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교통 비뇨기과 광고 낯 뜨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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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교통 비뇨기과 광고 낯 뜨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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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링' '구슬' 등 시술 버젓이… 여성부 "유해물 지정 검토"



[컨슈머타임스 김재훈 기자] 주부 박모씨는 최근 초등학생 자녀 A군과 함께 시내버스를 탑승했다 민망한 상황에 직면했다. 버스 좌석 등받이 쪽에 부착돼 있던 비뇨기과 광고물이 문제였다.

 

조루, 정관, 포경수술과 같은 의료용어 외에 '' '구슬' '특수링삽입'과 같은 정체불명의 단어에 A군이 강한 호기심을 보였던 것.

 

"엄마. 링은 뭐고 구슬은 뭐야? 장난감 아냐?"

 

A군은 "엄마. 링은 뭐고 구슬은 뭐야? 장난감 아냐?"라고 캐물었으나 박씨는 적절한 답을 내놓기가 쉽지 않았다. 정상적인 치료목적의 의료행위가 아닌 개인의 성적만족감을 위한 비정상적 의료행위라는 판단이 박씨의 생각근저에 깔려 있었던 탓이다.  

 

A군의 거듭된 질문에 박씨는 재빨리 화제를 바꿔 위기(?)를 모면할 수 있었다.

 

박씨는 "대중교통에 머지 않아 '19' 이라는 딱지가 붙을 것 같다. 낮 뜨거웠다""남녀노소를 불문하고 이용하는 것이 대중교통인데 자극적인 광고문구에 대한 단속은 전혀 없는 것 같다"고 불쾌감을 표했다.

 

박씨의 '낮 뜨거운' 사례가 재발할 개연성은 전국 대중교통곳곳에 잠복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각 지역별 시내시외버스는 물론 지하철까지 자극적인 용어가 삽입된 불특정 다수의 비뇨기과 광고가 무분별하게 진행되고 있었다.

 

옥외옥내를 가리지 않아 아동 및 청소년들의 정신건강이 '위험사각지대'에 놓였다는 지적이 나온다.   

 

바다건너 이탈리아 학부모들 사이에서도 비슷한 불만이 제기되고 있어 주목된다.

 

영국 일간지 메트로의 23(한국시간) 보도에 따르면 이탈리아 특정 지역에서 운행중인 스쿨버스에 성인용품가게의 광고판이 버젓이 붙어 학무모들의 거센 반발을 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병원과 성인용품가게를 병렬할 수는 없으나 미성년자들의 정신건강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은 상당부분 '교집합'을 형성한다. 대책마련이 시급하다는 의미다.

 

청소년보호위원회를 산하에 두고 있는 여성가족부(여성부)는 즉각 대책마련에 착수했다.

 

여성부 관계자는 "모니터링을 강화해 청소년들의 정신건강에 유해할 수 있는 광고의 유형을 확인해 보겠다""이후 비뇨기과들의 온오프라인 광고들을 청소년 유해 매체물로 지정할 지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그는 "(비뇨기과) 광고를 사전 심의할 수 있는 기관이나 제도가 전무한 실정"이라며 "의료기관 광고물의 규제방침을 보건복지부가 적극적으로 마련하는 것이 (비뇨기과의 무분별한 광고를 막을 수 있는) 방법이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의료업계 광고로 인한 폐단을 막기 위해 국회에서 의료법 개정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덧붙였다.

 

'성적 호기심 유발' 의료광고 제재법안 계류 중

 

이명수 자유선진당 의원은 지난 4월 청소년에게 성적 호기심을 유발할 수 있는 의료광고를 제재하는 내용의 의료법 개정법안을 대표발의한 바 있다. 앞서 언급한 박씨의 사례도 여기에 포함된다. 11월 현재까지 국회에 계류 중인 상태로 통과 시 의료업계에 상당한 반발을 불러일으킬 것으로 예상된다.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의료법시행령에는 의료광고에 대한 가이드라인이 제시돼 있다""(의료기관의) 허위광고나 국민의 건강을 해칠 수 있는 잘못된 정보 제공 등 의료법 위배 여부만을 가려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의료법 개정안 통과만이 일부 비뇨기과의 '낮뜨거운' 대중교통 광고를 퇴출시킬 수 있다는 결론이 도출된다.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우려의 목소리가 적지 않다.

 

주부 임모씨는 "대중교통을 이용하다 보면 자극적인 문구나 사진 등을 곁들인 병원들의 광고를 많이 보게 된다""아이들이 보는 경우 정서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 같아 불안하다"고 말했다.

 

대학생 이모씨는 "개정된 의료법이 하루 빨리 국회를 통과했으면 좋겠다""선정적인 비뇨기과 광고물들이 몽땅 사라지길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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