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화성 어린이 잠옷? 불안 불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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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화성 어린이 잠옷? 불안 불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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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원 조사 결과 '화재취약' … 업체-소비자 '불만'

[컨슈머타임스 김재훈 기자] "방염처리가 된, 품질이 좋은 어린이용 잠옷을 만들 수 있는 기술이 국내에 있겠느냐?" (섬유업계 관계자)

 

어린이용 잠옷에 대한 안전성 논란이 일고 있다.

 

해당 제품군이 '방염성'에 취약하다는 한국소비자원의 '경고' 27일 전해진 가운데 섬유 및 의류업계와 소비자들 사이에서 불만의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기술력의 한계로 인해 당장 대체제로 쓸 수 있는 제품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불안감을 부추기고 있다는 '공통분모'를 형성하고 있다.

 

정부의 구체적인 로드맵이 도출되기 이전이라는 점에서 당분간 아동용 의류시장에 파열음이 예상된다.  

 

"선진국에 비해 후가공 방염처리 기술 떨어지는 것 사실"

 

소비자원은 이날 시중에 판매되고 있는 아동용 잠옷이 화재에 취약하다는 내용을 골자로 한 조사결과를 공개했다.

 

이에 따르면 시험 대상 잠옷 11종에 화기를 가까이 한 경우 면이 들어간 10종은 전부 타버렸고 폴리에스테르 100% 잠옷 1종은 면보다는 덜 탔다. 하지만 이마저도 미국 소비자제품안전위원회(CPSC) 기준에 못 미치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에는 아직 아동용 잠옷의 방염성을 규정하는 기준이 없다는 것이 소비자원 측의 설명이다.

 

방염제품은 섬유제품이 화기에 접촉했을 때도 불꽃이 쉽게 붙지 않도록 난연성소재로 제조한 제품을 의미한다.  

 

소비자원은 조사 대상 11개 제품 중 8개는 아예 화재 관련 주의문구조차 표시돼 있지 않았다며 기술표준원에 아동용 잠옷의 방염성 안전기준 마련과 안전표시 강화 등을 건의할 방침이다.

 

화기 근처에서 불이 잘 붙을 수 있는 헐렁한 잠옷을 피하고 전등, 촛불 등 화기를 주의하라는 소비자 당부도 소비자원은 덧붙였다.

 

섬유업계에서는 즉각 '넌센스'라는 식의 반응이 나왔다.

 

한 관계자는 "모든 유아용 의류에 방염처리를 하는 시도까지는 좋다"면서도 "지금 상황에서 기존제품의 감촉이나 성능을 유지한 상태의 (방염) 제품을 만들 수 있는 회사가 있을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그는 "(우리나라의) 불에 타지 않는 실을 만드는 기술은 선진국 수준"이라면서도 "선진국에 비해 (국내) 후가공 방염처리 기술이 떨어지는 것은 사실"이라고 밝혔다.

 

그는 "현 시점에서 업체들 입장에서는 (아동복의) 방염처리가 규제 아닌 규제가 될 수 있다""정부는 업체들이 자율적으로 그런 제품을 만들 수 있도록 투자와 기술개발 지원을 해야 한다. 무조건 적으로 밀어 붙여서는 안 된다"고 덧붙였다.

 

"지각능력이 좋은 어른들, 화재에 쉽게 대처"

 

아동복 업계 관계자는 "지금 이 시간에도 (아동복) 공장은 돌아가고 있다""대책 없는 공포만 (소비자원이) 조성된 것 같아 매출에 악영향을 미칠 것 같다"고 우려했다.

 

이에 대해 소비자원 관계자는 "해외 제품을 분석한 결과 방염처리가 된 아동용 잠옷의 경우에도 착용감이나 질이 매우 우수했다""모포나 침낭 등의 섬유에 적용되는 방염기준은 있으나 아동용 잠옷을 비롯 의류 전체에 적용되는 방염기준은 없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아동용 잠옷에 한정 지어 조사한 이유에 대해 이 관계자는 "화재가 발생되면 어린이에 비해 지각능력이 좋은 어른들은 상대적으로 쉽게 대처하지 않느냐""순식간에 불이 번지면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어 아동용 잠옷에 포커스를 맞췄다"고 강조했다.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걱정과 기대의 목소리가 동시에 나왔다.

 

주부 박모씨는 "근래 들어 강추위가 계속돼 아이들이 각종 난방기구에 노출되는 경우가 많다""집에서 잠옷을 입히지 말라는 말인지 걱정이 앞선다"고 우려했다.

 

대학생 이모씨는 "지금까지 아동복의 안전이 사각지대에 놓였던 것 같다""늦은 감이 없지는 않지만 선진국 수준으로 안전장치나 정책을 강화해야 할 것 같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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