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석] 구본기 생활경제연구소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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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석] 구본기 생활경제연구소 소장
  • 임이랑 기자 iyr625@cstimes.com
  • 기사출고 2020년 07월 16일 08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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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트코로나 이후 투자보다는 생존"
구본기 생활경제연구소 소장

[컨슈머타임스 임이랑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하 코로나19)의 확산은 우리나라 경제 패러다임을 바꿨다. 언택트 문화와 함께 위기를 맞은 주식시장에서 개미투자자들은 기회를 잡겠다며 '동학개미운동'이라는 신조어를 만들어 내기도 했다. 아울러 코로나19 시국에 발표된 6·17 부동산 정책은 2030의 '내 집 마련의 꿈'을 없앴다는 평가도 나온다.

이처럼 주식·부동산 등 대표적인 투자처가 혼돈을 맞이한 상황에서 구본기 생활경제연구소장은 '돈'에 있어 보수적인 관점을 견지해야한다고 주장한다. 포스트 코로나 이후 일반 개인은 투자보다는 생존에 집중해야 한다는 의견이다.

Q. 구본기 생활경제연구소에 대해 소개해주시죠.

== '생활경제연구소'는 말 그대로입니다. 일반 시민들이 생활하면서 겪는 경제문제를 구체적으로 연구합니다. 큰 틀에서는 일반 개인의 재무 등을 검토해줍니다. 예를 들어 정부의 부동산 대책이 나왔다면 일반 시민들은 이를 뉴스로 접하면서도 '나랑 무슨 관계가 있지?'라며 머릿속에서 지워버립니다. 정부의 경제정책과 금융시장 동향은 절대 개인과 떨어질 수 없는 존재입니다. 많은 사람들에게 TV나 강연을 통해 이를 알리고 있습니다. 이와 함께 건물주에 의해 세입자가 내쫓기는 젠트리피케이션 문제를 상담하고 도와주는 서비스를 하고 있습니다.

Q. 6·17 부동산 대책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 문재인 정부 들어 21번째 정책입니다. 정부가 집값을 잡겠다는 의지는 확실하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이번 부동산 대책은 크게 3가지로 나뉘는 것 같습니다. 첫 번째는 규제지역을 넓혔습니다. 김포 등 투기과열지구 몇 곳이 빠졌지만 이는 향후에 나올 부동산 대책에 포함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왜냐하면 지금까지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정책을 살펴보면 규제지역을 조금씩 넓히고 있기 때문입니다. 두 번째는 대출을 줄였습니다. 부동산 시장은 레버리지 즉 대출을 통해 들어올 수 밖에 없는 곳입니다. 그런데 3억 원 이상 아파트의 갭투자를 막았습니다. 부동산 시장 과열을 불러오는 원인을 제거했다고 생각합니다. 세 번째는 '법인'을 잡았다는 것 입니다. 법인은 부동산 시장에서 종부세를 피해가는 수단으로 사용돼 왔습니다. 이번 부동산 대책에서 법인에 대한 종부세 공제를 폐지하는 것을 보고 '할 수 있는 건 다했다'고 평가합니다.

Q. 이번 부동산 대책이 2030세대의 '내 집 마련 꿈'을 뺏었다는 평가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유주택자 2030세대'가 집 사기 힘들어졌다는 것을 확실히 알리고 싶습니다. 문재인 정부가 진행해왔던 부동산 정책들을 살펴보면 무주택자를 규제한 적은 없습니다. 오히려 주택을 보유한 사람들에 대한 규제를 강화해 왔습니다. 이렇게 생각하면 쉬울 것 같습니다. 부동산 시장에서 공급은 두 가지 방식이 있습니다. 신규 공급을 통해 새 아파트를 짓는 방식이고 재고 주택시장에서 공급하는 방식입니다. 지금까지 보수언론과 보수경제학자들은 수도권 등지에서 택지를 조성해 아파트 공급량을 늘리라고 주장합니다. 하지만 우리나라 주택보급률은 140%를 넘어 섰습니다. 수요가 공급을 넘어섰음에도 '내 집' 갖기는 어려운 상황입니다. 따라서 문재인 정부는 2주택자와 3주택자에 대한 규제를 강화해 실거주하는 집 외의 부동산 매물을 시장에 내놓게 하고 있습니다. 그렇기에 2030세대의 내 집 마련의 꿈을 빼앗았다는 평가는 말이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Q. 6·17 부동산 대책이 발표됐지만 강남 3구의 아파트 가격은 올랐는데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 물리적인 문제라고 봅니다. 왜냐하면 강남 3구의 인프라는 10년~20년이 지나도 그대로 입니다. 그렇기에 계속 강남 3구에 사람이 몰릴 수 밖에 없습니다. 더욱이 대한민국 국민 대다수가 서울에 살고 싶어하고 이중 강남에 살기를 원합니다. 그러면 수요를 충족시켜줘야 하는데 대한민국 인구의 두 배 정도가 살 수 있는 주택을 공급하지 않는 이상 불가능하다고 봅니다. 어쩌면 '그들만의 리그'를 인정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Q. 기준금리가 0.5%인데 2030세대가 자산을 증식할 수 있는 방법이 있나요.

== 2030세대는 4050세대에 비해 부동산 시장에 투자할 여력이 없습니다. 그래서 2030세대가 주식시장에 몰려 있습니다. 지난해 가상화폐 열풍은 2030세대가 주도했습니다. 이미 가상화폐에 대한 투자 경험이 있기에 2030세대 주식시장으로 넘어오는 것도 어렵지 않았다고 봅니다. '동학개미운동'도 가상화폐 열풍이 주식시장으로 옮겨졌다고 보시면 됩니다. 그러나 2030세대들에게 '행운과 실력을 헷갈리지 마라'라고 이야기하고 싶습니다. 주식가격은 어떠한 기법으로도 분석할 수 있는 영역이 아닙니다. 최근 유튜브에 주식투자를 다룬 영상이 많지만 주식을 통해 돈을 벌 수 있는 방법을 안다면 다른 사람에게 왜 알려주겠습니까. 더욱이 비법이 알려지는 순간 이 방법은 쓸모가 없어집니다. 주식은 인내심이 있는 사람 즉, 돈을 기다릴 수 있는 사람이 수익을 올릴 수 있다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따라서 2030세대는 주택청약통장에 꼭 가입해야 합니다. 이자율도 좋고 무엇보다 주택시장에 2030이 들어갈 수 있는 티켓입니다. 또한 저금리이지만 예·적금으로 자산을 증식해야 합니다. 최근 재무설계사라고 사칭해 2030에게 보험 가입을 유도하지만 보험은 1만 원 이하의 실손의료보험 하나면 충분합니다.

Q. 반대로 4050세대가 자산을 증식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인가요.

== 대출을 우선 갚아야 합니다. 4050세대는 대부분 주택을 구매했기에 대부분 대출을 가지고 있습니다. 가끔 금융상품에 가입해 대출금리 이상의 수익을 올릴 수 있다고 자신하는 분들을 보는데 대부분은 실패로 끝납니다. 이는 금융전문가, 투자전문가들의 달콤한 말에 넘어갔기 때문입니다. 이들의 주장은 이미 2006~2008년에 했던 이야기를 다시 한 겁니다. 당시 펀드 예상수익률은 최소 15%였습니다. 하지만 결과는 2008년 리먼브라더스가 터지며 모든 게 휴지조각이 됐다는 점을 명심해야 합니다. 대출이 있는 4050세대라면 일정 부분의 비상금을 만들어 놓고 수입이 생기는 대로 대출을 갚는 게 맞습니다.

Q. 포스트코로나 이후 가계의 투자와 부동산 소유 방식에 어떠한 변화가 올까요.

== 앞날을 예측하는 것은 어렵기 때문에 포스트코로나 이후 가계의 자산운용 방식, 부동산 소유 방식에 대한 변화를 말씀드리기는 어렵습니다. 우선 주식투자는 당분간 유행을 할 것이고 문재인 정부의 임기도 끝으로 향하고 있기 때문에 부동산 불패는 변하지 않을 것이라 봅니다. 한 가지 확실한 점은 포스트 코로나 이후 가계에서 '투자'라는 말은 사라질 수 있다고 봅니다. 5월 고용보험지표를 살펴보면 구직급여가 사상 최초로 1조 원 넘게 지급 됐습니다. 특히 올해 1월부터 5월까지 40만명이 직장과 회사에서 해고됐습니다. 매월 10만명씩 즉 '해고비'가 내린겁니다. 더욱이 코로나19로 해고된 사람 중에 82%가 고용보험에 가입이 안됐습니다. 그렇기에 전국민 긴급재난지원비가 지급된 거고 전 국민을 대상으로 한 고용보험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이 모든 것들을 종합할 때 포스트 코로나19 이후의 가계는 '투자' '자산증식' 등의 말은 사치가 될 가능성이 큽니다. 정확히 말하면 '생존'의 시대가 될 거라 생각합니다.

Q. 향후 계획이 무엇인가요?

== 코로나19가 확산되면서 이제는 코로나19가 터지기 전으로 돌아갈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생활경제를 연구하는 사람으로써 포스트 코로나 이후 시민들의 생활로 들어가 참여관찰을 하고자 합니다. 정부의 경제정책은 대다수 추상적인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저는 추상적인 정부의 경제정책에 발맞춰 포스트 코로나 이후 '개인은 어떻게 살아야하는가'에 대한 연구를 정립해볼까 합니다.

◆구본기 생활경제연구소 소장은?

유진컨설팅이라는 재무설계 회사를 운영했다. 이후 금융시스템의 모순을 발견하고 회사를 그만뒀고 이후 한겨레신문·경향신문에 칼럼을 기고하고 보통 사람들을 위한 경제·재테크 정보가 필요하다 생각해 '구본기생활경제연구소'를 설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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