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 금융지주, 상반기 실적에 '안도'…하반기에도 웃을까
상태바
4대 금융지주, 상반기 실적에 '안도'…하반기에도 웃을까
  • 임이랑 기자 iyr625@cstimes.com
  • 기사출고 2020년 07월 29일 08시 08분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하반기 반전 기미 없어…코로나19 2차 대유행시 '타격' 받을 수도
사진=KB국민은행 여의도 본점 전경
사진=KB국민은행 여의도 본점 전경

[컨슈머타임스 임이랑 기자] 올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하 코로나19)에 초저금리 여파가 겹친 가운데도 국내 4대 금융지주의 상반기 실적은 선방했다는 평가다.

이는 금융지주의 핵심 계열사인 은행의 이자이익이 줄지 않았다는 점과 '동학개미운동'이 금융지주의 실적을 견인했다는 해석이다.

지난 21일 KB금융지주를 시작으로 23일 하나금융지주, 24일 신한금융지주, 27일 우리금융지주가 잇달아 올해 상반기 실적을 발표했다.

KB금융은 올해 상반기 당기순이익 1조 7113억원을 기록했다. 당초 시장에서는 KB금융이 올해 2분기 전년 동기 대비 11% 감소한 8822억원의 실적을 기록할 것이라 예상했다. 그러나 KB금융은 2분기에만 9818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거뒀다.

이어 신한금융도 시장의 전망치를 웃도는 2분기 실적을 보였다. 신한금융의 당기순이익은 8731억원으로 기존 시장의 예상치인 8551억원보다 5% 웃도는 실적을 기록했다.

특히 하나금융의 실적은 '어닝 서프라이즈'라고 불릴 정도다. 하나금융은 시장에서 2분기 6169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할 것이라 전망했지만 실제 2분기 6876억원을 포함하여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1조3446억원을 기록했다.

우리금융은 4대 금융지주 중 유일하게 하락세를 보였다. 시장에선 우리금융의 올해 2분기 실적을 4568억원으로 예상했지만 1423억원에 그쳤다. 그러나 우리금융은 사모펀드 사태 및 코로나19를 대비한 선지급비용 등을 제외할 경우 전년과 비슷한 수준의 실적을 기록했다.

이처럼 국내 4대 금융지주가 예상외의 선전을 한 것에 대해 금융권에서는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충격이 예상보다 적었다고 분석했다.

김기환 KB금융 부사장 겸 CFO는 컨퍼런스콜에서 "코로나19에 따른 경기침체에 대한 건전성 우려가 많았지만 은행의 연체율이나 부실채권(NPL) 비율은 양호하다"며 "경기 둔화에 대비해 잠재 부실 여신을 강화하고 시뇽도를 점검하는 프로세스를 고도화하는 등 선제적으로 건전성을 관리하고 있다"고 말했다.

여기에 4개 금융지주들이 실적을 방어하기 위해 대손충당금 적립을 확대한 것도 영향을 미쳤다. 대손충당금을 쌓을 경우 수익성에는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지만 건전성 지표는 높아진다. 금융당국이 대손충당급 적립 등 손실흡수능력을 주문한 것도 이번 실적에 영향을 줬다.

신한금융은 올해 2분기 5387억원의 대손충당금을 쌓아올리며 국내 금융지주 중 가장 많은 충당금을 적립했다. 이어 △하나금융 4322억원 △우리금융 3356억원 △KB금융 2060억원 순이다.

또한 코로나19로 촉발된 '동학개미운동'도 금융지주의 실적에 긍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했다. 하나금융의 하나금융투자는 올해 2분기 연결기준 당기순이익이 125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9% 증가했다. KB증권의 2분기 당기순이익은 150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무려 70.7%가 상승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기본적으로 올해 상반기 금융지주의 실적은 핵심 계열사인 은행으로 들어오는 이자이익이 줄지 않았다는 점"이라며 "가계대출과 대기업·중소기업대출이 증가한 게 원인"이라고 말했다.

이어 "라임·DLF 사태 등으로 인해 비아지이익이 감소했지만 동학개미운동으로 인해 증권사를 보유한 금융지주사들은 충분히 이를 상쇄했다"고 언급했다.

하지만 올해 상반기 금융지주사들이 어려운 대외적 여건을 견디며 실적을 방어했음에도 불구하고 하반기 전망은 어둡다는 전망이 나온다. 대표적으로 9~10월 코로나19 2차 대유행이 발생할 경우 금융지주사들은 타격을 받을 수 밖에 없다는 예상이다.

증권사 관계자는 "올해 하반기는 반전의 기미가 없다"고 잘라 말하며 "이미 금융지주사들은 상반기에 엄청난 충당금을 쌓았다. 만약을 대비해서 쌓아뒀지만 의료계에서 주장하는 코로나19 2차 대유행이 발생할 경우 건전성과 리스크 관리에 문제가 생길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2차 대유행이 시작되면 이자상환유예 등의 상황으로 번질 가능성이 있다"며 "이는 산업계 전체가 흔들리고 이로 인한 악영향이 금융지주사들에게 미칠 것"이라고 덧붙였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투데이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