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엽기홍보' 전략…네티즌 낚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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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엽기홍보' 전략…네티즌 낚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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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로드뷰에 광화문 사옥 '발' 왜곡…"문제여부 논의"

 


[컨슈머타임스 최미혜 기자] 다음커뮤니케이션의 온라인 지도서비스 '로드뷰'에 등장하고 있는 '발 달린 건물'의 실체가 드러났다. KT가 극비리에 추진하고 있는 마케팅 전략인 것으로 8일 확인됐다.

 

문제는 지방 거주자로 추정되는 일부 네티즌들 사이에 실제 존재하는 건물로 인식되고 있다는 것. 사용자들의 오인 개연성을 염두에 두지 않은 무분별한 마케팅 방식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방송통신위원회는 이를 염두에 둔 듯 마케팅 적절성에 대한 검토의사를 밝혔다. 경우에 따라 파열음이 일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KT 측은 '모르쇠'로 일관, 빈축을 사고 있다.   

 

다음 "밝히기 어려워"… KT "모르는 일"

 

최근 한 포털싸이트 게시판에는 "아이폰을 가지고 놀다 발견했다"는 글과 함께 사람의 발 모형이 건물 전체를 떠받치고 있는 듯한 모습의 사진이 공개됐다.

 

서울특별시 종로구 사직동 일대를 다음 '로드뷰'로 검색하면 등장하는 '발 달린 건물'에 대한 네티즌들의 관심은 뜨겁다 못해 폭발적이었다.

 

문제의 건물 사진은 온라인 상에 공개된 지 하루 만에 각종 블로그, 카페, 트위터, 페이스북 등을 통해 빠르게 확산됐다.

 

하지만 일부 왜곡된 건물 정보를 제공한 다음 측은 문제의 사진이 노출된 사실을 인지한 후에도수정 작업은 물론 이렇다 할 입장 표명도 하지 않았다. 

 

다음 관계자는 "(발 달린 건물 사진이 노출된) 원인을 내부적으로 알고 있지만 지금 밝히기는 어렵다""곧 밝혀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해킹이나 조작에 의한 문제는 아니고 이번 사진과 관련해서는 KT 측이 입장을 밝힐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이번 사건과 관련해 '바통'을 넘겨 받은 KT 측은 난감한 표정을 지었다. 문제의 사진에 대해 아는 바가 없다는 사실을 강조했다.

 

이 곳 관계자는 "다음이 그렇게(KT 측이 입장을 밝힐 가능성이 높다) 얘기 했냐""내부적으로 입장 발표를 준비하고 있지도 않다"고 해명했다.

 

또 이 관계자는 "이번 사진 노출이 '마케팅'과 관계된 것은 아닌지 담당부서에 확인해봤지만 아니었다"고 설명했다.

 

KT가 의도적으로 문제의 사진을 노출한 것은 아니라는 얘기다.

 

실마리는 뜻밖에 방통위에서 풀렸다.

 

방통위 측은 '발 달린 건물' 사진이 다음 '로드뷰'를 통해 노출되고 있다는 본보의 문제 제기 이후 확인 작업에 착수했다.

 


◆ 방통위 "이용자 오해 할 수 있어…추후 논의"

 

방통위 관계자는 "다음 측에 확인한 결과 문제의 사진은 KT가 진행하는 마케팅의 일환 이었다""KT에서 이번 사진과 관련해 보도자료를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고 말했다.

 

또 이 관계자는 "지도를 통해 잘못된 정보를 제공하는 마케팅 기법에 문제의 소지가 있지는 않냐"는 기자의 질문에 "(지도 서비스) 이용자들이 오해를 할 수 있다. 다만 이런 마케팅 방법이 처음 시도되는 것이라 (문제 여부에 대해서는) 추후 논의가 이뤄질 것 같다"고 답했다.

 

여러 정황을 종합해 볼 때 '발 달린 건물' 사진 노출은 KT가 내부적으로도 '쉬쉬'하며 비밀리에 진행하는 '마케팅'으로 굳어지는 모양새다. 다음도 이러한 사실을 알고 로드뷰를 통한 '왜곡된' 정보 제공에 동의했을 것이라는 추측이 가능하다.

 

다만 KT의 마케팅 기법이나 건물에 달린 ''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등은 베일에 쌓여있다.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실제 지도를 왜곡하면서 잘못된 정보를 제공하는 마케팅 방법을 두고 의문부호가 제기됐다.

 

직장인 강모씨는 "서울에 '발 달린 건물'이 새로 지어진 줄 알고 그냥 웃어 넘겼다""주위 사람들은 단순 합성 사진으로 알고 있는 경우가 많지만 일부는 실제 '존재한다'고 믿는 것 같다"고 말했다.

 

대학생 김모씨는 "KT가 새로운 마케팅 기법을 도입하며 빚어진 '단순 해프닝'으로 볼 수도 있지만 실제 지도를 왜곡했다는 점은 문제가 있는 것 같다""KT'무리수' 마케팅에 여러 이용자가 '낚인 것' 같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다음 서비스 이용자들에게 '혼동'을 초래했다는 사실 자체가 불쾌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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