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걸 산은 회장 연임…꼬인 실타래 풀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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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걸 산은 회장 연임…꼬인 실타래 풀까
  • 임이랑 기자 iyr625@cstimes.com
  • 기사출고 2020년 09월 11일 07시 5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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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나항공·KDB생명·대우조선해양·키코 사태 등 과제 '산더미'
▲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
▲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

[컨슈머타임스 임이랑 기자] 이동걸 KDB산업은행 회장이 연임됐다. 이 회장의 임기는 지난 10일 만료될 예정이었다. 이 회장이 연임됨에 따라 다시 3년간 산은을 이끌게 됐다. 

이 회장은 지난 2017년 9월 산은 회장에 부임한 이래로 △한국GM △금호타이어 △STX조선해양 등 굵직한 구조조정을 나름대로 성공적으로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또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으로 인해 어려움을 겪는 기업들을 지원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회장이 연임을 하면 넘어야 할 산이 많다는 지적이 나온다. △아시아나항공 △대우조선해양 △라임펀드 △출자사 정리 등은 이 회장이 산은을 이끄는 동안 진전된 것이 없다.

업계에서는 HDC현대산업개발과의 아시아나항공 M&A 협상이 무산된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따라서 이 회장은 아시아나항공을 '일시적인 국유기업'으로 안착시켜야 한다.

현재 아시아나항공 M&A는 채권단의 발표만 남은 상황이다. 일각에서는 오는 11일 산업경쟁력강화 관계장관 회의를 개최해 아시아나항공에 대한 지원방식을 결정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 자리에서 이 회장은 협상이 무산된 아시아나항공에 대한 대책을 내놓을 것으로 알려졌다.

KDB생명과 계열사인 KDB인베스트먼트로 이관시킨 대우건설 등 산은 출자사에 대한 정리작업도 남아있다. 이 회장은 적자로 매각을 하더라도 임기 중 많은 출자사를 정리하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KDB생명의 경우 여전히 매수자도 구하지 못하고 있는 상태다.

대우조선해양 매각은 더욱 복잡하다. 앞서 이 회장은 "대우조선해양 매각을 성공한다면 임기 중 가장 큰 성과가 될 것"이라고 발언한 바 있다.

지난 2019년 1월 31일 산은은 대우조선 매각을 기습적으로 발표했다. 이어 3월 산은은 대우조선해양 보유주식 전체(약 2조1000억원)를 현대중공업이 새롭게 출자한 중간 지주회사인 한국조선해양에 현물 출자하기로 하는 계약을 일방적으로 체결했다.

그러자 대우조선해양 노조가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 대우조선해양 노조는 지난 2일 이 회장의 연임 반대 입장문을 내고 "오로지 재벌만을 위한, 재벌을 중심에 둔 특혜 매각을 통해 조선산업의 근간마저 뒤흔들고 있다"고 비판했다.

노조는 "국민 세금으로 재벌에게 선심 쓰는 이동걸, 무능함의 끝을 보여주는 산업은행장 이동걸의 연임은 있어서는 안되며 국책은행장의 책임을 감당할 수 있는 산업은행장 선정을 강력히 요구한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금융권에선 산은의 대우조선해양의 일방적인 매각계획이 노조와 지역민들의 감정을 자극했다는 평가와 함께 매각작업 또한 순탄치 않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환매가 중단된 '라임펀드' 피해자 배상도 매듭지어야 한다. 산은에서 라임펀드에 투자한 고객은 26명이다. 이 중 18명에 대한 분쟁은 종료됐고 나머지 8명 중 6명은 화해절차, 2명이 소송을 진행 중이다.

산은은 라임자산운용 펀드 판매사 중 후발로 참여했고 판매규모는 시중은행보다 적다. 이미 부실을 인지하고 판매를 중단한 시중은행과 달리 뒤늦게 판매에 참여했다는 점에서 산은 또한 비판을 피해갈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또한 키코사태의 불씨가 아직 꺼지지 않은 것도 이 회장에게는 부담이다. 이 회장은 키코 사태와 관련해 문재인 대통령에게 항명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다. 지난 2017년 더불어민주당 적폐청산위원회는 키코사태를 금융분야의 적폐로 규정했다. 금융감독원도 키코사태에 대해 '불완전판매 배상결정'을 내리며 사태가 해결될 듯 보였다.

하지만 산은은 금감원의 결정을 불수용했다. 이 회장은 공식 석상에서 "키코는 불완전판매가 아니다"며 배상할 의지가 없음을 분명히 했다. 산은은 키코사태 배상을 위한 은행협의체에도 불참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산은 내부적으로도 이 회장이 외풍에 흔들리지 않는다는 점을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연임 됐다는 것 자체가 기존에 산적해 있는 문제들의 해결 방식에 큰 변화를 주지 않겠다는 신호가 아니겠냐"며 "두 번째 임기를 시작한다해서 불완전판매 논란 및 기업 구조조정에 대한 태도가 바뀌진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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