 두고 "할 말을 했다"는 반응이면서도 혹시 있을지 모를 후폭풍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모습이다.

그동안 재계는 정운찬 동반성장위원장이 제기한 이익공유제에 대해 내부적으로 "생소하고 황당한 반시장적 개념"이란 반응을 보이면서도 정부와의 마찰을 우려해 이를 공개적으로 표출하는 것은 삼가왔다.

그러나 이 회장이 전혀 예상치 못했던 시점에 상상을 뛰어넘는 직설적 어법을 동원해 이익공유제를 강력 비판하자 "속이 시원하다" "역시 이건희 회장이다"는 반응을 보이며 환영했다.

한 대기업 고위 임원은 11일 "이건희 회장의 발언이 사실상 재계의 입장을 정확히 반영한 것"이라며 "다만 이익공유제가 정부의 공식 입장이 아니라 정 위원장 개인의 아이디어 수준이었기 때문에 공식적 반응을 자제해왔던 것"이라고 말했다.

또다른 대기업 임원도 "우린들 이건희 회장과 생각이 다르겠느냐"면서도 "정부와 불필요한 마찰을 빚고 싶지 않기 때문에 공개적인 입장표명을 하지 않았던 것일 뿐"이라고 토로했다.

전국경제인연합회와 대한상공회의소 등 대부분의 경제단체들도 공식적인 입장표명만 자제해왔을뿐 사실상 이익공유제에 대해서는 반대 입장을 직간접적으로 표명해왔다.

양금승 전경련 중소기업협력센터 소장은 "이익공유제에 대해 뚜렷한 개념이 없는 상태에서 이익을 나누겠다는 것 자체가 시장 원리에 맞지 않는다"며 "기업들이 자발적으로 하고 있는 상생 정책에 세제 등 각종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방식이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재계에서는 과거 이건희 회장이 '기업은 2류, 행정은 3류, 정치는 4류'라고 했던 이른바 '베이징 발언' 이후 큰 곤욕을 치렀던 기억을 떠올리며 이번 이익공유제 관련 발언이 또다른 '설화(舌禍)' 사건으로 비화되지나 않을지 불안해하고 있다.

더구나 이 회장이 이익공유제에 관한 언급에 이어 현정부의 경제성적이 "낙제는 아니다"고 발언한 데 대해 청와대가 불쾌한 반응을 보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후폭풍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재계의 한 고위 임원은 "재계에 몸담고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기업인이 정부 정책에 대해 대놓고 입바른 소리를 했다가는 어떤 결과를 낳게 되는지 너무나 잘 알고 있다"며 "이 회장의 발언이 엉뚱한 결과를 낳게 되지는 않기를 바랄뿐"이라고 우려했다.

전경련 관계자는 "우리 경제와 나라가 잘되는 쪽으로 생산적인 논의가 이뤄지는 것이 바람직하지 이를 정부와 재계간 갈등구조로 몰아가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정부에서도 이 회장의 충정과 진의를 헤아려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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